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크리스마스는 4월이다?

    최다미 기자 /뉴포

    북한은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을 '태양절'로 기념한다. 김일성 생일을 앞두고 북한매체는 정권 공고화 및 축제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김일성화를 선전하기도 하고, 북한 인민군 병사들이 김일성과 김정일에게 경의를 표하고 김정은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예식을 진행하는 등의 정권 선전 행사를 개최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주민들은 어떤 방법으로 김일성의 생일을 기념할까?
  • ▲ 당창건기념탑광장에서 춤을 추는 북한 청년 / 노동신문(2014/04/14)
    ▲ 당창건기념탑광장에서 춤을 추는 북한 청년 / 노동신문(2014/04/14)
     

탈북민 김현화 씨는 태양절이 되면 주민은 아침 일찍 김일성 동상 앞에 꽃다발을 증정하는 것에 이어 기념보고대회, 경축대회 등 각종 행사에 참여한다고 했다. 청년들은 저녁에 열리는 경축무도회에 참가해 한복을 입고 춤을 추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날만큼은 사람들이 배부르게 먹는 편이다. 평소에는 배를 곯다가도 북한에서 태양절은 민족 최대의 명절로 기념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주민은 이날에는 하루 세 끼 챙겨먹으려고 노력한다."
 
또 이날에는 전기가 잘 공급되는 편이라서 주민들은 TV 앞에 모여앉아 재미있는 영화가 상영되기를 기다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김일성은 최고의 존재라서 그의 탄생을 기념하는 분위기 때문에 설렘도 있지만, 그보다 이날을 기다리는 더 중요한 이유는 배불리 먹을 수 있고 전기도 잘 들어오는 등의 개인적 즐거움 때문이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한국의 거리 풍경이 달라진다. 신나는 캐럴이 울려 퍼지고 반짝이는 트리 조명 등으로 사람들이 축제 분위기를 즐긴다.
그런데 탈북민 석진철 씨는 "북한의 크리스마스는 태양절"이라고 말했다.

증언에 따르면 북한에서 김일성보다 더 높은 신은 없다. 전 세계가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크리스마스를 보낸다면 북한은 김일성의 탄생일인 태양절을 기념한다고 했다.
 
"북한헌법에 종교의 자유가 있지만 이는 글 속에 존재할 뿐이다. 북한은 김일성이 신인 국가라서 크리스마스나 석가탄신일이 없는 대신 태양절이 있는 셈이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거리풍경이 달라지는 것처럼 북한에서는 태양절이 다가오면 거리풍경이 달라진다고 했다. 모심사업을 하느라 거리가 깨끗해지고 정권선전 노래를 하루 종일 틀어놓는다는 것. 13일 노동신문은 "수도의 거리를 아름다운 꽃들로 이채롭게 장식하고있다"라는 설명과 함께 평양 거리를 꾸미는 주민들의 모습을 보도하기도 했다.
 
"김일성을 태양으로 떠받들더니 결국 이 사람은 적어도 북한에서만큼은 신보다 더 높은 존재가 됐다"면서 "전 세계가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지만 북한은 오직 태양절만을 기념한다"고 말했다.

[국내최초 탈북자신문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