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이어 러시아의 실력자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와 회담을 갖고 한러 관계의 실질적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년간 러시아는 세계 최고의 경제성장을 했다"며 "이것은 푸틴 총리의 강력한 리더십 덕분이다. 내일(30일)이면 한러수교 18주년이 되는데 양국 관계는 여러 분야로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으니 적극적으로 도와달라"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나는 러시아가 유럽 소속 국가지만 아시아 국가라고 생각한다"면서 "푸틴 총리가 경제와 안보 분야 등에서 더 깊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또 최근 미국발 금융쇼크에 대해 언급, "세계경제가 미국에서 발생한 문제 떼문에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양국이 협력함으로써 앞으로를 대비할 수 있다"며 금융분야 협력을 제안했다. 이에 푸틴 총리는 "두 나라의 관계가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대한민국이 우리나라와 같이 긴요한 국제문제에 많이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자리에서 또 이 대통령과 푸틴 총리는 원전개발 문제와 관련, "고유가 문제에 대처하고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아주 유효한 해결책"이라는 데 공감을 표시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제안한 블라디보스토크 주변 전용항구 개발에 대해 설명했으며, 푸틴 총리는 "아주 흥미로운 제안"이라면서 양국 관계 장관들이 만나 협의토록 즉석에서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푸틴 총리와의 면담이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50분 가량 늦게 시작되면서 일부에서 '외교적 결례'가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았지만 이는 사전에 상호간 양해된 사안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푸틴 총리가 미국발 금융위기 및 유럽증시 폭락에 대한 러시아의 긴급대책을 TV생중계로 방송해 늦어질 것을 사전에 양해를 당부해 왔다"면서 "면담은 좋은 분위기에서 당초 예정보다 10분 가량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푸틴 총리가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은 뒤 면담장으로 이동했으며, 푸틴 총리는 현관에서 이 대통령을 기다리다 맞이했다.[=모스크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