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조 보수'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이 17대 국회를 마지막으로 정계를 떠나면서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 "이제 좀 더 강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18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 의원은 정계 은퇴 소감을 밝힌 '굿바이 여의도-'원조보수' 김용갑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라는 책에서 박 전 대표를 '소신있는 원칙주의자'라고 평가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그가 한나라당 대표로 일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원칙주의자'로서 박근혜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신뢰를 드러낸 뒤, 지난해 한나라당 경선 기간 동안 박 전 대표를 지지하면서 느낀 바와 2004년 자신이 처음으로 만들어 낸 '호박(好朴)'이라는 말을 언급하며 정치인으로서의 박 전 대표를 격려했다.

    그는 "우려스럽게도 박 전 대표의 행보는 간혹 지나치게 원칙에 얽매일 때가 있다는 게 내 소견"이라며 "최근 박근혜를 둘러싸고 돌아가는 분위기를 보면 향후 그녀의 입지와 정치 생명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박 전 대표가 18대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 의원들에게 '살아서 돌아오라'고 한 발언을 예로 들며 "당시 상황은 대다수 국민들조차 박근혜의 탈당까지 점쳤을 만큼 일방적으로 기습당한 측면이 컸다. 그런데도 저녁을 들며 '살아서 돌아오라'는 주문만으로 애써 수위를 조절하다니…"라면서 "원칙을 지키는 모습은 아름답지만 그것이 단지 '원칙을 위한 원칙'이라면 그런 굴레는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의원은 박 전 대표를 향해 "아무리 호박(好朴)파(박근혜를 좋아하는 세력)가 세를 불린다고 해도, 국민이 전폭적인 신뢰와 지지를 보낸다고 해도, 그 중심에 서 있는 박 전 대표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백약이 무효한 일"이라며 중대 결단을 요구했다. 그는 이어 "당내 약 서른 명의 친박계 인사와 친박연대 및 무소속으로 당선된 스무 명 가량 인사를 고려하면 앞으로 정국 운영에서 그 누구도 박근혜의 입지를 쉽게 보긴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박근혜, 그는 충분히 아름다웠다. 하지만 시대는 그에게 보다 큰 그림을 기대하고 있다"며 "필요 이상의 원칙에 스스로를 옥죄는 대신 차라리 울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