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의 장관 임명 강행에 이어 한승수 국무총리가 국회 쇠고기 특위에 불출석하자 민주당은 잔뜩 화가 났다. 여야가 합의한 국회 원구성이 청와대 개입으로 결렬되면서 시작된 불만이 장관 임명 강행과 한 총리 국회 불출석으로 극에 달한 상황이다. 

    정세균 대표는 "완전히 5, 6공화국으로 회귀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8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대표는 "국회의 위상이 이렇게 후퇴할 수 있는지 참담하고 걱정이 크다"고 개탄하며 이같이 비판했다.

    정 대표는 "5,6공으로 다시 가라고 대통령 뽑은 게 아닌데 권위주의가 완전히 부활했고, 공안정국이 되살아났다. 언론탄압은 5,6공을 능가하면 능가했지 못하지 않은 정도로 심화됐다"면서 "여야가 합의한 개원협상안을 헌신짝 처럼 차버려 국회를 정상화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책임도 청와대에 있고 이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이어 "거기다 국무총리는 불과 두 달전 내각 총사퇴를 하겠다면서 사죄 했는데 지금은 안하무인"이라며 "어떻게 여야가 특위에 출석하도록 의결했는데 사전협의나 통보도 없이 불참할 수 있느냐"고 따진 뒤 "출석 요구도 야당만이 한게 아니라 한나라당과 합의해 같이 요구한 것인데 그것을 어떻게 거부하느냐. 절대 좌시할 수 없다. 총리가 의회를 무시한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야당은 힘을 합쳐 총리가 제정신이 들도록 분명하게 경고하고 국회 운영에 협조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대표는 "도대체 어느 정권이 이런 일을 했나. 현 사태는 완전히 권위주의로 회귀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야당과 붙어보자' '숫자로 눌러보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이런 상태에서 야당은 싸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도 "이렇게 국회를 무시할 수는 없다"면서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방자한 작태"라고 한 총리를 질타했다. 원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특위구성으로 인사 청문하겠다는 여야 원내대표 합의를 부정하더니 총리는 한술 더떠 여야 공동으로 요구한 출석요구조차 거부했다"면서 "총리가 얼마나 대단한 지 모르겠으나 여야 합의로 백담사로 간 전두환 전 대통령도 국회 출석해 답변을 해야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