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11일 사설 <민자(民資)사업으로 국민 등쳐온 'SOC 마피아'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민자(民資)로 지은 인천공항철도의 1단계 인천공항~김포공항 구간이 작년 3월 개통됐다. 김포공항~서울역의 2단계 구간은 2010년 개통된다. 인천공항철도는 당초 하루 이용객이 21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는 1만3000명밖에 안 됐다. 작년 수입도 71억원에 그쳐 예상 수입 1151억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정부는 수입이 예상치의 90%를 밑돌면 차액을 보전해주기로 한 협약에 따라 민자사업자에게 955억원을 지원했다. 2단계 구간 개통 후에도 한 해 2000억~3000억원씩 적자를 메워줘야 할 형편이다. 급기야 정부가 인천공항철도 운영권을 민자사업자로부터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매입 금액은 3조원으로 예상된다.

    2001년 개통된 인천공항고속도로도 하루 통행 차량이 6만~7만대로, 예상치 12만대의 절반에 불과하다. 2002~2006년 국민세금 4967억원이 이 고속도로의 사업자 적자를 메워주는 데 쓰였다. 인천공항 하루 입·출국자가 8만5000명밖에 안 되는데 인천공항철도는 이용객을 21만명, 공항고속도로는 이용차량을 12만대로 계산해 정부와 사업자 간 '적자보전 협약'이 체결됐다. 1999년 민간투자법이 시행된 이래 천안~논산고속도로, 우면산터널, 미시령터널 등 곳곳의 민자 사업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민자사업자 입장에선 적자를 정부가 메워주기 때문에 예상 통행량을 최대한 부풀리려 하는 게 당연하다. 문제는 관련부처 공무원과 공공투자 분석 전문가들이 뻔히 보이는 뻥튀기 수요예측을 걸러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실력이 없는 것인지 업자 로비에 넘어가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도로·철도 사업자, 관련 공무원, 교통관련 상임위 국회의원, 타당성 분석 전문가 사이 유착관계를 놓고 '도로 마피아'니 'SOC 마피아'니 하는 말까지 나온다. 불쌍한 국민들만 피 같은 세금으로 마피아나 다름없는 사람들의 주머니를 채워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