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한가지 과제를 고르라면, 값싸고 풍부한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를 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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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가 당면한 최대 도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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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인 미래학자 짐 데이터(Jim Dator 80) 하와이대 교수는
    “인류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에너지 문제”라고 강조했다.

    카이스트 미래전략 대학원에서 2주간의 특강을 마치고 3일 프레스센터에서 포럼에 참석한
    데이터 교수는 “환경, 정치, 경제, 리더십 등 여러가지 문제가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류가 직면한 에너지문제”라고 말했다.

    데이터 교수는 인류는 값싸고 풍부한 석유를 발견해서 과거 150년동안 펑펑 썼지만,
    “석유매장량은 제한되어 있는데 비해, 석유 소비량은 급증하기 때문에
    앞으로 20~40년 안에 석유고갈이라는 전 인류적인 재앙이 우려된다”고
    여러 번에 걸쳐 경고했다.

    데이터 교수는 석유 대체 에너지가 여럿 있지만
    그 어느 것도 석유만큼 양이 풍부하지도 않고 저렴하지 않다고 강조하고,
    이 문제에 충분히 대응하지 않는 점을 우려했다.

    데이터 교수는 대한민국에 대해서도 “한국 스스로 충분히 논의해서 많은 에너지 사용을 기반으로 하는 소비사회를 벗어나야 한다"고 말하고 "대한민국도 성장의 한계에 왔다"고 진단했다. 데이터 교수는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느 나라도 충분한 대응을 하지 않는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데이터 교수는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대해서는 “한국은 인내하고 관용하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시간은 대한민국 편에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데이터 교수는
    “북한은 어린아이 다루듯 해야 하며 북한이 변할때까지 인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직면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서는 ‘북한의 폐쇄성과 함께 미국 등 서방세계의 고립정책’을 지적했다.

    다음은 데이터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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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학자로서 지금 인류가 가장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인류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에너지이다. 특히 값싸고 풍부한 에너지이다.
    인류는 환경, 정치, 경제, 리더십 등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인류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를 딱 한가지만 고르라면
    바로 값싸고 풍부한 석유 에너지를 대체할 에너지 문제이다.
    인류는 싸고 풍부한 석유를 100여년 동안 사용했으나,
    이제 값싸고 풍부한 석유를 쓸 수 있는 시간이 20년 30년 40년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첫 번째 과제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한국은 우선 과연 그런지 테스트를 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이 그런 결론에 도달했는지 모르지만 나는 그런 결론에 도달했다.
    만약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이해한다면 한국은 미래를 다시 예측할 것이다.
    많은 에너지를 써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루는 컨슈머(consumer 소비)사회가 아니라,
    에너지를 많이 쓰지 않으면서도 훌륭한 생활환경과 번영을 누릴 수 있는
    그런 컨서버(conserver) 사회가 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북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인내하고, 관용하고, 기다려야 한다. 시간은 대한민국 편이다.
    북한은 어린아이 같이 다뤄야 한다. 너무 과민반응 하지 말아야 한다.
    몇 년 전 북한에서 미사일을 남쪽으로 발사했을 때 대한민국은 잘 참았다.
    인내해야 한다. 북한이 본격적인 무력도발을 할 것 같지 않다.
    북한 뿐 아니라 남한도 에너지 문제에 부딪혀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남북이 서로 합력하여 내부문제를 함께 평화롭게 해결해나가야 한다.”

    -대한민국은 언제까지 인내해야 하는가?

    “할 수만 있다면 영원히 인내해야 한다. 북한이 마음을 바꿀 때 까지.
    1989년에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아직 김일성이 살아있을 때였지만,
    사람들은 김일성 휴계자로 김정일을 원하지 않았다. 김정일은 어린아이 같고, 어리석다고 했다.
    이듬해 김일성이 죽었을 때 북한은 변화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나를 초청했던 사람들은 그 후 사망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다'고 말했다. 과연 통일이 대박이 될 것인가?

