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톤 규모 천안함, 침몰 후 한 달 만에 '인양' 성공6,825톤 세월호, 크레인 3대 동원해도 2달 이상 걸릴 듯대우조선해양 소속 옥포3600호, 18일 새벽 3시 도착 예정

  • 생존자 구조 작업 완료돼야 인양 가능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를 완전 인양하는데 최소 두 달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일단 선체 규모가 크고, 인양 크레인이 사고 발생지점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신속한 작업'이 더딜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선내에 남아 있을 생존자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인양보다 구조에 우선 순위를 둬야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어서 본격적인 인양 작업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선체 인양 작업, 구조와 병행해야?

    지난 15일 오후 9시경 인천항을 출발한 '세월호'는 제주로 향하던 중 16일 오전 8시 58분쯤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원인 모를 충격을 받아 좌초됐다. '세월호'는 침수된지 두 시간여 만에 '선수' 일부만 남긴 채 선체 대부분이 물에 잠겼다.

    총 475명의 승선원 중 현재까지 구조된 인원은 179명. 사망자(9명)를 제외한 나머지 승선원은 여전히 생사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선체가 급속히 기울어진 이후 일부 승객들은 구명조끼를 입고 물 속에 뛰어들어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지만, 다수의 승객들은 "밖에 나오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선내 방송만 믿고 있다 꼼짝없이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사고 발발 이틀째 민관군 합동으로 대대적인 구조 작업이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추가 생존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침몰 해역의 수심이 37m로 깊은 데다 유속도 빠른 편이어서 잠수부들의 수중 구조 작업은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생존자 구조 작업이 활기를 띠기 위해선 '선체 인양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는 소리도 높다.

    윤종휘 한국해양대학 해양경찰학과 교수는 17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선체가 수면 위로 노출되면 그만큼 '생존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정확한 인양 방법만 결정되면 구조 작업과 더불어 인양 작업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윤 교수는 "선내에 머물러 있는 생존자의 '현황'을 파악하는 게 먼저"라며 "구체적으로 어느 객실에 몇 명의 생존자가 남아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파악한 후 구조와 인양 작업을 함께 진행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양보다는 구조작업에 매진해야 한다"는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

    전례에 비쳐볼 때 인양에는 보통 수개월 이상이 소요되며, 자칫 인양을 시도하다 선내에 머물러 있는 생존자들에게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세월호 구조작업에 참여 중인 한 민간 구조대원은 "인양하는 과정에서 선체가 흔들리면 객실 내 공간에 물이 들어 올 수가 있다"며 "생존자에 대한 구조 작업이 마무리 된 뒤 인양을 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단 한 명이라도 생존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인양 작업을 무리하게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승객들의 '안녕'과 '생존'을 확보하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는 판단.

    '세월호'의 거대한 크기와 무게가 변수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침몰한 세월호를 인양하기 위해 총 3대의 크레인이 동원될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과거 천안함 폭침 당시 활약했던 기종과 동일한 '옥포3600호'가 제일 먼저 사고 해역에 도착, 인양 준비에 나설 태세다. 대우조선해양 소속인 '옥포3600호'는 3,600톤급으로 약 3,200톤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크레인은 삼성중공업 소속인 '삼성2호'와 해양환경관리공단 소속 '설악호'. 두 크레인은 각각 3,600톤급과 2,000t급으로, '옥포3600호'와 함께 삼면에서 '세월호'를 끌어올리는 데 투입될 예정이다.

    16일 오후 7시 40분 경남 거제항을 출발한 '옥포3600호'는 18일 새벽 3시경 전남 진도 관매도 부근 해상에 도착할 예정. 같은 날 오후 8시경 사고 현장으로 출발한 '삼성2호'와 '설악호'는 18일 오후 10시경 사고 해역에 당도할 전망이다.

    선체 인양 작업은 민간 구조 업체가 맡을 예정. 이 업체는 해경의 지휘 아래 3대의 해상 크레인을 동원, '매머드급 여객선'을 해상으로 들어올리는 작업을 하게 된다. 첫 번째 작업은 수중에서 선체에 구멍을 뚫고 세 대의 크레인과 연결하는 작업이다. 이후 선체를 끌어올려 선내에 가득 찬 물을 빼낸 뒤 바지선으로 이동시키면 모든 인양 작업이 마무리 된다.

    인양 작업시 가장 큰 걸림돌은 '세월호'의 거대한 크기와 무게다. 국내 여객선 중 최대 규모로 알려진 세월호는 무게가 6,825톤에 달한다. 이는 천안함(1,200톤)보다도 5배나 더 큰 크기다.

    더욱이 전문가들에 따르면 세월호 선내에 위치한 각종 화물과 물의 무게까지 합칠 경우 '실중량'은 1만여톤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3,600톤 크레인이 버틸 수 있는 무게가 최대 3,200톤이라고 할때 1만톤에 육박하는 '세월호'를 물밖으로 끌어올리는 일은 그야말로 '최고 난이도'의 인양 작업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

    이에 따라 침몰 시점을 기준으로 '완전 인양'에 30일이 걸린 천암함의 전례에 비쳐보면, '세월호'의 경우 족히 두 달은 걸릴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난관은 또 있다. 사고 해역이 의외로 깊고 유속이 빠르다는 현장 상황도 인양 작업을 더디게 하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선체를 '번쩍 들어올려' 안에 갇힌 생존자들을 꺼내고픈 실종자 가족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현실적으로 완전한 선체 인양이 되기까지는 상당한 인내가 필요한 상황이다.

    [사진 = 해양경찰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