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 국제대 교수 “모호한 안철수 뚜렷한 정체성 없으면 신뢰도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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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걸그룹 AOA ⓒ공식사이트 사진
    ▲ 걸그룹 AOA ⓒ공식사이트 사진

     


    흔히 이미지로 먹고 산다는 말이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직업 가운데
    [이미지·Image]에 가장 많이 신경 쓰는 이들은
    바로 연예인과 정치인이 아닐까 싶다.

    2014년 연예계는 걸그룹의 노출경쟁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판의 노출경쟁도
    연예계와 크게 다르지 않은 실정이다.

    구체적인 정책 제시는커녕 유토피아적 망상화법으로
    국민을 선동하는 일부 정치인들의 포퓰리즘 행태가
    잇따라 도마에 오르는 까닭이기도 하다.

    <이미지 경쟁>에 매몰된 정치판의 한계일 수도 있다.

    그저 이미지 관리에 몰두하며 20~30대 유권자를 현혹하는
    인기영합주의식 정당과 세력이 있는가 하면,
    현실적인 정책을 만들어내기 위해 뒤에서 묵묵히 일만 하는
    다산 정약용 선생 같은 정치인도 존재한다. 

     

  • ▲ 제19대 국회의원들이 지난 3일 오후 국회의사당 정현관 앞에서 단체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제19대 국회의원들이 지난 3일 오후 국회의사당 정현관 앞에서 단체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평소에는 제대로 된 정책 한번 제시한 적 없이
    발목잡기 헐뜯기식 정치공세에만 치우치던 이들이
    선거를 앞두고 [일하는 정치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이유는
    사실 단순 명료하다.

    보여지는 이미지가 너무나 크게 각인되기 때문이다.

    거짓 선동에 의해 형성됐다 하더라도,
    한번 각인된 정치인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대중의 머릿속에서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반면 잘 갖춰놓은 이미지 탓에,
    뜬구름 잡는 소리만 늘어놔도 갈채를 받는
    정치인들도 더러 눈에 띈다.
     
    전문가들은 이를 [이미지 정치의 속성]이라 부르고 있다.

     

    <뉴데일리>는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미지 메이킹] 전문가로 손꼽히는 국제대학교 박선영 교수를 만나
    국내 주요 정치인들의 이미지를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박선영 교수는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대표적 정치인으로,
    통진당 이석기 의원과 함께 종북 논란의 핵심으로 불리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꼽았다.

    [순방 패션]으로 매번 화제를 모은 박근혜 대통령과
    [모호 정치]의 대명사로 불리는 안철수 의원을
    <흑과 백>에 비유하며 준비(Preparation)의 중요성을
    누차 강조하기도 했다.

    정몽준 의원과 문재인 의원의 경우,
    국내 유명 드라마의 예를 들면서
    갖춰진 이미지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 ▲ 박선영 국제대 교수 ⓒ뉴데일리
    ▲ 박선영 국제대 교수 ⓒ뉴데일리

     

    <박선영 국제대 교수 Profile>

    ▶ 국제 대학교 뷰티디자인계열 교수
    ▶ 대한민국 백강포럼 명강사
    ▶ 아시아 디자인 센터 이사
    ▶ 이미지 전략가
    ▶ 뷰티컬럼니스트
    ▶ 뷰티스타일리스트
    ▶ 천연 미용 연구가

    <주요 저서>

    ☞ 깨끗한피부, 남자의경쟁력 
    ☞ 健康皮膚男人的競爭力
    ☞ Oh my Image!

     

    <뉴데일리 기획 인터뷰> 

    다음은 박선영 교수와 나눈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박>=박선영 교수

     

    - 정치인과 이미지의 관계를 어떻게 보나.

    <박> 혹시 메라비언의 법칙에 대해 알고 계신가.
    사람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때
    내용자체가 갖는 비중은 7%밖에 되지 않는 반면,
    그 사람의 목소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38%나 된다는 연구결과를 말한다.

