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變針(변침)은 침몰의 主원인이 될 수 없다

    컨테이너가 왜 탈락했느냐가 핵심


趙甲濟  

해경이 해양수산부가 보유하고 있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
 항적 분석 결과 침몰된 세월호가 사고 직전인 어제 아침 8시48분
갑자기 항로를 바꾼 흔적이 나타났다고 YTN이 17일 보도했다.
세월호에 타고 있던 학생의 부모가 해경에 사고 사실을
처음으로 신고한 것은 오전 8시52분이었다.
해경은 세월호가 항로를 완만하게 바꾸지 않고 급격히 변경하는 바람에 선내에 실려 있던 화물과 자동차 등이 쏠리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사고 당시 船內(선내)에는 차량 180대와 1,157t 분량의 화물이 실려 있었다.
16일 구출된 김동수(49)씨 등 제주개별화물협회 소속 트럭운전자 12명도 변침에 사고 원인의 가능성을 두고 있다고 한다. 김씨는 “한쪽으로 급격히 방향을 튼 후 배가 기울기 시작했다”면서 “‘쿵’하고 소리가 난 것은 그 이후”라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그는 “충격음을 듣고 밖에 나가보니 컨테이너가 바다에 떨어져 있었다”며 “충격음은 컨테이너가 넘어가면서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선체를 급회전하면 1층에 실려 있는 화물에 가해지는 힘이 반대 쪽으로 쏠리게 되지만 정상적으로 화물을 묶어놓았다면 컨테이너가 바다로 떨어질 리가 없다.
급작스런 변침은 종속적인 요인이고, 컨테이너와 화물을 규정대로 균형을 맞추고 단단히 묶어두었는가가 主요인이다.

트럭이 도로를 주행할 때 보면 화물을 엉성하게 묶어 흔들리거나 떨어지기도 하고, 특히 左右(좌우) 회전을 할 때 화물이 날아가기도 한다. 페리호의 화물을 규정대로 묶고 실었다면 웬만한 변침으로는 화물이 탈락하지 않는다. 집채만한 파도가 치는 바다에서도 뒤집혀지지 않는 배가 평온한 바다에서 급한 변침만으로 전복될 리는 없다.

만약 화물 적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침몰의 主원인으로 밝혀진다면
선장뿐 아니라 적재 및 관리자도 책임을 면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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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물을 제대로 묶지 않으면 급회전 때 탈락, 배가 기울 수 있다
     
  침몰된 페리호 세월號(6825톤)에는 차량 180대, 화물 1157톤이 실려 있었다고 한다. 승객들의 몸무게는 합쳐서 30톤 정도였을 것이다. 이 화물들을 무게에 따라 左右(좌우), 前後(전후) 균형을 맞추어 적재하고 단단히 묶지 않았다면 급회전 같은 어떤 충격이 올 때 화물이 탈락하거나 한쪽으로 급히 기울 수가 있다. 이때 컨테이너 같은 게 넘어지거나 떨어져 한쪽으로 쏠리면 선체가 더 빨리 기운다. 
   
   며칠 전 중국 연태항에서 약 3500톤의 화학비료를 싣던 북한 선적의 국봉호가 20도나 기울기 시작하였다. 선원들이 화물 적재를 중단하고 물탱크의 양을 조절, 균형을 회복하는 데 여덟 시간이 걸렸다. 
   
   뉴시스1이 전한 증언에서도 화물의 불균형 적재와 연관된 사고가 아닌가 의심할 만한 내용이 있다. 구조된 서희진(54)씨는 어제 오후 실종자 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15일 오후 10시30분에서 11시 사이 전북 군산 인근 바다를 지나던 배가 왼쪽으로 15도 정도 기울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서씨는 "무슨 일이 있나 싶어 밖으로 나가 확인했지만 파도는 잔잔했다"며 "배가 크게 흔들릴 정도의 기상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 증언이 사실이라면 적재 화물의 무게 분포가 불안정해져 배가 기울어진 채 항해하였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서씨는 어제 아침 "전날 밤 휘청거렸던 방향과 같은 쪽으로 배가 넘어갔다"며 "사고 당시 '쾅'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쾅 소리가 들렸다고 해도 이는 배가 암초와 충돌한 소리가 아니라, (배가 기울거나 자체 무게로) 적재 화물이 넘어지거나 떨어지면서 선체를 더욱 기울게 하는 소리였을지 모른다. 안산 단원고 임형민군(YTN과 인터뷰)은 "갑자기 배가 흔들렸다.1층에 있는 컨테이너들이 기울어졌다"고 말했다. '쾅' 소리는 컨테이너가 넘어지는 소리였을 가능성이 있다. 세월호도 구조요청을 하면서 "현재 선체가 좌현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컨테이너도 넘어가고"라고 했다. 
   
   배가 급히 회전하면 불안정하던 적재 화물이 한 쪽으로 쏠리거나 탈락, 배가 기울게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일단 船體(선체)가 왼쪽으로 기울면 탈락한 컨테이너 등 화물도 왼쪽으로 쏠리거나 넘어져 배는 빨리 전복된다. 이때 강한 조류가 밀면 경사는 더 심해진다. 급회전 하나만으로는 배가 전복되지 않는다.. 급회전에도 견딜 수 있을 만큼 화물적재를 정상적으로 하고 잘 묶어놓으면 안전하다. 어선은 선체가 30도나 기울어도 복원력이 있다. 화물적재에 문제가 있는 상태에서 급회전이 가해져야 기운다. 
   
   *구조된 김성묵 씨 증언: "그 꼭 배가 크게 회전하는 듯이 차를 타면 크게 회전했을 때 갑작스럽게 회전했을 때 한쪽으로 쏠리잖아요. 그런 순간처럼 한 번에 확 한쪽으로 쓱 올라가면서."
      
   조선닷컴에 따르면 세월호 조타수 등 승선원들은 “사고 해상에는 암초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며 “(쾅 소리는) 선박에 실린 컨테이너가 컨테이너끼리 또는 선체와 부딪히면서 난 소리였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종된 아들과 이날 오전 8시30분께 전화통화를 했다는 한 어머니도 "아이가 배가 자꾸 움직여서 머리가 어지럽다고 해 배멀미를 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사고 직후 선내 안내방송이 승객들에게 한쪽으로 몰리면 배가 넘어가니 현위치에서 가만 있으라고 당부한 것도 세월호의 불안정성에 대하여 선원들이 신경을 쓰고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는다. 선장 이씨도 동아일보 기자에게, “암초 충돌은 아니다. 갑자기 가라앉았다. 하지만 정확한 원인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세상만사가 균형을 잃으면 순식간에 전복되는 수가 있다.
대한민국은 겉으론 세월호처럼 멀쩡하지만 안으론 썩어드는 부분이 많다.
 주로 뇌수, 심장, 신경계통이다.
 이런 상태에서 외부 충격이 세게 가해지면 세월호처럼 기울고 뒤집어질 것이다. 
   
   *2013년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미군 기지에서 이륙한 보잉 747 수송기가 상승중 추락, 승무원과 조종사 일곱 명이 죽었는데, 원인은 적재한 군용 차량 등이 한쪽으로 쏠려 균형을 잃은 때문이었다. 
  
[조갑제닷컴=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