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사 전 임원 이모씨, 채 전 총장과 고교 동창삼성, “17억 횡령” 진정..일부 채 전 총장 혼외자 계좌 입금
  • 채동욱 전 총장과 내연녀로 알려진 임 여인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을 하면서, 채 전 총장의 혼외자로 지목된 채모군 계좌로 억대의 뭉칫돈을 입금한 삼성 계열사 전 임원이 구속됐다. 그러나 검찰의 추적을 피해 모습을 감춘 인물이, 잠적 4개월만에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는 자술서를 들고 검찰을 찾아온 경위에 대한 의혹이 새롭게 일고 있다.ⓒ 뉴데일리DB
    ▲ 채동욱 전 총장과 내연녀로 알려진 임 여인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을 하면서, 채 전 총장의 혼외자로 지목된 채모군 계좌로 억대의 뭉칫돈을 입금한 삼성 계열사 전 임원이 구속됐다. 그러나 검찰의 추적을 피해 모습을 감춘 인물이, 잠적 4개월만에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는 자술서를 들고 검찰을 찾아온 경위에 대한 의혹이 새롭게 일고 있다.ⓒ 뉴데일리DB

    채동욱 전 총장과 내연녀로 알려진 임 여인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을 하면서, 채 전 총장의 혼외자로 지목된 채모군 계좌로 억대의 뭉칫돈을 입금한 삼성 계열사 전 임원이 구속됐다.

    채동욱 전 총장의 혼외자 의혹과 관련된 실체를 규명하는데 있어 열쇠를 쥔 것으로 주목을 받아 온 인물이 구속되면서, 검찰의 수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임 여인과 채모군에게 억대의 뭉칫돈을 건넨 사실이 확인 된 뒤, 4개월 넘게 잠적했던 인물이 자신의 횡령혐의를 순순히 인정하는 자술서를 들고 자진출석한 과정에 대해선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아, 앞으로 있을 공판과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서봉규 부장검사)는 19일 채동욱 전 총장의 고교 동창으로 삼성 계열사 임원을 지낸 이모씨(56)를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구속했다.

    이씨는 채동욱 전 총장 혼외자 의혹 사건의 실체를 밝혀줄 중요 참고인으로 주목을 받아 왔다.

    이씨는 2010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2억원을 채모군 계좌로 입금한 사실이 확인된 직후, 연락을 끊고 잠적해 의혹을 키웠다.

    특히 삼성측이 회삿돈 17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이씨를 검찰에 진정하면서, 이씨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더욱 커졌다.

    삼성은 이씨가 채모군에게 입금한 돈이, 회사에서 빼돌린 17억원 중 일부라며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 주변에서는, 삼성의 진정을 전직 임원의 단순 횡령사건으로 보기에는 석연치 않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삼성이 2년전에 퇴직한 전직 임원의 횡령 사실을 이제야 발견했다는 점, 17억원이 넘는 회삿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난 전직 임원을 상대로 고소가 아닌 진정을 한 점 등을 볼 때, 삼성의 진정을 액면 그대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였다.

    삼성이 이씨를 메신저로 삼아 채 전 총장을 후원했다는 ‘스폰서’ 의혹이 나오는 것이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검찰의 수사망을 따돌리고 4개월 넘게 잠적해 온 이씨가 삼성이 주장한 혐의 대부분을 인정하는 자술서를 들고 자진출석한 정황도 의심을 사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5일 삼성이 주장한 혐의를 상당 부분 인정하는 자술서를 들고 검찰에 자진출석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씨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다음날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이씨에 대한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18일 밤 10시45분께 영장을 발부했다. 소명된 범죄혐의가 중대하고 도주 우려가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2010년과 지난해 8월 각각 1억2,000만원과 8,000만원을 채모군 계좌로 입금했다. 검찰은 이씨가 입금한 돈의 출처가 삼성계열사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삼성물산에서 근무하다가 1999년 퇴직한 이씨는 삼성물산이 출자한 자회사 케어캠프로 자리를 옮겨 2012년 3월까지 부사장으로 일했다.

    검찰은 구속된 이씨를 상대로 횡령 규모와 사용처, 채 전 총장이 자금의 출처를 알았는지 여부 등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