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소리는 컨테이너가 넘어지는 소리였을 가능성이 있다. 차량 180대, 화물 1157톤이 실려 있었는데...사고 전날에도 배가 기울었다는 증언 나와.
  • '꽝' 소리의 정체는? 암초에 부딪히는 소리인가? 화물이 쏠리며 낸 소리인가?ⓒ연합뉴스
    ▲ '꽝' 소리의 정체는? 암초에 부딪히는 소리인가? 화물이 쏠리며 낸 소리인가?ⓒ연합뉴스

    침몰된 페리호 세월호(6825톤)에는 차량 180대, 화물 1157톤이 실려 있었다고 한다.
    승객들의 몸무게는 합쳐서 30톤 정도였을 것이다.
    이 화물들이 무게에 따라 左右(좌우), 前後(전후) 균형을 맞추어 적재되지 않았다면 어떤 충격이 올 때 한쪽으로 급히 기울 수가 있다.
    화물 적재를 잘못하여 배가 기울면 물탱크의 양을 조절하여 평형을 회복해야 한다.
    항해중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는 배를 멈추고 작업을 해야 한다.
     
    며칠 전 중국 연태항에서 약3,500톤의 화학비료를 싣던 북한 선적의 국봉호가 20도나 기울기 시작하였다.
    선원들이 화물 적재를 중단하고 물탱크의 양을 조절, 균형을 회복하는 데 여덟 시간이 걸렸다.
     
    뉴시스 1이 전한 증언에서도 화물의 불균형 적재와 연관된 사고가 아닌가 의심할 만한 내용이 있다.
    구조된 서희진(54)씨는 어제 오후 실종자 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15일 오후 10시30분에서 11시 사이 전북 군산 인근 바다를 지나던 배가 왼쪽으로 15도 정도 기울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서씨는 "무슨 일이 있나 싶어 밖으로 나가 확인했지만 파도는 잔잔했다"며 "배가 크게 흔들릴 정도의 기상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 증언이 사실이라면 적재 화물의 무게 분포가 불안정 해져 배가 기울어진 채 항해하였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서씨는 어제 아침 "전날 밤 휘청거렸던 방향과 같은 쪽으로 배가 넘어갔다"며 "사고 당시 '쾅'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쾅 소리가 들렸다고 해도 이는 배가 암초와 충돌한 소리가 아니라, (배가 기울거나 자체 무게로) 적재 화물이 넘어지거나 떨어지면서 선체를 더욱 기울게 하는 소리였을지 모른다.
    안산 단원고 임형민군(YTN과 인터뷰)은 "갑자기 배가 흔들렸다.1층에 있는 컨테이너들이 기울어졌다"고 말했다. '쾅' 소리는 컨테이너가 넘어지는 소리였을 가능성이 있다.
    세월호도 구조요청을 하면서 "현재 선체가 좌현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컨테이너도 넘어가고"라고 했다.
    배가 좌회전하면서 불안정하던 적재 화물이 왼쪽으로 쏠려 배가 왼쪽으로 넘어가게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일단 船體가 왼쪽으로 기울면 컨테이너도 더 왼쪽으로 쏠리거나 넘어져 배는 빨리 전복된다.
     
    조선닷컴에 따르면 세월호 조타수 등 승선원들은 “사고 해상에는 암초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며 “(쾅 소리는) 선박에 실린 컨테이너가 컨테이너끼리 또는 선체와 부딪히면서 난 소리였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침몰 직전 배가 멈춰 있었다는 증언도 있다. 혹시 배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한 조정을 하고 있었던 것인가?
     
    실종된 아들과 이날 오전 8시30분께 전화통화를 했다는 한 어머니도 "아이가 배가 자꾸 움직여서 머리가 어지럽다고 해 배멀미를 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사고 직후 선내 안내방송이 승객들에게 한쪽으로 몰리면 배가 넘어가니 현위치에서 가만 있으라고 당부한 것도 세월호의 불안정성에 대하여 선원들이 신경을 쓰고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는다.
     
    *2013년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미군 기지에서 이륙한 보잉 747 수송기가 상승중 추락, 승무원과 조종사 일곱 명이 죽었는데, 원인은 적재한 군용 차량 등이 한쪽으로 쏠려 균형을 잃은 때문이었다.  

    [조갑제닷컴=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