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트(light)하고, 펀(fun)하게"

    청와대가 정례화 방침을 정한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 보완책 마련에 나섰다. 13일 첫 방송을 탄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에 대한 여론의 반응을 면밀히 따져 준비과정에서 논의됐던 여러 방안을 재검토하고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고심 중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4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라이트(light,가볍고)하고 펀(fun, 재미있게)하게 연설 내용을 보완해 국민에게 더 쉽게 다가가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노력과 국내시장 활성화에 국민적 동참을 촉구한 내용이 출근길 국민들에게 다소 무겁게 다가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약 8분간 진행된 방송 분량도 검토 대상이다. 지나치게 길어 전달하려는 핵심 메시지가 분산되는 것을 막고 자칫 청취자가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또 이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은 사전 녹음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차분하게 들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활기찬 오전 시간의 분위기와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송 요일은 시작 단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바쁜 월요일보다 국민이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금요일이나 토요일로 이동하자는 의견이 다시 떠오른다. 방송 주기의 경우 현실적 어려움을 감안해 매주 연설보다 격주로 진행하는 것으로 내부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희망하는 방송사에 녹음분을 제공하지만 공영방송인 KBS와 교통방송에서 주로 다루게 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첫 방송분도 자발적으로 신청한 방송사에 제공했으며 방송 여부나 시간대는 해당 방송사 사정에 따라 정해진 것"이라며 "청와대가 먼저 요청한 경우는 없었으며 애초에 공영방송을 염두에 두고 준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여러 견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아날로그 화법으로 IT시대 감성을 어루만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 대통령 연설 이후 환율이 떨어지고 주가가 오르는 등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보여 청와대는 안도의 표정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