    “그렇게 말했는가? 보난자(대박 bonanza)이든 잭팟(jacpot)이든 기본적으로 도박에서 나온 말이고
    베팅한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 아주 좋은 행운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한 것이 흥미롭다.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독일 통일 이후 통일을 부담스러워 하거나 원하지 않는 쪽으로 바뀌었다. 통일은 대박이다는 말로 사람들의 마음을 우호적으로 바꿔놓았으니 그 같은 변화는 매우 바람직하다. 북한의 붕괴가 가까웠다.”

    -대한민국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복잡한 상황에 몰려있다.
    세 나라는 문화적으로 다른 배경을 갖고 있으면서 갈등에 시달린다.
    정치적으로 보면 세 나라가 조금씩 다르다.

    “내가 한국 사람이 아닌 것이 다행이다.(웃음).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매우 특이한 상황에 처해 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여서 이것이 항상 긴장하게 만든다.
    항상 준비해야 하고 침략에 대비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대한민국과 중국은 일본을 잊을 수 없다.
    아무리 전쟁이라고 하지만 일본이 중국에서 한 행동은 대단히 나쁜 것이었다.
    전쟁 이상의 참혹한 행동을 했다.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일본은 지금 자위대의 역할도 바뀌고 있다. 아베 일본 총리는 일본의 가장 나쁜 면을 보여준다. 군사적 호전성도 보여준다.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고 하지를 않는가 위안부에 대한 사과도 거부한다.
    일본은 중국에 대해서도 같은 태도를 보이지만,
    중국은 예전에 일본이 침략해서 손쉽게 무너뜨린 그런 중국이 아니고
    강하고 단결된 국가로 성장했다.

    한국도 전쟁 이후의 성공에 매우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한국은 점점 더 상승하고, 중국은 자기들이 세계의 중심국가라고 생각하면서
    예전에 주변 국가에서 조공을 받던 기억에 머물러 있다.

    지금 국제사회는 3개 국가를 모두 다 주권국가라고 인정하지만,
    중국은 세 나라가 동등한 주권국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렇게 세 나라의 관계는 아주 복잡하다.

    미국인과 일본인은 전쟁에 관한 생각이 아주 다르다.
    미국은 베트남에서 패배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순히 베트남에서 철수했다고 생각한다.
    노예해방을 놓고 전쟁을 벌인 남북전쟁에서 외국 사람들은 남부가 북부에 패배했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남부 사람들은 아직도 싸우고 있다고 생각한다.


  • 내가 일본에 있을 때 내 생일이 8월 15일 이었지만, 나는 내 생일을 마음 놓고 기뻐하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은 전쟁에서 패배한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한다. 일본인들은 대체로 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재미있는 여론조사를 소개하고 싶다.
    일본인에게 일본 탄생 기념일을 어느 날로 하면 좋겠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아주 오래된 일본 기원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메이지 유신을 골랐다.
    그러나 4분의 1은 1945년 8월 15일 일본 패배의 날을 선택했다.
    상당수 일본인에게 전쟁 패배는 국가가 경축해야 할 날로 기억된다. 

    다시 말해 많은 일본인들은 일본이 주변 국가를 침략한 것은 잘 못 된 일이며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미국과 일본이 중국이 센카쿠를 공격할 경우 공동대응하기로 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3월말 이렇게 보도했다. ' 미국과 일본이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중국의 행동과 관련해 미군과 자위대 간 공조를 위한 상설 협의기관을 설치하기로 했다.  두 나라가 무력공격 전 단계의 돌발사태, 이른바 [그레이존 사태]가 발생할 경우 기민하게 공조하기 위한 것으로, 올 연말 개정되는 새 미일방위협력지침에 명기될 전망이다.')

    - 일본에 6년간 살면서 강의하고 일본어도 유창하다. 일본인의 심리를 어떻게 보는가.

