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이 16일 자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에 김영삼 전 대통령(YS) 차남 현철(49)씨를 내정했지만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다. 그간 말이 많았던 '김현철 부소장설'은 김 전 대통령 부친 고 홍조 옹의 타계로 인해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8월에도 한 차례 이 문제가 거론됐으나 여론 반감 때문에 현철씨의 여의도연구소 행은 무산된 바 있다.

    한나라당은 김 전 대통령의 대선 기여도와 한나라당과 김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참작해 현철씨를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으로 내정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당밖의 비판 여론을 의식해 현철씨에게 부소장을 맡기되, 무당적으로 비상임 부소장에 임명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접한 네티즌은 한나라당과 김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추궁하며 당 지도부가 김 전 대통령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현철씨를 기용했다며 '보은인사'라는 점을 꼬집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taek2885'은 "한나라당은 YS에게 신세진 것 없다. YS가 지지한다고 한나라당을 지지한 게 아니다"며 "김현철을 부소장에 임명하는 순간 한나라당은 망하는 길로 들어갈 것이다. 국민여론을 가볍게 보지 말기 바란다. 박희태 대표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dj7460'은 "YS 와의 관계라고 하는데 무슨 눈치를 봐야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한마디로 한심한 짓을 하는 한나라당, 정신 좀 차려라. 제발!"이라고 질타했다.

    이와 더불어 한나라당에 대한 여론도 썩 좋지 못한 상황이다. 아이디 'dsp1027'은 "한나라당 점입가경이다. 꼴불견"이라고 혀를 찼고, 'roper'는 "한나라당은 국민이 자기들 좋아서 찍어준 줄 착각하고 과거 비리 인사까지 막 쓰는구만. 저것들이 영구 집권할 망상 속에서 살아가는 게 분명해. 벌써부터 맛이 가는구나"고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김현철 여연 부소장' 임명을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다. 비리 혐의로 국민적 지탄을 받았으나 10년간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면 충분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었다. 아이디 'ilewhan'은 "김현철씨 임명에 적극 찬성한다. 과거를 들추면 먼지 않나는 사람이 있느냐"면서 "비근한 예로 DJ 아들들과 비교해봐라. 할 말 있나. 또 앞으로가 중요하지 과거를 자꾸 들춰서 되겠나. 그 자리에 적합하다면 빨리 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esyoungg'은 "죄값을 치렀고 반성했다면 새로운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정치적 시각으로만 그를 향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매우 인간적이지 못한 일"이라고 옹호했다.

    'bgkim11'은 "어쨌거나 한나라당은 다시 한번 스스로 악수(惡手)를 뒀다"고 개탄했다. 'vastkyh'은 "한국의 정치는 참으로 한심하다. 아버지가 대통령을 했다고 자식에게까지 영향력을 끼치는 것은 이 나라의 정치발전에 큰 해악으로, 국민을 바보로 보는 것이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화합이란 명분보다 정의가 이 땅에 뿌리를 내리는 정직한 국가적 사명을 국민은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