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침몰 아리아케호 사고와 평행이론?

    세월호를 건조한 일본의 조선소가 만든 비슷한 규모의 선박이 2009년 균형을 잃고 전도되는 유사한 사고를 겪었지만 선장과 선원들의 대처 자세는 우리와 너무나 달랐다. 

    세월호를 일본에서 운항했던 마루에페리사의 여객선 7,910톤급 아리아케호는 2009년 11월 13일 새벽 일본 도쿄에서 오키나와로 가던 중 일본 미에현 앞바다에서 전도사고를 당했다. 

    여객선 왼쪽 뒷부분에 6미터가 넘는 큰 파도를 맞고 배에 실은 컨테이너와 차량 등 화물 2천4백 톤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쓰러진 것. 배에는 컨테이너와 컨테이너 운반차량 등 2,400톤의 화물이 실려 있었으며, 정원은 426명이었지만 비수기여서 탑승객 7명, 승무원 21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 조사에 나선 일본 정부는 아리아케호의 침몰 원인으로 '화물 적재 방법'을 지적했다. 사고 당시 화물 고정장치가 너무 적어 사고가 났다며 그 수를 늘리도록 지시했다. 또, 고정장치가 버틸 수 있는 무게 이하의 화물을 싣도록 했다.

    '세월호'는 '아리아케호'와 매우 닮았다. 우선 국내에 들여오기 전에 세월호를 사용했던 해운사가 아리아케호의 해운사로 크기와 속도가 비슷할 뿐만 아니라 만들어진 조선소도 같다.

    화물을 싣는 방식도 같으며, 무엇보다 적재된 화물이 쏠리면서 뒤집힌 사고 과정도 같을 것으로 추정된다. 와타나베 도쿄 해양대 교수는 세월호 사건의 동영상을 본 뒤 "배 안의 화물이 흩어졌다는 증언도 일치하고, 배가 갑자기 기울어져 균형을 잃었고 그 때문에 피해가 커졌다는 점이 똑같다"고 설명했다.

    놀라운 것은 아리아케호의 사고 항적도와 세월호의 사고 항적도가 좌우 방향만 다를 뿐 거의 똑같다는 것. 더구나 세월호는 두 차례에 걸쳐 최초 건조 당시 중량의 14%에 해당하는 828톤이나 증축했다.

    이처럼 세월호 침몰과 이아케호의 사고 과정은 비슷했지만 선장의 대응은 세월호와 정반대였다. 당시 선장은 해상보안청에 구조요청을 한 뒤, 배가 크게 기울어져 탈출이 여의치 않자 소방호스를 로프 삼아 승객들부터 갑판으로 끌어올려 구조시켰다. 갑판에 대기하던 승객들은 2시간 만에 헬기로 구조됐다.

    선장과 1등 항해사 등 승무원 6명은 끝까지 배를 지키다 배가 침수하자 구명정을 투하한 뒤 10m 아래 바다로 뛰어들었다. 11분 뒤 배는 완전히 쓰러졌고, 구명 뗏목에 있던 선장과 선원은 구조선에 의해 모두 구조됐다.

    매뉴얼에 따른 신속한 대응으로 아리아케호는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발생되지 않았다. 승객들을 버려둔 채 첫 구조선을 타고 탈출했다가 선장과 선원 등 3명이 구속된 세월호 침몰 사고와 크게 다른 대목이다. 

    [세월호 침몰 아리아케호 사고 비교,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