    “많은 일본인들은 일본이 외부 국가를 침략한 것을 매우 부끄러워한다.
    일본은 만주를 비롯해서 한국 중국 미국 등을 공격했지만, 이것은 매우 큰 실수였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300년 동안 외부와 고립된 상태로 살아왔다. 그리고 계속 그렇게 살고 싶어했다.
    외부에 개방할 것인가 아닌가를 놓고 내부에서 다툼이 있었다. 
    그들은 외부 압력에 의해 할 수 없이 개방했다.
    개방해서 세계의 일원이 되고 싶어했는데, 세계를 둘러보니 아시아를 따라가면 안 될 것 같았다.
    중국을 닮아 갈 수는 없었고 영국 식민지인 인도를 따라갈 수도 없었다.
    그들은 서방국가를 모방하기로 했다.
    당시 서방국가는 군사력을 키우면서 많은 식민지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래서 일본은 열심히 군사력을 키우고 서방국가들이 했던 것 처럼 아시아의 각국을 식민지로 만들어 나갔다.

    그러나 전쟁에 패배하고 나서 그들은 이제 군사력으로 식민지를 만드는 시대는 끝이 났음을 깨달았다. 경제력과 무역으로 방향을 바꿔 1960~80년 사이에 그들은 경제발전에 온 힘을 기울여
    일본은 세계적인 경제강국으로 성장하고 세계적인 주요 원조국으로 발돋움했다.

    그런데 아베 일본 총리는 반대방향으로 간다. 더 이상 경제적으로 강해질 수 없으니까 다시 군사력에 의지하는 정책으로 돌아간다. 일본은 아직도 고립된 상태이다. 
    일본에서는 전쟁을 경험하고 전쟁이 잘 못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사망하면서 줄어들고 있다.”


    -중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과거 공산주의 국가 중 아직도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과 북한 정도이다.

    “칼 마르크스가 다시 태어났다면, 소련과 옛 동유럽 지역의 체제를 공산주의가 아니라고 할 것이다.
    공산주의 역시 소련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고 독일에서 생긴 것이다.
    무너진 소련과 동 유럽의 체제는 공산주의라기 보다는 전체주의라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소련과 동유럽에서 붕괴한 것은 전체주의가 붕괴한 것이다.


    중국의 가장 큰 문제는 환경오염이다.


    전체주의가 붕괴하면서 혼란이 생겨서 경제적으로도 큰 혼란이 왔다.
    이에 비해서 중국은 정치적으로 붕괴하지 않았다. 그래서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위치를 확보했다.
    소련은 내부가 취약했지만, 중국은 좋았다.

    현재의 중국은 아직도 좋다. 물론 중국은 미래에 내부적으로 매우 많은 문제에 부딪힐 것이다.
    정치 및 경제적으로 그 같은 상황에 부딪힐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더 큰 문제는 환경오염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아직도 우선 경제성장부터 하고 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
    북경에 3주 동안 있다 왔는데 나중에는 결국 대기오염 때문에 결국 병이 나고 말았다.

    중국 지도자들은 우선 경제성장부터 이룬 다음에 환경을 다루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잘 못 된 생각이다. 환경이 너무 나빠지면 경제성장 자체가 어려워진다. 
    경제성장에 발목을 잡히면 사람들은 정치체제에 매우 비판적인 생각을 갖게 될 것이다.

    1988년 중국 갔을 때 당시 환경장관이 말하기를 북경 저수지에 물이 없다고 고민하는 말을 들었다.
    물을 퍼내기 위해 1년에 땅을 1m씩 파내려 간다고 호소하더라.
    당시는 경제개발이 본격화하기 전의 일이었다.
    중국 지도자들은 자기들의 경제가 한국이나 일본 수준으로 올라올 때까지는 경제개발 우선정책을 쓸 것이라고 할 것이다.