    ※ The Law of Mehrabian,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UCLA)의
    알버트 메라비안(Albert Mehr abian) 교수의 학설.
     
    내용보다 목소리와 바디랭귀지가 갖는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부분이다.

    여러 정치인들이 저에게 이미지 메이킹에 대한 자문을 구한 이유가
    대중에게 고스란히 노출되는 영역 때문이라고 본다. 


    - 국내 주요 정치인들의 이미지는 어떤가?

    <박> 박원순 서울시장의 경우,
    선거에서 당선되기 전 보여준 덥수룩한 이미지에서
    최근 말끔한 이미지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본다.

    반면 안철수 의원 같은 경우는
    외적인 이미지에서는 호감도가 뛰어나지만,
    말씨가 어눌해지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점수가 깎인 케이스에 속한다.

    정체성에 대한 논란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처음엔 호기심을 유발하는 듯 했으나,
    정치적 정체성에 대한 콘셉트가 없다보니
    [나팔귀]처럼 제대로 하는 모양새가 아니게 됐다.

    정치인이라 하면 의사전달이 제일 중요한데,
    안철수 의원에게는 모호함이 느껴진다.
    그라데이션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본인의 정체성과 정치의 정체성을 하나가 묶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모호한 이미지가 느껴진다.

    과거에는 굉장히 신선했는데
    지금의 정치인 안철수는 그러지 못하다.

    왜? 정치에는 명확한 컬러가 있어야 하는데
    사실 본인의 컬러가 뚜렷하지 못하다.

    자신감도 결여된 모습도 보인다.
    정치 초년생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부담이 왔던 것 같다.
    이렇게 되면 유권자의 신뢰도가 떨어지게 된다.



  • ▲ 2011년 9월 안철수 의원이 박원순 시장에게 서울시장 후보자리를 양보하겠다고 밝힌 후 서로 포옹하는 모습. ⓒ연합뉴스
    ▲ 2011년 9월 안철수 의원이 박원순 시장에게 서울시장 후보자리를 양보하겠다고 밝힌 후 서로 포옹하는 모습. ⓒ연합뉴스

     

     

    - 안철수 의원에게 필요한 점이 있다면?

    <박> 최근 정치에 대해 고민이 많아 보인다.
    방송에 나온 부분을 본인이 모니터링 할 텐데...
    눈빛에서도 무언가 모자라 보인다.

    정치인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자신감과 같은) 그런 부분을 트레이닝 해야 한다. 

    처음부터 준비가 됐어야 한다.
    각 정당마다 구축된 컬러가 있듯이
    안철수 의원에게도 색깔이 필요하다.

    특히 강인한 모습이 부족해 보인다.
    흔히 정치판은 전쟁터로 비유되지 않나.
    전쟁터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데
    그런 러닝을 안 하고 나온다는 것은 무임승차와 같다.

    준비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그런 부분이 준비됐다면 큰 이슈가 됐을 텐데 아쉽다.


    - 안철수 의원과 상반되는 정치인이 있다면.

    <박> 안철수 의원과는 달리 잘 준비된 정치인으로는
    박근혜 대통령, 문재인 의원, 정몽준 의원을 들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는
    첫 여성대통령으로서 꿈과 희망을 주는 이미지가 강하다.
    패션과 컬러로서 문화전도사가 되겠다는 인상이 깊다.

    박근혜 대통령과 안철수 의원은
    <흑과 백>처럼 뚜렷하게 대비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랫동안 단련된 분이질 않나.
    열정과 노력을 통해 준비된 대통령이라 생각한다.
    굳이 점수를 매긴다면 A+ 90점 이상이다.

    의상의 컬러라든지 늘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특히 핑크색 컬러는 정치인들이 잘 활용하지 않는데
    [나도 여자야] 하는 부분을 드러내기도 하고,
    블링블링한 부분까지 잘 보여주는 것 같다.

