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취(惡臭)만 나는 채동욱 사건

    "검찰은 정황상 혼외자 의혹이 맞는 것으로 결론(結論)을 냈다(중앙일보 3/27)"

  • 金成昱  /한국자유연합 대표, 리버티헤럴드 대표

채동욱을 마치 정치적 외압의 희생자 인양 떠들어 온 야당과 좌익들. 호위무사(護衛武士) 운운하던 일부 검사들. 蔡모 군 개인정보 유출 같은 파생적 문제가 본질인 양 오도해 온 언론들. 검찰 조사가 최종 결론이 된다면, 그들 모두 악취 나는 부패, 음란, 거짓을 지키는 데 안간힘 써 온 유령(幽靈)이 되고 말 판이다.
1. 채동욱 논란은 진실(眞實)이 유폐(幽閉)된 한국의 거짓, 부패, 음란의 실상을 보여준다.
  
  오늘 자 조선일보는 “검찰은 이(李) 씨(채동욱의 고교동창)가 임 씨(채동욱의 내연녀)에게 돈을 주는 과정에 채(蔡) 前총장이 관여하고, 그 거래의 대가성이 확인될 경우 蔡 前총장을 형사처벌할 방침”이라며 이렇게 보도했다. 
  
  <검찰은 2010년 임 씨가 대전고검장으로 있던 蔡 前총장 집무실로 찾아가 직원들 앞에서 ‘피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며 소란을 피운 직후 李씨가 채군 계좌로 1억2000만원을 보냈고, 작년 8월 蔡군이 미국 유학을 떠날 때도 8000만원을 보내준 점으로 미뤄 李씨가 오랜 기간 蔡 前총장의 ‘스폰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蔡 前총장과 고교동창 李씨는 2013년 9월6일 채동욱 혼외자 보도가 나간 뒤에도 100여 통의 전화를 했었다.(···) 
  
  李씨는 같은 해 12월 논란이 커지자 잠적해 버렸고 최근 검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15일 오전 자진출석했다.>
   
  2. 석연찮다. 蔡 前총장 내연녀로 알려진 임 씨에게 흘러간 돈의 출처는 대체 어딜까? 李씨는 깃털인가 몸통인가? 
  
  언론보도에 따르면, 삼성은 2012년 3월 삼성 계열사 간부인 李씨의 횡령 사실을 알았다가 2014년 2월 李씨가 임씨에 거액을 송금한 보도가 나가자 수사를 의뢰했다. 늦어도 너무 늦은, 그것도 절묘한 시기다. 왜 횡령한 사실을 2년이나 묵혀둔 것인가? 
  
  상식적 의문은 이렇다. 삼성은 자신의 계열사 임직원 李씨와 蔡 前총장 관계를 알고 있었나? 李씨는 삼성의 자금을 횡령한 게 아니라 삼성의 묵인 아래 蔡 前총장 후원을 해왔던 건 아닌가? 蔡 前총장 스폰서는 李씨가 아니라 삼성은 아닌가? 
  
  공교롭게도 蔡 前총장과 李씨가 고교 졸업 후 다시 만난 것은 10년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 시절이다. 蔡 前총장은 10년 전인 2003년 3월~2004년 6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을 지내며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의혹사건을 수사했다. 요컨대 채동욱의 삼성 수사 당시 삼성 간부 李씨를 만났고 李씨는 이후 채동욱을 스폰한 것이다. 이걸 어떻게 봐야 하나?
  
  채동욱과 李씨 그리고 삼성. 냄새 나는 대목이다. 그러나 여야(與野)는 물론 대부분 언론이 이 문제에 침묵한다. 놀라운 일이다. 
  
  3. 검찰이 어느 선까지 진실을 밝힐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삼성에 대한 언급 없이) 채동욱과 李씨의 스폰서 관계만 확인돼도 분개(憤慨)할 일이다. 2010년 6월 ‘스폰서검사 사건 진상조사단’ 단장을 맡았던 사람이 당시 채동욱 검사였기 때문이다. 
  
  ‘스폰서검사 사건’은 2010년 4월 진주 지역 사업가 정용재씨가 ‘200명 넘는 검사에게 금품과 향응, 性접대를 하면서 10억 이상(시가 100억 이상)을 썼다’며 MBC PD수첩을 통해 폭로한 일이다. 이후 채동욱 검사가 단장이 돼 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금품과 향응 등 접대는 받았어도 대가성은 없었다고 본질을 덮었고, 수백 명에게 제공했다는 性접대는 한 건도 인정치 않았다. 
  
  정용재씨는 자신이 증언한 <검사와 스폰서, 묻어버린 진실>에서 “조사 검사는 ‘당신이 접대한 검사들이 룸살롱 아가씨와 성관계 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느냐’고 다그치는 식이었다.(···)25년 여 동안 나한테 수천만 원대의 술과 밥을 접대 받은 거물급 검사들은 무혐의 처리하고 63만원어치 밥과 술을 그것도 여럿이서 한번 얻어먹었다는 이유로 부산고검 정OO 검사를 기소한 것은 지나가는 소도 웃을 일”이라고 개탄했다. 
  
  당시 PD수첩 제작자 최승호 PD는 같은 책 서문에서 “검찰은 인터넷에서 이름만 검색하면 어디에 있는지 지도까지 나오는 식당을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만들었다.(···)나는 검찰이 찾아보는 시늉도 하지 않고 없다고 결론을 내버린 것이야말로 검찰이 누리고 있는 권력이 얼마나 무지막지한지 말해준다고 믿는다”고 비판했다. 
  
  4. 채동욱 사건은 한국의 거대한 부패, 음란의 빙산 중 일각(一角)을 드러낸 일이다. 그렇다면 사건의 단초가 된 혼외자 논란은 어떤가? 중앙일보 3월30일 보도는 蔡 前총장이 “검찰이 설혹 나를 형사처벌한다고 하더라도 내가 혼외자식을 뒀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며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그러나 중앙일보 3월27일자는 “검찰은 채 전 총장이 2006년 대검 수사기획관 시절부터 임씨 모자에게 9000만원을 제공한 정황상 혼외자 의혹이 맞는 것으로 결론(結論)을 냈다. 임 여인은 검찰 조사에서 ‘9000만원은 채 전 총장이 은행 대출을 받아 마련한 뒤 내 지인인 박 모 사장을 통해 보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돈의 성격에 대해서는 ‘모두 빌렸다 갚았거나 갚으려던 돈 거래’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요컨대 임 여인은 李씨에 받았던 돈이 蔡 前총장 돈이라고 증언했고, 검찰은 ‘정황상 혼외자 의혹이 맞다는 결론을 냈다’는 것이다. 
  
  5. 지난 1년 가까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출한 채동욱 사건은 진실의 문 앞에 서있다. 
  
  채동욱을 마치 정치적 외압의 희생자 인양 떠들어 온 야당과 좌익들. 호위무사(護衛武士) 운운하던 일부 검사들. 蔡모 군 개인정보 유출 같은 파생적 문제가 본질인 양 오도해 온 언론들. 검찰 조사가 최종 결론이 된다면, 그들 모두 악취 나는 부패, 음란, 거짓을 지키는 데 안간힘 써 온 유령(幽靈)이 되고 말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