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쇠고기국정조사특위 증인에서 PD수첩, 노무현 정권 인사는 다 빼주고 현 정부인사는 줄줄이…"

    여야 원구성 협상 결렬 이후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공공의 적'으로 몰리고 있다. 야권의 비난은 둘째치더라도 청와대와 여권 내부에서 강한 불만기류가 감지된다. 특히 원구성 협상 결렬 책임을 청와대로 돌린데 대한 내부 비판은 거세다. 청와대와 충분한 논의없이 실정법을 어기면서까지 야당과 합의했다가 청와대의 제동에 막히면서 홍 원내대표의 리더십에도 적잖은 타격이 가해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여야 원구성에 대한 잠정 합의안을 보고받은 뒤 "계속 명분 없이 야당에 양보만 하면 여당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며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의 새 원내 지도부에 기대를 많이 했는데 기대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 대목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했다. 원구성 책임자인 홍 원내대표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으로 들린다.

    쇠고기국정소사특위 증인에서 PD수첩 제작진, 노무현 정권 관계자는 빼주면서 현 정부인사는 대부분 채택한 것도 홍 원내대표에 대한 여권의 불신을 높였다. 청와대에 홍 원내대표가 개입이 잦다는 곱지않은 시선도 나온다. 홍 원내대표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던 법제사법위원장도 민주당에 내주기로 잠정 합의했었다. "여당이 양보한 한다"는 분위기는 여권 전반에 깔려있다.

    청와대는 국회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금주 중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내정자를 임명할 방침이다. 국정공백의 장기화에 대한 우려와 현행법을 어기는 전례를 만들게 될 경우 앞으로 협상에서도 계속 야당의 요구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배경이다. 홍 원내대표는 덜컥 '인사청문특위' 구성을 합의했지만 청와대의 이같은 강경 입장에 '없던 일'이 됐다.

    한나라당 주요 당직자회의에서도 홍 원내대표에 대한 문제점이 공개적으로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지난 1일 회의에서 홍 원내대표가 그동안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거침이 없는 홍 원내대표 특유의 스타일에 불만인 의견도 많다"며 "특히 원구성 협상 결렬을 설명하면서 청와대를 끌어들인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