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위원장인 통합민주당 김원웅 의원이 한미 FTA 비준안을 17대 국회 회기 내에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의 이런 주장은 당 입장과는 분명 차이가 있어 한미 FTA 처리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민주당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김 의원이 사실상 당에 반기를 든 셈이다.

    김 의원은 28일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한미 FTA 문제는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것이고 17대 국회에서 중요한 쟁점으로 다뤄왔던 문제이므로 찬성이든 반대든 17대 국회에서 처리하는게 여야를 떠나 정치적 책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처리가 부담스러워 18대 국회로 넘기자는 것은 책임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고도 했다.

    손학규 대표 등 소수를 제외하곤 현재 민주당은 한미 FTA 처리에 미온적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미국 민주당의 대선주자들이 한미 FTA 처리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인데 "지금 처리하는 게 결코 국익에 도움되지 않을 것"(김효석 원내대표)이라고 역설한다. 이런 주장에 대해 김 의원은 "17대 국회에서 2년 반을 넘게 한미 FTA 문제를 다뤄왔고 위원회(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도 22차례나 공청회를 열었다. 국회에서는 한미 FTA 특위까지 구성해 28차례나 회의를 했다"면서 "그렇게 공부는 열심히 해놓았는데 다른 사람이 시험을 보면 이상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FTA 청문회와 쇠고기 협상에 대한 청문회 개최를 요구하고 있는데 김 의원은 청문회를 요구하면서도 FTA 처리에 미온적인 당을 향해 "17대 국회에서 처리 안하려면 청문회는 뭣하러 하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FTA 처리에 대한 당의 현실적 고민은 이해하는 모습이었다. 김 의원은 "보수층은 한미 FTA 처리에 부담이 덜하다. 그러나 진보계층은 지지자들이 갈리기 때문에 부담이 있다"고 털어놨다. 김 의원 주변에서도 그런 부담 때문에 처리를 만류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정치적 부담 때문에 처리를 미루는 것은) 무책임하다"면서 "2년 내내 (FTA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김 의원은 내달 15~16 이틀간 한미 FTA 청문회를 계획하고 있고 28일 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일정과 증인채택 등을 의결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