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24일 사설 <농협의 증권사(社) 인수 때 단체로 재미 본 '노무현 사람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검찰이 노무현 전(前) 대통령의 고교 동창 정화삼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농협이 2006년 1월 세종증권을 인수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주고 세종측에서 거액의 대가를 받은 혐의라고 한다. 농협은 2006년 1월 31일 세종증권 주식 47%를 주당 9460원씩 1039억원에 사들여 이름을 NH투자증권으로 바꿨다. 이 과정에서 세종측이 정대근 당시 농협 회장 등에게 "주식 가격을 높게 쳐달라"며 50억원을 줬고, 정씨에게도 수십억 원이 건너갔다는 것이다.

    정씨는 지난 9월 자기 골프장 잔디밭에서 노 전 대통령 사람들을 불러놓고 노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한 이병완씨와 사돈을 맺은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작년 12월 국내선 비행기 안에서 술에 취해 승무원들에게 막말을 하면서 소동을 피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의 '후견인(後見人) 3총사'로 불리던 사람이다. 노 전 대통령이 자기 수기에 "어머니가 자식처럼 아끼던 친구"라고 쓸 정도였다.

    흥미있는 것은 검찰이 박연차씨에 대해서도 농협의 인수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 세종증권 주식을 사들여 거액의 이득을 봤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라는 점이다. 박씨는 언론에 "세종증권 주식을 100억원어치 샀고 그걸로 100억원 정도를 벌었다"고 시인했다. 세종증권 주가는 2005년 1월 1700원대에서 9월 5000원대로 오르더니 농협이 인수하기 전후엔 세 차례 상한가를 치면서 장중(場中) 2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신발회사를 하는 박연차씨가 무슨 바람이 불었기에 증권회사 주식을 100억원어치나 샀다는 말인가. 그것도 차명(借名)으로 샀다. 켕기는 게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정화삼씨건, 다른 누구를 통해서건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 정보를 미리 들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박씨는 2002년 대선을 전후해 노 전 대통령의 왼팔이라는 안희정씨에게 7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해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사람이다. 노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집터는 박씨의 부하 직원 소유로 돼 있다.

    세종증권에서 50억원이나 받았다는 정대근 전 농협 회장은 지금 교도소에 있다. 농협 부지를 재벌에 팔면서 3억원의 뇌물을 받은 게 들통 났다. 2002년 노 전 대통령 아들 결혼식 때 단상에 두 개의 화환이 올라갔는데 그중 하나가 정 전 회장 것이었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과의 관계가 그 정도였다는 말이다.

    이번 사건은 노 전 대통령 측근 그룹이 농협 돈을 움직여 세종증권을 인수케 하면서 단체로 재미를 본 것이다. 검찰이 더 파고들면 또 누구 이름이 나올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