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욱 선교사 납치사건 전말 공개

    최다미 /뉴포커스
      

  • 방북 전 대북지원물자를 소개하는 김정욱 선교사의 모습 / 사진제공 탈북난민인권연합
    ▲ 방북 전 대북지원물자를 소개하는 김정욱 선교사의 모습 / 사진제공 탈북난민인권연합


    북한이 김정욱 선교사의 이른바 '국정원 간첩사건' 인터뷰를 공개했다.
    뉴포커스는 이미 지난 1월 경 김정욱 선교사가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에 체포되어 평양에서 고문으로 인해 인대가 끊어졌다는 첩보를 입수했고 김정욱 씨에 대한 취재와 함께 관련 기독교 단체에 김정욱 구출 운동을 호소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탈북난민인권협회 김용화 회장으로부터 방북 이전 김정욱 선교사의 활동에 대한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아래는 탈북난민인권협회 김용화 회장의 인터뷰이다.

    김용화 회장의 말

    김정욱 선교사는 7년 동안 우리와 함께 일했다. 그는 신앙이 투철했다.
    중국 단동에서 주로 탈북자들을 상대로 신앙교육을 했다.

    그분은 북한체제를 탈출한 탈북자들에게는 선교사였지만 북한 내부 주민들에게는 정권이 종교를 반대했기 때문에 순수한 인도주의 차원에서 지원을 했다. 단둥에 국수공장을 크게 차리고 북한 정권을 지원했다.

    그의 기본 무역상대는 북한 만경대무역회사 사장이었다. 하루는 김정욱 선교사가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만경대무역회사 사장이 '북한에 가게 되면 지하교회도 공개해주고 얼마든지 해줄 수 있으니 필요한 물건을 준비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정욱 선교사는 갑자기 평양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한사코 반대했다. 그런데도 그분은 북한 주민들이 굶주린다면서 기어이 북한을 가겠다고 했다. 가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 자신이 그만큼 북한 보위부와 각 기관에 지원해줬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게 도와준 사람들이 나를 잡을 수 없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할 때 기가 막혔다. 왜냐하면 북한 정권이 필요시에 그런 식으로 유인공작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김정욱 선교사는 북한에서 비타민이 아이들의 건강식품으로 인기가 있다면서 150kg 정도 사기도 했다. 그때 계약해서 갖고 온 비타민이 아직 사무실에 300통 정도 있다.

    그렇게 순수 인도주의 차원이라며 단둥에서 지난해 9월 20일경 북한에 들어갔다. 그런데 신의주에 넘어가자마자 바로 국가안전보위부에 잡혀 평양으로 압송됐다. 그 소식을 우리 통신원으로부터 전달받고 기가 막혔다. 비록 중국에서 선교활동을 했지만 평양 만경대무역회사 사장 요구로 북한에 들어갔고, 또 그분 자체가 북한에는 순수 인도주의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일 주일 계약을 하고 들어갔는데 일 주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어서 중국 국수공장이 문을 닫았다. 나는 김정욱 선교사님이 북한에 체포됐다는 사실을 알고 가족들에게 연락했지만 북한에 나쁜 짓이 아니라 도와주러 갔기 때문에 괜찮을 것이라며 기도로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란 대답만 돌아왔다. 가족들까지 피해받을 수 있어 일단 한국으로 들어오긴 했지만 자꾸 기도로 해결된다고 해서 어쩔 도리가 없었다.

    김정욱 선교사는 북한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스스로 국정원 스파이라고 했는데 그건 강요에 의한 것이다. 그 분의 죄라면 중국에 나온 탈북자들에게 기독교 신앙을 전파했다는 죄밖에 없다. 북한 보위부는 지하교회 명단을 넘겨달라고 하는데, 그건 불가능하지 않겠는가. 결국 김정욱 선교사를 고문하던 끝에 인대가 끊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

    여기까지 북한으로 가기 전 김정욱 선교사와 시간을 함께 했던 탈북난민인권연합 김용화 회장의 말이다. 그를 취재했던 뉴포커스 장진성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미국은 국민 한 사람을 위해 군대를 파견하고 대통령이 직접 나선다. 이번 김정욱 납치사건은 북한이 남북화해를 주장하는 마당에 나온 도발이어서 더 엄중하다. 박근혜 정부가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 남북대화의 우선조건으로 김정욱 선교사의 송환을 제안해야 한다. 또한 한국의 기독교단체들이 대북지원에 앞서 김정욱선교사의 구출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의 기독교는 아멘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