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국 60주년을 맞아 군당국이 병사들의 '돌연사' 발생 가능성을 진단예방하는 심전도 검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창군 이후 처음으로, 병사 1만3000여명이 검사를 받고 있다.

    군 소식통은 3일 "국군일동병원 주관으로 5군단 예하 부대에서 신청한 병사 1만3천여명에 대해 심전도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검사는 지난 달 10일부터 진행돼 다음 달 말께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군이 이처럼 대규모로 병사들의 심전도 검사에 나선 것은 실제 돌연사하는 병사들이 있어 이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국군일동병원장인 황일웅(육사46기) 대령은 이와 관련, "병사 5만명을 관리하고 있는 일동병원에 부임한 뒤 점검을 해보니 돌연사로 숨지는 병사들의 사례가 발견됐다"며 "심장의 전도장애가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심장 전도장애는 심장의 전도시스템에 장애가 생겨 발병하는 질환으로, 심장의 기계적 활동이 정지해 버리는 심정지(심장마비)를 야기한다.

    황 원장은 "올해 들어서도 건장한 체격의 병사 2명이 밤에 잠을 자다가 돌연사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일동병원 측은 심전도 검사에 필요한 심전도기 6대를 심장병학회 부설 부정맥연구회에서 임대, 5군단 예하 부대에 보내 심전도 검사를 하고 있다.

    해당 부대들은 이 심전도기로 병사들의 심장 초음파 사진을 찍은 뒤 인터넷으로 일동병원과 국내 모 대학 병원에 전송하고 일동병원과 부정맥학회에 소속된 의대 교수들이 이 사진을 분담해 판독, 그 결과를 전달해 주는 방식으로 검사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황 원장은 "심장 전도장애라는 질환에 대해서 의학계에서도 이처럼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일시에 조사해본 적이 없다"면서 "군인들을 상대로 잠재적인 돌연사 가능성을 찾아내고 사전 예방하는 차원의 검사를 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대에서 아픈 사람만 치료하는 게 아니라 발병 가능성을 미리 찾아내 치료해 주고, 군과 민간 의료진이 연계해서 검사를 하고 있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