    중국 지도자들은 제정신이 아니다(insane, crazy).
    중요한 것은 환경오염이 경제발전을 늦출 것이고 그것은 독재를 묵인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민주주의 전통이 없으므로, 과연 중국에 민주주의가 맞을지 어떨지도 알 수 없다.
    인구가 매우 많고 문제도 많기 때문에 강한 리더십이 필요할 것이다.
    경제발전을 하면서 사람들을 통제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북한 역시 공산주의라고 부르는 것은 무리이다.
    1989년에 북한을 방문했을 때 그들은 주체사장이 공산주의+공자+기독교+김일성주의를 합해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물론 북한도 공산주의가 아니고 독재국가일 뿐이다.

    북한도 중국과 같은 문제가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세계와 고립되어 있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그들의 선택이기도 하지만, 미국과 다른 서방세계가 그들과 교역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북한을 쿠바처럼 고립시키고 있다.“


    에너지, 에너지, 에너지

    에너지 문제에 대한 짐 데이터 교수의 우려는 신앙에 가까웠다.
    강의시간을 비롯해서 인터뷰 등에서 에너지 고갈문제를 주요한 과제로 강조했다. 


  • “인류가 석유를 발견하고 약 150년전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이 원유에서 가솔린을 정제하기 시작하면서 인류는 갑자기 싸고 막대한 열량을 내는 에너지를 갖게 됐다. 그러나 땅속에 묻혀있는 석유는 제한된 자원이다. 석유는 언젠가는 고갈될 것이다.

    지금까지 석유를 많이 사용한 국가는 유럽과 미국 등이다.
    이제 중국을 비롯해서 인도 등 인구가 많은 국가의 석유사용량도 급격히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석유매장량은 거꾸로 줄어들고 있다. 석유 매장량은 제한됐는데 석유 사용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니 이보다 큰 재앙이 어디 있는가?

    여러 전문가들이 과연 언제 ‘피크 오일 (peak oil)에 도달하는지 우려한다.  
    나는 피크 오일이 2010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에너지 위기는 지금 심각하게 시작한 셈이다.
    아직도 사람들은 석유를 캐내고 유전을 발굴하고 있지만,
    석유를 캐내는데 점점 더 많은 돈과 에너지가 들어갈 뿐 아니라,
    석유의 품질도 점점 더 나쁜 것이 발견된다.
    예전에는 유전에서 질 좋은 석유를 쉽게 채굴할 수 있었다.

    불과 수십년 안으로 석유고갈의 비상사태가 올 것이 우려된다.
    물론 여러 과학자들과 정부가 새로운 에너지 개발에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하지만,
    에너지 고갈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
    여러 가지 대체에너지가 개발되지만, 아직 효율이 낮다.
    차세대 에너지라는 핵융합발전연구도 대한민국을 비롯해서 여러나라에서 벌이고 있지만,
    핵융합발전이 실제 가동하려면 아직도 40년 50년이 필요하다고 한다.

    설사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가 개발됐다고 해도, 항공기는 어떻게 할 것인가?
    만약 자동차 연료로 더 이상 석유를 쓰지 않고 전기자동차가 보편화된다고 해도,
    항공기 원료 마저 석유 같은 액체연료가 아니고 다른 연료를 쓸 수 있을까?
    항공기 원료가 떨어지면 전세계 모든 국가의 교류는 엄청난 타격을 입는다.

    세계는 석유고갈에 대비한 연구개발과 대체에너지 개발에 지금 충분한 돈을 쓰지 않는다.
    지금 사회의 모든 기반은 석유를 기반으로 한다.
    농업, 교통, 의료, 경제 모든 분야도 모두 값싼 석유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가정에서 가동하는 것이다. 전기 마저 석유가 없으면 생산이 안된다.
    이 같은 상황을 주시하는 지질학자들은 걱정이 아주 많다.
    경제학자들은 석유 공급이 줄면 석유가격이 올라갈 것이라고 하지만,
    석유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는 모순된 이야기이다.

    세계는 이미 피크 오일을 지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세계는 지금 같은 시스템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비료의 원료로 사용되는 인도 매장량이 부족하다.”

    [사진출처=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