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꿈꾸고 있는 민주당 대선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미국 정부가 노예제도의 희생자들인 흑인 후손들에게 금전적인 배상을 해야 한다는 흑인 인권단체들의 요구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여 흑인 지도자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고 AP통신이 2일 보도했다.

    오바마는 최근 "과거에도 말했듯이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최상의 배상은 시내에 좋은 학교를 제공하고 실직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힐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또 최근 하원에서 통과시킨 노예제 사과 결의안에 대해서도 적절하다고 보지만 흑인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는 특별히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배상 문제에 대해서는 본질적인 개선보다는 주의만 다른 곳으로 돌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오바마는 흑인 노예제 배상을 요구하고 있는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의 질문에 지난 2004년 "배상이 일부에서 `우리는 빚을 갚았다'고 주장하며 더 힘든 노력을 피하게 할 수 있는 구실을 제공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한다"며 배상 요구에 부정적인 인식을 전달한 바 있다. 

    배상 옹호론자인 베르넬리아 랜달 데이턴대 법학과 교수는 "그는 지극히 잘못 생각하고 있다"면서 일반적인 빈민 구호활동으로 흑백 격차를 해소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랜달 교수는 가난한 흑인들은 가난한 백인에 비해 처지가 더 곤란하고 중산층 흑인들도 중산층 백인들에 비해 뒤처져 있다며 노예제의 파급효과를 직접 겨냥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랜달 교수는 또 "그가 그런 이야기를 한다면 출마해서 당선되지 못할 것이라고 사람들이 이야기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 의회에서는 20여 명의 하원의원들이 공동 발의해 노예제로 입은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배상금과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위원회를 설립하려 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