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군(軍)이다!”
    간(肝) 큰 국민들의 국군 기르기

    이 덕 기 / 자유기고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訪韓) 일정을 마치고 돌아갔다.
    여러 얘기와 화제를 남기고 떠난 뒤, 모 일간지의 사설(社說) 중 “...동북아에서 세력 확대를 추구하는 중국과, 일본을 통해 이를 제어하려는 미국 사이에서 한국이 전략적 딜레마에 빠져선 안 될 일이다. 정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국익이 손상되지 않도록 현안에 따라 한미일과 한중 공조를 놓고 ‘등거리 외교’로 균형을 잡을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눈에 띄었다.

    이와 함께 예전에 어떤 현자(賢者)가 강조한 “개인의 기회주의는 부도덕하다. 그러나 한 국가의 기회주의는 때로 국운(國運) 개척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는 말이 문득 떠올랐다.
     국가의 이익을 위한 기회주의적 처신(處身)은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데 반대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결코 기회주의가 범접(犯接)해서는 안 될 곳이 있다.
    국가의 정체성(正體性)이다. 반공(反共)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헌법적 가치로 하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결코 훼절(毁折)되어서는 안 된다. 언제부터인지 ‘1948년 8월 15일 건국된 대한민국’의 역정(歷程)을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역사”라면서 대한민국을 조국(祖國)으로 여기지 않는 세력의 대한민국 정체성을 무너뜨리려는 여러 시도가 있었고, 그 정체성이 무너지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 군(軍)은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무력으로 수호하는 집단이다. 즉 체제를 지탱하는 최후의 보루(堡壘)이다. 여기에 결코 정체성을 왜곡·훼손시키거나 기회주의를 부르는 불순한 세력이 발을 붙여서는 안 되고, 현재 그렇다고 믿고 싶다. 그런데... “정확한 통계를 갖고 있지 않지만, (친북·종북 성향의 간부가) 극소수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있다... 앞으로 장관 직무를 수행하게 되면 장병의 정신전력 강화를 위해서 최대한 노력할 것임을 분명히 약속드린다.” 지난 6월 29일 신임 국방장관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에서 밝힌 내용이다. 

      ‘대한민국을 조국(祖國)으로 여기지 않는 세력’은 세월호 참사-지방선거-국무총리 후보자의 연이은 낙마 등등으로 이어지는 작금의 정세와 세태를 보면서 아마도 이렇게 흐뭇해하고 있지 않을까? 아니 이미 오래 전부터 확신내지는 작심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 세상이 눈앞에 있다. 문화예술·노동 분야는 이미 먹었고, 정치는 물론 언론도 거의 끝났다. 지방선거로 교육권력도 확실히 장악했다. 이제 문제는 딱 하나, 군대다. GOP 총기 난사를 비롯해서 여러 대형 사건도 발생하고, 군발이들 무식(?)한 줄 알았는데 잘 안 넘어가네...”

      국방장관 후보자(이제는 장관)가 밝혔고, 과거 여러 사례로 알 수 있듯이 이미 이 세력의 조직원들이 비록 소수이지만 군에 똬리를 틀고 있는 듯하다. 일부 간부와 병사들이 동료들을 대상으로 북녘 ‘최고 돈엄(豚嚴)’의 사상을 전파하다 적발된 바도 있었다. 지금 어느 한적한 내무반이나 병영의 후미진 곳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 수 있다.

    ‘총(銃)을 든 주사파(主思派)’... 끔찍한 일이다. 또한 군에는 여러 무기와 장비가 있다.
    이것들을 정비할 때, 열 번 조여야 할 볼트를 일곱 번만 조인다고 가정해 보라.
    대형 사고가 가능하다, 우리 사회와 군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이름하여 태업성(怠業性) 사고다.

      국방장관이 “장병의 정신전력 강화를 위해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했다.
    꼭 그리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여의도 구개의사당(口開議死堂)의 새(鳥)떼 구개이언(口開異言)님들 중에 ‘1948년 8월 15일 건국된 대한민국을 조국으로 여기지 않는’ 분들이 그냥 놔둘까? ‘정치적 중립(中立)’을 앞세워 군(軍)이 자유민주주의도 세습독재도 아닌 중간지점에 머물라고 닦달할 것이다. 즉 자유민주주의를 포기하라고 ‘이념적 중립’을 강요할 것이다. ‘군의 순수성(純粹性)’을 주장하며 우리 군이 이념도 적개심(敵愾心)도 없는 백치(白痴)가 되라고 강력하게 권유할 것이다. 이미 예전부터 그래 왔다.

