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시 20분 : "건빵 씹다 별사탕 씹은 느낌"
    15시 20분 : "별사탕을 씹은 느낌 맛보려다 입맛만 씁쓸"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의 29일 오전과 오후 브리핑이다. 최 대변인은 이날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발언에 잠시 달콤함을 느꼈다가 오후들어 입맛을 버렸다고 했다. 박 대표의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와 그의 발언에 대한 기사 때문. 

    박 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직 사회의 지도층 비리수사, 또 경제사범수사와 관련된 합동수사 TF를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꼭 필요하다고 보십니까"라는 사회자의 질문을 받고 "별로 제 생각에는 (필요) 없다고 봅니다만, 특수한 기간 동안에는 그런 것을 한 번 하는 것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하고 답했다.

    일부 언론은 박 대표가 "합동수사 TF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한 것으로 보도했다. 정부의 공직자 비리 등 대형사건 수사를 위한 TF 구성을 '야당인사 죽이기'라 비판하고 있는 민주당으로선 뜻밖의 여당 대표 발언을 접한 것이다. 최 대변인은 곧바로 오전 브리핑을 통해 "박 대표께서 정부가 합동수사 TF 구성하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는데 박 대표님의 말씀은 참으로 바람직한 말씀"이라고 화답했다. 최 대변인은 "오랜만에 옳은 말씀을 듣는 것 같아 기분이 상쾌하다"고도 했고 "건빵 먹다 별 사탕 씹은 기분"이란 표현도 썼다. 

    그러나 최 대변인의 논평이 나간 뒤 한나라당은 박 대표 발언의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고 판단, 해당 언론사에 정정보도를 요청했고 오전 기사는 결국 수정됐다. 박 대표가 정부의 합동수사 TF 구성에 반대한 것이 아니라 공직자비리수사 설치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최 대변인은 오후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최 대변인은 "'건빵 씹다 별사탕 씹은 느낌'이라는 논평을 드렸는데, 오후 관련 보도를 한 언론사가 기사를 수정했다"면서 "역시 한나라당 대표께서 합동수사 TF가 잘못됐다고 얘기할 리가 만무하고, 그런 기사가 나서 의아했었는데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였다'"고 개탄한 뒤 "야당이 팍팍한 건빵 씹는 것도 감지덕지하지만 별사탕을 씹은 느낌을 맛보려다 입맛만 씁쓸하게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