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빠르게 세계화되고 경제가 국제 간에 빠른 속도를 넘나드는 이 시점에 사전 사후를 규제하고 대책을 세울 수 있는 새로운 국제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새 국제기구 창설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매일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제9회 세계지식포럼 개막식 축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이야말로 세계가 함께 겪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공동의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더 나은 질서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불확실성이라는 단어만큼 오늘의 상황에 잘 들어맞는 말도 없을 듯 하다"며 "이번 상황을 보면서 '시대의 역설'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제안과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UN 산하에 기후변화대책 관련 기구, 그리고 또 다른 국제금융관련 국제기구가 필요하다는 의미"라며 "또 우리나라도 이같은 국제기구를 유치했으면 한다는 뜻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제 금융환경이 크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경제질서 재편 논의가 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러한 세계적 움직임 속에 우리나라가 소외되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세계경제를 강타하면서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하고 또 두려움에 몸을 움츠리도록 만들고 있다"고 진단한 뒤 "정보기술혁명과 세계화의 급진전은 놀라운 속도의 변화를 창출하고 있지만 그것이 가져올 위험에 대한 정보는 충분히 제공하지 않고 있으며, 또 이 위험을 미리 예측하고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도 아직 불안정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구촌이 하나의 마을이 될 정도로 긴밀해지고 있지만 그런 만큼 작은 충격에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 과정에서 '제도의 지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통제할 수 없는 행위가 폭증하고 그로 인해 '의도하지 않은 사악한 결과'가 빈번히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위험에 대비하고 위험을 적절히 규제할 제도는 제 때 구축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처럼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시대일수록 '지식의 공유'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역설했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미래비전으로 제시한 이 대통령은 "녹색성장은 화석 에너지를 덜 쓰고 온실가수 배출을 줄이면서 신재생에너지 등 녹색기술을 개발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기후 변화나 에너지 문제와 같은 지구촌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에서 '지식의 통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지구촌이 직면한 수많은 문제를 한 분야 전문가나 한 국가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며 "'지식 통합'을 통해 인류의 새로운 비전과 해법을 제시한다면 지금의 위기는 기회로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지식포럼의 이번 해 주제인 '콜래보노믹스(Collabonomics)'에 대해 "협력의 경제학으로 주제를 정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