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사덕 한나라당 의원이 이재오 한나라당 전 의원을 "장점이 많은 사람"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7개월 전만 하더라도 홍 의원의 이 전 의원 평가는 좋지 못했다. 한나라당 공천에 항의해 친박연대를 구성해 공동대표를 맡았던 홍 의원은 지난 4월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공천을 주도한 이 전 의원을 "전 국민의 밉상이 돼 있다"고 평가한 것과 완전히 다른 입장으로 '화해모드'를 취했다.

    홍 의원은 4일 BBS라디오 '김재원의 아침저널'에 나와 "이 전 의원 귀국 문제는 본인이 결정할 일이고, 이사람 저사람이 나서서 말할 거리는 못된다"면서 "내가 보기에 이 전 의원은 많은 장점을 갖고있다"고 추켜세웠다. 홍 의원은 "그런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적재적소에 쓰는 것은  인재를 아낀다는 의미에서도 좋은 일"이라면서도 "다만 국민이 비토했던 몇가지 결점을 본인이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사회자가 '다른 분들은 이 전 의원의 조기 귀국을 주장하면서 현재 정국 해결이나 이명박 대통령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하는데 별다른 의견이 없느냐"고 묻자, 홍 의원은 "장점을 좋은 쪽으로 잘 살리고, 이 대통령이 적재적소에 쓰면 그런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재차 이 전 의원을 "장점이 많은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사회자가 '이 대통령에게 도움이 된다고 보느냐'고 질문을 이어가자 홍 의원은 "여하튼 적재적소에 쓰는 게 중요하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사회자가 이 전 의원의 정계 복귀에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낸 친박계 허태열 최고위원의 발언을 거론하니 홍 의원은 "이 대통령이 판단할 일"이라며 또 한번 "(이 전 의원이)장점은 많은 분이다"고 답변했다.

    이 날 인터뷰는 단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의 기획통이었던 김재원 전 의원이 사회자로, 친박계 대표격인 홍 의원이 취재원으로 만났기 때문이다. 인터뷰 내내 김 전 의원은 홍 의원의 대답에 "네, 네. 그렇죠" 등의 맞장구를 쳤고, 홍 의원도 인터뷰 드문드문 이례적으로 웃음소리를 내며 화답했다. 인터뷰 서두에서도 홍 의원은 웃음소리를 내며 김 전 의원에 "별 일은 없었습니까"라고 친근감을 표했고, 김 전 의원 역시 "이렇게 만나뵈니 만감이 교차합니다"며 동지애를 과시(?)했다. 이에 홍 의원은 "정말 그러네요"라며 호응했다.

    홍 의원이 인사문제를 거론하며 "누가 대통령이건 간에 자기가 믿을 수 있고 가까운 사람을 쓰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역할을 정말로 맡기느냐 안맡기느냐가 중요하지 친하고 가까운 사람 쓰는 것 갖고 시비를 거는 것은 어쩌면 잘못된 일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이 "결국 친하고 가까운 사람 쓰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안되지만 역할조차 맡기지 않기 때문에 더 문제라는 그런 의미로 들린다"고 해석하자, 두 사람은 함께 웃었다. 홍 의원이 거듭 웃으며 "김 전 의원, 대변인 할 때 습관이 아직도 남아 있네요"라고 사적인 대화까지 하며 인터뷰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