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는 일본이 중학교 교과서 학습지도해설서에 독도 영유권 주장을 명기한 도발을 '영토주권 침해'로 인식하고 범정부적 총력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4일 "우리 정부는 독도문제가 역사문제임과 동시에 또한 영토 주권에 관한 문제로서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왔고, 이명박 대통령도 이 문제에 관해 단호한 입장을 갖고 있다"며 "강력한 대응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이 우리 영토 주권을 침해한 중대 사안이므로 이례적으로 권철현 주일 대사를 16일 일시 귀국시켜 초강경 입장을 표명하기로 했다. 정부는 외교통상부 국토해양부 교육과학기술부 등 관련 부처에서 즉각적이고 단계적인 대응에 나서는 한편, 민간단체 활동과도 연계해 일본 도발에 대응할 방침이다.

    오는 9월로 예정된 한중일 3국 정상회담과 일본 '셔틀외교' 복원에 따른 후쿠다 야쓰오 총리의 방한일정도 이번 도발로 불투명해졌다. 청와대 핵심 인사는 "한중일 정상회담 날짜는 아직 합의를 못한 상태이며 후쿠다 총리 방한도 확실히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그 문제는 계속 상황을 봐가며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한일관계가 어떻게 갈 것인가는 우리보다 일본측에서 취하는 행동에 달려있다"고 압박했다.

    ◇ 이명박 대통령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처하라" = 청와대는 일본 도발이 독도 문제의 국제분쟁화를 노린 상습적 도발이자 우리 영토 주권 침해로 보고 강경 대응 방침을 알렸다. 이 대통령은 "독도문제는 역사 문제일 뿐 아니라 우리 영토 주권에 관한 사항이라 분쟁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역사를 직시하면서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구축해 나가자는 양국 정상간 합의에 비추어 깊은 실망과 유감의 뜻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동관 대변인은 "일본측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약속하고서도 잊을 만하면 한번씩 독도 문제를 분쟁화시키는 것을 더이상 반복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영토 문제는 양보하고 말고, 이해하고 말고 할 사안이 아니다"며 단호한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한편으로 청와대는 강경 대처가 일본이 원하는 '분쟁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가 실효지배한 상황에서 강경일변도로 나가 (국제적) 말썽이 되는 것도 현명한 일은 아니다"고 지적하면서 "강온 '투트랙'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반복적으로 일본이 분쟁화를 노려왔다는 점에서 단호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입장"이라고 설명했다.

    ◇ 정부, '실효적 지배 강화' 조치 즉각 돌입 = 외교통상부는 즉각적인 대변인 성명 발표에 이어 유명환 장관이 주한 일본 대사를 초치해 항의한다. 일본에서는 권철현 주일 대사가 일본 외무성을 방문해 항의의 뜻을 전달할 예정이다. 여러 국제회의를 계기로 과거사 관련, 특히 일본의 부도덕성을 부각시키는 활동을 할 계획이다. 주한 외국 공관 및 재외 공관을 통한 일본의 독도침탈사도 폭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해양부는 금년 중 독도의 지속적 이용을 위한 시행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토부의 조치는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를 갖는다. △ 독도 및 주변 해역에 생태계 및 자연환경 보존 조치 △ 독도 주변 해역에 해양수산자원의 합리적 이용을 위한 조치 △ 독도와 관련한 지식정보의 원활한 생산과 보급을 위한 조치 △ 독도 내 시설의 합리적 관리와 운영을 위한 조치 △ 울릉도와 연계한 독도 관리체제 구축 등 다섯개 분야 14개 사업이 시행된다.

    교육부는 김도연 장관 명의로 일본 문부과학대신 앞으로 항의서한을 발송하고, 어청수 경찰청장은 독도 수비대에 격려전화를 하고 독도 주변 수역의 경계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는 등 즉각적인 대응에 나선다. 또 교육부 산하 동북아역사재단은 15일 일본 교과서의 역사왜곡을 재조명하는 학술회의를 개최하고, 8월 13일부터 15일까지는 청소년 독도캠프를 열 계획이다. 유학생과 교포 등을 대상으로 '독도 아카데미' 행사를 실시, 오는 18일부터 8월 1일까지 독도관련 교육을 하며 26, 27일 독도를 방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