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려 달라” 울부짖는 학생들 발 묶고 달아난 이준석

    “선내 방송 시스템이 (침수로 인해) 고장 나 방송을 할 수 없다”고???

    金成昱    
      
    1. 세월호 선장 이준석(68)씨는 19일 “빠른 조류(潮流)와 구조선(救助船)이 오지 않아 퇴선(退船) 명령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고 나오면서 기자들로부터 문제의 안내 방송에 대하여, “당초에는 퇴선 명령을 했으나 조류가 빠르고 구조선도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에 승객들이 밖으로 나가면 위험하다고 생각해 퇴선명령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2. 변명(辨明)이 역겹다. 李씨는 9시40분 선원들에게 “퇴선하라”고 명령했고 9시50분 1등 기관사 손모씨 등 10여 명의 선원과 함께 구조됐다.
     
      선원에게 퇴선명령을 내리면서 승객에게 같은 방송을 했다면 약간은 동정의 여지도 보인다. 그러나 “안심하라. 움직이지 말고 방 안에서 기다리라”는 스피커 방송이 9시부터 시작됐고 李씨와 선원이 도망친 이후인 10시까지 계속됐다.
     
      중앙일보는 <선장은 “승객을 안심시키는 방송을 하라”는 말을 안내데스크에 전달한 직후 탈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18일 적었다. 李씨는 그냥 달아난 것이 아니고, 승객들 발목을 묶어둔 채 달아난 셈이다.
     
      “구명조끼를 입으라”는 방송은 10시쯤, “침몰이 임박했으니 탑승객은 바다에 뛰어내리는 상황에 대비하라”는 최초의 승객을 상대로 한 퇴선(退船) 방송은 10시15분에 나왔다. 탈출할 수 있는 골든타임은 이미 지나가 버렸고 참극이 터졌다.
     
      李씨는 구조된 후 남방과 니트까지 걸친 깔끔한 차림으로 치료(?)까지 받았다. 승객(乘客)을 가장해 직업란에 ‘일반인’으로 적었다.
     
      3. 더 이해할 수 없는 행태는 李씨와 해경의 교신이다. 조선일보 19일 보도에 따르면, 침몰 신고를 접수한 제주해양관리단 해상교통관제센터(VTS)는 9시쯤에 선장 李씨와 무선 교신을 하며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배를 버릴 준비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李씨는 “선내 방송 시스템이 (침수로 인해) 고장 나 방송을 할 수 없다”고 응답했고 이후 교신이 끊겼다. 거짓말이다. 선내방송 시스템은 9시가 아니라 10시15분까지 계속됐다. 발전기가 나가도 비상 배터리가 있어 방송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4. 생존자들의 증언은 더 참담하다. 생존자 정 모씨는 18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더 기가 막힌 건 선장이 ‘탈출하라’고 해서 아래(1층 후미)에 있는 기관실에서 위쪽으로 올라왔다는 거야. 3~4층의 어린 학생들은 두려움에 떨면서 물에 가라앉고 있는데, 밑에서 올라온 승무원이 그걸 모른 척하고 맨 먼저 튀어나왔다는 거잖아.”
     
      단원고 학생 중 구조된 A양은 “당시 학생들을 인솔하는 어른도 없었고 어떤 아저씨는 힘이 약한 여학생들을 손으로 밀치며 먼저 나가기까지 했다”고 말했다(MBN 4/18일 보도)”
     
      李씨와 일부 선원들이 어린 학생들을 일부러 죽도록 방치해 놨는지, 심지어 밀치며 살아난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살려 달라’ 부르짖는 아이들, 울부짖는 어린 학생들을 “안심하라”는 방송으로 묶어두고 달아난 것은 사실이다.
     
      같은 시각 단원고 2학년 김주아(17)양은 친구들의 비명을 외면할 수 없어서 배 밖으로 탈출한 뒤 다시 객실로 뛰어들었다. “위험한데 어딜가냐”는 또 다른 친구의 손도 뿌리쳤다. 金양은 끝내 돌아 나오지 못했다.
     
      선장 李씨 등의 행태는 단순한 윤리의식, 직업정신 이전에 인간 이하다. “혐의를 인정하는 부분도 있고”“내 잘못도 있었지만” 이란 말도 헛소리(머니투데이 인터뷰)다. 사람에 대한 마지막 기대를 부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