    하지만 안철수 의원은 여러 보여지는 이미지에서
    60점 정도밖에 줄 수 없을 것 같다.

     

     

  • ▲ 순방 패션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뉴데일리 자료사진
    ▲ 순방 패션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뉴데일리 자료사진

    - 정몽준 의원과 문재인 의원은 어떤가?

    <박> 정몽준의 경우는 도회적인 이미지가 있다.
    흔히 말하는 [차도남 스타일]이라고 보면 된다.
    재력에서 풍겨 나오는 귀족적인 부분이 느껴진다.

    하다못해 커프스버튼을 고르는 부분까지 세련되면서 쿨하다.
    하지만 너무 사치스러워보이지는 않게 잘 조절하는 것 같다.

    국내 드라마 <상속자들>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한 명을 떠오르게 하는 정치인이다. 
    이미지 점수를 매긴다면 80점이다.

    문재인 의원은 내추럴하면서 여심(女心)을 녹이는 듯한 느낌이 있다.
    전체적인 의상은 양복이든 캐주얼이든 잘 어울린다.

    특전사의 이미지에서 이제는 여심을 사로잡는 게 느껴진다.
    유권자의 표를 얻기 위해 본인 스스로
    소프트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잘 표출하는 것 같다.

    드라마에 비유하자면
    <애인>의 주인공인 유동근씨의 이미지에 가깝다.
    친근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에 75점을 주고 싶다.


    - 박원순 서울시장의 점수는 어떠한가?

    <박> 박원순 시장은 과거 지저분한 마당쇠 이미지였다.
    그러나 지금 깔끔한 선비 스타일에 가까워졌다.

    상당히 성공적인 변신이라 할 수 있다.
    옆집 아저씨 같은 이미지가 느껴진다.
    과거 이미지가 원체 좀 그랬으니까...
    지금은 상중하 중에서 중(中)까지 올라왔다.
    점수를 매기자면 60점이라 할 수 있다.



  • ▲ 정몽준 의원(좌측)과 문재인 의원 ⓒ뉴데일리 자료사진
    ▲ 정몽준 의원(좌측)과 문재인 의원 ⓒ뉴데일리 자료사진

     

     

    - 정치신인들은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박> 요즘 정치인들은 쇼맨십을 많이 한다.
    신뢰, 겸손, 배려는 물론 능력이 중요한 듯하다.

    일단 능력이라는 베이스를 갖추고 있어야
    여러 가지를 컨트롤하고 상대에게 자신의 역량을 피력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러려면 우선 경험이 우선시 돼야 하고,
    위의 네 가지를 바탕으로 하는
    외적인 이미지의 숙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저 포장만 잘해가지고는 안 된다.
    포장은 그리 오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의 이미지 메이킹은 항상 거론이 되는데
    신뢰, 배려, 겸손, 능력이 고루 조합된다면
    우리 정치권 내에서 굉장한 향이 날 것이라 믿는다.

    아로마테라피에만 향이 있는 게 아니라 정치에도 향이 있다.
    아름다운 정치를 해야 국민이 더 행복하지 않을까.
    특히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면 안 된다.


    - 위에서 언급한 정치인을 컬러로 표현한다면?

    <박> 박근혜 대통령은 열정적인 레드에 가깝다.
    강한 리더십과 컬러 마케팅이 레드와 잘 어울린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색채적으로 옐로 이미지가 강하다.
    이분은 관상학적으로 봐도 왠지 그렇게 느껴진다.

    문재인 의원은 내추럴한 이미지의 그린,
    안철수 의원은 오묘한 느낌의 퍼플이라 할 수 있다.
    정몽준 의원의 경우는 도회적인 블루로 요약된다.


    대담 = 김  영  편집국장

    정리 = 배태랑 산업부 기자
    종합 = 오창균 정치1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