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3대 함정에 갇혀있다"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 민주당은 이런 진단을 내렸다. 정부 여당 스스로가 함정에 빠져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진단한 정부·여당의 3가지 함정은 ▲잃어버린 10년이란 잘못된 역사인식과 ▲이명박 대통령의 구시대적 리더십 그리고 ▲잘못된 정책방향이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1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3대 함정에 갇혀있다"면서 3가지 함정과 그 이유를 설명했다. 원 원내대표는 먼저 정부와 여당의 "첫째 함정은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잘못된 역사인식"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10년 성과를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모두 뒤집는데 비극은 여기서부터 시작했다"는 것이다.

    원 원내대표는 "미국 부시 정부도 취임초기 클린턴 정부의 모든 정책을 부정하는 태도로 국정에 임했고 북한을 악의 축이라 부르고 타도 대상이라 규정했으나 7년 뒤 오늘 미국과 북한은 관계 정상화를 협의하고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도 부시 정부의 과오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모든 것을 부정하려는 아집에서 벗어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둘째 함정은 이 대통령의 구시대적 리더십"이라고 했다. 원 원내대표는 "우리 국민 의식수준은 세계 최고"라며 "정부가 일방통행식으로 국민을 통치할 수 없다는 점을 풀뿌리 촛불들이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 이명박 정부는 여전히 70년대의 개발독재식 리더십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한 뒤 "그런 리더십으로는 새로운 흐름을 담을 수 없고 수평적 리더십, 민주적 리더십, 소통하는 리더십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함정은 잘못된 정책방향"이라고 원 원내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진단이 잘못됐기에 처방도 잘못된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며 "국정기조 전반이 방향을 잘못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의 절대 다수가 반대하는 한반도 운하 추진, 교사와 학생을 놀라게 한 영어몰입교육, 고환율 수출드라이브 정책, 수도·가스·전기 등 국민생활과 직결된 핵심 공공 사업과 건강보험의 무분별한 민영화 시도, 통일부 폐지 방침에서 보인 대결적 대북 인식 등 민심과 시대정신을 거스르는 정책이 그 예"라고 지적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어 경제회생을 위해선 현 강만수 경제팀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역설했고 "일본의 오만방자한 영토주권 침해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도 이 대통령이 지난 9일 한·일 정상회동에서 후쿠다 일본 총리에게 독도 영유권 명기 입장을 사전에 들었다는 일본 교도통신과 NHK 보도를 거론한 뒤 "9일 훗카이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 대통령이 밝혀야 하고 일본의 도발이 현정권의 외교적 무능이 조금이라도 빌미를 준 것이라면 이 대통령은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