래퍼? 강춘혁 알고보니…홍익대 미대 장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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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춘혁이 그린 그림 ⓒ 강춘혁
개인의 가치를 존중하는
대한민국에 태어난 우리.선배들이 지켜낸 자유로 번영을 이뤘다.자유는 결코 공짜가 아니었다.전쟁을 치르며 죽음으로 지켜낸 개인의 가치.과연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자란 우리가 자유가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에게 자유가 있다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 중 하나인 자유가 철저히 통제되는 곳이 있다.
바로 동토의 땅, 북한이다.대한민국은 통일을 이루지 못했다.'윗 동네'에 아직도 공산주의 혁명을 위해인권을 묵살하는 집단이 존재하기에….우리는 이들을 북한이라고 부른다.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등 3대가 세습하고 있는 집단.모두가 똑같이 일하고 똑같이 나누자고 약속했던 이들은일부 살찌는 자와 대다수의 굶어 죽는 자들로 극심한 양극화를 맞이했다.배가 고파서 죽지 않으려북한을 탈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눈과 귀를 막을 순 있어도, 배고픔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북한에서 대한민국으로억압에서 자유로새롭게 인생을 시작한 사람들은북한에서 죽어가는 친구들을 살려달라고 호소한다."Save My Friend"자유를 공기처럼 마시고 살아온 대한민국 우리들은탈북자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공감하지 못한다.직접 경험하지 못한 것을 공감하려면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자신의 경험 중 북한 주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비슷한 경험을 찾아내 견주어야하기 때문이다.오늘 우리 주변에 배가 고파 쥐를 잡아먹고쥐도 없어서 굶어 죽는 사람이 있는가.우리는 죽었다 깨어나도 공감할 수 없는 일들이북한에서는 오늘도 벌어지고 있다.- ▲ 강춘혁이 그린 그림ⓒ강춘혁
북한에서 태어나 12살에 부모와 함께 탈출한 강춘혁.그는 이미 자유의 공기를 마셨다.그림이 취미였던 강춘혁은 늘 그림을 그렸다.
그는 그림을 통해 소통했다.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강춘혁.그는 북한 인권 탄압의 실상을 그리는 작가다.북한 인권 탄압을 고발하는 책에 삽화도 많이 그렸다.
독일, 영국, 체코 등 유럽에서는 몇 번의 전시회도 열었을 정도다.그림쟁이 강춘혁이 최근 래퍼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홍대 미대 출신 래퍼로 유명한 다이나믹 듀오의 멤버 개코처럼 실력자는 아니지만강렬한 가사는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았다.지난 3일 'Mnet'의 래퍼 공개오디션 '쇼미더머니(Show Me The Money)3'에
'탈북 래퍼' 강춘혁(a.k.a. 강혁)이 등장했다.강춘혁은 북한을 비판하는 랩을 시청자들의 귀에 때려 박았다.강렬한 가사에 현장 스탭은 물론,
다른 참가자와 심사위원들까지그가 뱉어내는 가사에 빠져들었다.동무들 집중 좀 합시다!내 이름은 강 혁함경북도 온성군에서 왔지!거기가 어딘지 아니?거기선 지금도 아이들이 굶어죽어애들 먹여 살릴 돈이 필요해Please show me the money거기는 리설주가 조국의 어머니But. She is not my 어머니내 어머니가 아우지에서 얻은 건 결핵땅굴판 돈 착취해서 만든것은 핵!쉣! 배때지의 살이나 빼비자금은 그만 만들어라 씩스팩!대한민국 언론의 자유이 정도 농담에 날 숙청이라도 시킬거니?난 두렵지않아 공개처형!그래서 나왔다 공개오디션!그 더러운 돈 나한테 다 가져와 씨베Show me the money!!- 강춘혁이 지난 3일 방송에서 선보인 랩- ▲ 강춘혁과 양동근ⓒMnet
강춘혁의 랩은 화제가 됐다.방송을 본 사람들은 '강춘혁'을 검색했다.1998년, 북한 온성 탈출.2001년 대한민국 입성.강춘혁이 내뱉는 랩에 쇼미더머니3 심사위원래퍼 양동근(a.k.a. YDG)은 흡족한 표정으로합격자에게만 걸어주는 목걸이를 건넸다.- ▲ 강춘혁ⓒ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사람들 앞에서 랩?? 쇼미더머니3에서 처음"8일 경기도 의정부의 한 아파트에서화제의 인물 강춘혁을 만났다.방송에서 북한에서 자행되는 인권 탄압을랩으로 알리고 싶다고 말한 그는사실 전문적으로 랩을 해본 적 없다고 고백했다.랩은 노래방에서 불러본 게 전부라는 강춘혁.그러나 심사위원 양동근은 그에게 무언가 특별한 것을 발견한 듯 했다.깜짝 놀란 표정의 양동근은 이내 뭔가 흡족한 듯 웃었다.양동근은 이날 방송에서 강춘혁을 극찬했다."사실 전 힙합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지
랩을 전문적으로 연습한 적 없는 사람이다.우연한 기회에 쇼미더머니3에 참가하게 됐는데
평소에 노래방에서 부르던 랩 실력 그대로 했다.북한을 탈출해 북한 주민들의 인권 탄압을 알리겠다고
생각했던 저에게 남은 무기는 오로지 가사 뿐 이었다.양동근 심사위원도 가사가 강렬해서 날 뽑아준 것 같다.
랩의 기술이나 음악적 소양이 사실은 너무 부족한 사람이다"- 강춘혁강춘혁은 스스로를 인색하게 평가했다.
하지만 랩에 대한 욕심이 보였다.랩 가사와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눈이 반짝였다.
강춘혁은 오디션의 결과와 상관없이
8월부터 전문적으로 랩을 배우겠다고 말했다. -
- ▲ 왼쪽부터 강춘혁, 윤희성 기자ⓒ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북한에서 2년간 유치원, 4년간 인민학교를 다녔고6년제인 고등중학교에서 1년을 공부한 강춘혁.7년간 북한의 교육을 받은 그는대한민국이 북한보다 못 사는 나라라고 배웠다."북한을 탈출해 3년 넘게 중국에서 살았다.중국 공안에게 잡힐까봐 몰래 숨어 살았지만북한보다는 좋았다. 일단 배가 고프지 않았다.그러다가 중국 공안에게 가족이 모두 잡혀서
강제북송이 될 위기에 쳐했다.중국 공안에게 주변 분들이 돈을 줘
우리 가족이 간신히 풀려났다.아버지는 대한민국으로 가야겠다고 각오하셨고
2001년 중국을 떠나 한국에 들어왔다.대한민국은 내가 상상했던 나라와는 완전히 달랐다.북한보다 더 배고픈 나라라고 배웠고 그렇게 생각했었다"- 강춘혁강춘혁은 북한에서 공부한 자신이
대한민국을 몰랐던 것처럼대한민국에서 공부한 사람들도 북한을 잘 모르는 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그림을 그리고 랩을 하는 이유는
사람들에게 북한의 실상을 제대로 알려주기 위해서다.전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랩을 좋아한다.
내가 하고 싶은 방식으로 무언가를 알려줄 수 있어서 즐겁다.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은 외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북한 인권 탄압에 관해 관심이 많았다.서서히 대한민국도 북한 인권 탄압에 대해서 알아가고 있는 단계다.
"그림을 통해서
북한의 인권 탄압 실상을 고발하는
북한 출신 화가들이 있다.이들은 현재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다.
나는 국내에서 선배들의 뒤를 따라
북한 인권 탄압 실상을 고발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강춘혁
윤희성 기자 ndy@new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