      군의 ‘정치적 중립’은 자유민주주의를 포기하라는 중립이 아니다.
     ‘군의 순수성’은 자유민주주의 이외의 불순한 사상에 오염되지 말라는 순수성이다.
    이를 외면하고 왜곡하면 군은 무력화(無力化)된다. 지켜야할 가치와 적(敵)이 없거나 그걸 모르는 군대는 결정적인 순간에 힘을 쓸 수가 없다. 그리고 이런 상태인 군의 간부와 병사들에게  “우리 세상이 오면 진급시켜주고, 대우도 잘 해준다. 전쟁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 편으로 오라.”고 넌지시 뒤통수를 친다. ‘적색혁명군대(赤色革命軍隊)’로 바뀌는 것이다. 

      ‘총 든 주사파’의 병영 내 은밀한 교양과 태업, 그리고 군의 중립화·무력화에 이은 ‘반란군대화’... 이것이 백도혈통(百盜血統)의 천출맹장(賤出盲腸)이 남조선 전복을 위해 내린 ‘신(神)의 한 수’, 즉 ‘국군와해전취전술(國軍瓦解戰取戰術)’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임 병장의 총기 난사’에서 보듯이 우리 군의 병영에는 아직도 취약한 데가 너무 많고, 군 간부들-특히 고위 계급 중에는 진급이라면 ‘악마(惡魔)에게 영혼(靈魂)을 팔 수 있는’ 기회주의자가 널려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하나 뿐인 내 아이에 무슨 일 생길라... 커지는 ‘외자녀 불안증후군’ // 널 못 떼어 놓겠어 // 세월호 GOP 등 잇단 사고에... 40대 중반이후 여성들 불안 심해...” 지난 6월 어느 날 모 유력 일간지에 실린 기사 제목이다. 이 기사를 봤다면 북녘의 철부지 ‘최고 돈엄(豚嚴)’은 음흉한 미소(微笑)를 지었을 것이다. “내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전쟁이 난다, 그것도 핵(核) 전쟁이... 네 자식새끼 죽이지 않으려면 내 앞에 무릎을 꿇어라!” 이런 일이 벌어지면 여기저기서 아우성을 할 것이다. 특히 ‘앵그리 맘’들은 난리를 칠 것이다. “군(軍)은 빨리 무릎을 꿇고, 정부는 평화협정을 서둘러라!” 유감스럽게도 연방제-한반도 적화(赤化)의 길로 들어선다. 너무 잘 처먹어서 뒈진 ‘식견(食見)있는 지도자’의 ‘대남(對南) 선군(先軍)혁명 노선’이 관철되는 것이다. 

      전쟁을 결심하지 못하면 필히 전쟁을 맞게 되고, 그 순간 적(敵)의 노예가 된다. 과연 우리 정부와 군은 전쟁을 결심할 수 있을까? 전쟁을 결심하려면 국민들의 의지가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우리는 유사시에 대비하여 군대를 키운다. 그런데 목숨을 바쳐 지켜야 할 가치를 잃은, 적(敵)이 누구인지 모르고 적개심도 없는 군대는 있어 봤자 ‘국민 세금(稅金)이나 축내는 식충(食蟲)’에 지나지 않는다. 과연 ‘최후의 보루’가 될 것인지 ‘최대의 식충’으로 남을 것인지는 우리 국민들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우리 군을 결코 ‘1948년 8월 15일 건국된 대한민국을 조국(祖國)으로 여기지 않는’ 세력의 농간(弄奸)에 그대로 방치시켜 둬서는 안 된다. 국민들이 평소에 군을 보호하지 않거나 강하게 키우지 않으면, 유사시 군의 보호를 받을 수가 없다. 하지만 우리는 무상급식을 위시한 무한(無限) 복지를 위해 국방비 삭감(削減)을 운위하고, 2년도 채 안 되는 내 자식의 군 복무기간은 더욱 줄어들어야 한다면서도 주한미군 사령관에게 전시작전통제권(戰時作戰統制權)을 맡긴 채 편안히 잠자리에 든다. 
      참으로 대범(大汎)하고 간(肝)이 큰 국민들이다.          
                                                                                            <더 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