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이 특히 인간 광우병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놔 '광우병' 논란을 확산시킨 김용선 한림대 의과대학장이 4일 해외로 출국했다고 중앙일보가 5일 보도했다.

    김씨는 2004년 5월 유전자 관련 해외 학술지인 '저널 오브 휴먼 제테틱스'에 '한국인 프리온 단백질 유전자의 다형성질'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 김씨는 한국인 529명의 프리온 유전자(광우병을 일으키는 단백질)를 분석했고 그 결과 한국인의 94.33%가 메티오닌-메니오닌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티오닌-메티오닌'은 지금까지 확인된 인간 광우병 환자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 유전자다.

    이 결과를 토대로 김씨는 당시 "미국이나 영국은 인구의 약 40%가 메티오닌-메티오닌"이라며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을 경우 인간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미국이나 영국인에 비해 높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김씨의 연구 결과가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이후 '광우병'논란을 촉발시키는게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다.

    자신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광우병' 논란이 확산되자 김씨는 출국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씨의 비서 김주영씨는 "김 학장이 오늘 연구소(한림대 의대 일송생명과학연구소) 업무차 핀란드로 출국했다"고 말했다. 김주영씨는 "(김씨가) '언론이 논문 내용을 본인 의사와 달리 과장되게 표현한 부분이 있어 곤욕을 많이 치렀다'며 언론 접촉을 피하고 해외로 출국했다"고 설명했다. 한림대 의대 윤배연 교학과장도 "김 학장이 유럽 병원과의 국제교류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2주 일정으로 출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반면 학교의 고위관계자들나 연구소 관계자들은 김씨의 출국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전한 것으로 이 신문은 보도했다. 한림대 최수영 부총장은 "(김씨와) 연락이 안 된다. 연휴를 맞아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고 했고 김씨 연구실 소속인 김보현 박사는 "휴일이라 교수님 일정이 어떻게 되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