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밥 자원봉사자들이 진도 세월호 구조 현장를 찾았다가 철수한 뒤의 심경을 털어놨다.

    에네스 카야(Enes Kaya)라는 이름의 터키인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는 누군가에게 칭찬을 듣고 싶어서 했던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여러분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다는 우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달이 충분히 잘 됐을 거라고 믿습니다"라며 "형제 나라 한국 힘내길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에서 터키식당을 운영하는 터키인 4명은 이날 오전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을 찾아 케밥을 무료로 제공했다. 

    케밥을 준비 중인 간이 식탁 아래에는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간절히 기원합니다. 형제의 나라 터키'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다른 자원봉사 단체로부터 "이곳이 축제 현장이냐", "식사도 하지 못한 가족들에게 고기냄새를 풍기는 것을 실례"라며 케밥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케밥을 만들기 위해 고기를 굽는 모습이 숙연해야할 현장 분위기를 헤친다는 것. 결국 케밥 자원봉사자들은 오후 1시쯤 세월호 봉사활동 부스를 철수했다.

    케밥 자원봉사자들은 "세월호 사고 소식을 듣고 케밥으로라도 돕고 싶다는 마음에 한국인 직원들과 진도로 왔다. 식사를 제대로 못한 분들을 위해 오늘 점심 까지만 만들고 가려고 했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진도군청의 허가를 받고 개인자격으로 찾았는데 심려를 끼친 듯하다"며 ""힘든 시기를 함께 보내자는 우리의 목적이 제대로 전달됐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케밥 자원봉사자, 사진=연합뉴스/에네스 카야 페이스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