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대 공천과정에서 터져나온 '권력사유화' 발언 이후, 언행을 자제해왔던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오랜만에 입을 열었다. 그러나 정 의원은 요청된 인터뷰 관련주제 외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굳게 입을 닫았다. 그가 말을 아꼈던 민감한 부분은 역시 '당내 주도권 문제'

    정 의원은 30일 SBS라디오 '김민전의 전망대'에 나와 '한나라당 내 계파가 삼분됐다'는 지적에 "계파에 따른 다양화를 가급적 줄여나가는 것이 국민 신뢰를 받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면이 별로 없다고 보지만 자꾸 그런 쪽으로 분석하는 시각이 너무 많아서 걱정"이라고 답했다. 이어 진행자가 '친이 소장파가 노장파의 주도권을 제어하는 데 실패한 게 아니냐'고 묻자 정 의원은 "교육 얘기하는 것으로 알고 인터뷰에 응했다"면서 "오늘은 교육 얘기만 했으면 좋겠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며 한때 2인자라는 소리까지 듣던 정 의원은 지난 6월 '권력 사유화' 논쟁으로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 정면 충돌한 뒤 전면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태. 여권 내에서 정 의원이 회복하기 힘든 치명상을 입었다는 말도 나오는 상황에서 그의 이같은 몸 숙이기는 당연한 일로 보인다. 이른바 '정두언의 난'이라고 불렸던 사건 당시, 이 대통령의 격노에 정 의원은 '대통령의 형님'을 겨냥한 '권력사유화 비판'글을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모두 삭제하는 등 '반성모드'에 돌입했었다. 그 후 정 의원은 권력 중심에서 밀려난 뒤 "후회는 안한다. 마음을 비웠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었다. 

    한편, 정 의원은 좌 편향 지적이 일고 있는 교과서 내용에 대한 개편 논란에는 "아이들에게 최대한 정확하고 객관적이게 가르쳐야 한다"며 "시계로 치면 '6시 방향'으로 가르쳐야 하는데 과거 군사독재 시절엔 '3시 방향'에서 가르쳤다.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그에 대한 반성이 있었지만 이게 또 일부 과격세력에 의해 지나치게 '9시 방향'으로 가면서 과거의 폐해가 똑같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이걸 바로 잡아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교육 정책과 관련해 당내에서 일치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는 지적에 "한나라당이 전부 한 목소리로 가면 국민도 욕할 것"이라며 "다양한 목소리가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것을 조율해 나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정 의원은 이어 "포퓰리즘, 대중인기 정책은 국민이 다 좋아하지만 그것이 남미의 여러 국가를 다 망하게 만들었다"면서 "진짜 우리 장래와 미래에 맞는 것이고 국민의 다양한 욕구에 맞는 것이라면 일단 소신을 가지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