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완패 뒤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이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당 지도부가 "상대진영을 상처내는 발언은 자제해 달라"고 주문하지만 대선 참패 '책임론'은 확산되고 당 쇄신방안을 두고도 각 계파간 해법이 크게 달라 내홍은 확전되는 분위기다.    

    더구나 4월 총선 공천문제가 맞물리면서 계파간 신경전은 점점 격화될 것으로 전망돼 지도부의 고민은 가중되고 있다. 2월 3일 있을 당 대표 선출 방식을 둘러싼 계파간 신경전은 더 가열되고 있다. 코너에 몰린 친노 진영과 원로중진 그룹은 경선보다는 합의추대 방식을 선호한다. 경선을 하면 친노 진영은 '노무현 책임론'을 피할 수 없고 원로중진 그룹 역시 계파간 충돌로 빚어질 내홍을 수습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노 진영은 이 기회를 통해 친노 세력을 털어내고 가자는 입장이다. 비노 진영은 일제히 이번 대선 참패 원인을 '노무현 정부'탓으로 돌리고 있다. 대선 결과에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하고 그 책임을 친노 진영이 떠 안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노무현 탈색'이란 당 이미지 제고 방향과도 맞아떨어져 비노 진영은 점차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대선 이후 지도부가 연일 회의를 소집해 당 쇄신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처럼 친노와 비노 양진영간 의견차가 커 논의는 계속 공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24일 통합신당은 대선 이후 처음으로 의원들을 모두 한 자리에 불렀다. 당의 진로를 터놓고 얘기해보자는 취지였는데 총선 공천문제가 등장하면서 논의는 샛길로 빠졌다. 공천문제가 등장하면서 수습은커녕 계파간 갈등만 더 커졌다. 불똥은 친노 진영을 넘어 당 원로중진 의원들에게까지 튀었다. 총대는 초·재선 그룹이 멨다. 경선과정에서부터 쌓인 원로·중진그룹에 대한 불만까지 터진 것이다. 수도권 재선 송영길 의원이 공천혁신의 필요성을 언급하자 수도권 초선 문학진 의원은 "비례대표, 중진·원로 의원을 포함해 선호하는 지역에 출마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당에서 명령하는 대로 어디든지 나가서 싸우고, 국민을 설득하는 적극적인 출마 방식이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지도체제를 둘러싼 논란까지 더해지며 내부 갈등은 걷잡을 수 없는 형국으로 치달았다. 현 지도부가 당헌·당규를 들어 새 지도부 구성 때까지 당을 이끌어갈 수밖에 없다고 하자 곧바로 지도부 총사퇴 및 비상대책위 구성 요구가 쏟아졌다. 양형일 의원은 "최고위원회는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지도부는 비상체제로 운영해야 한다"며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했고 임종석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최고위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고, 비상체제로 가야한다"고 거들었다. 조일현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직을 던지며 지도부를 압박했다.

    당 지도부는 어떻게든 이번 주 중 진로 문제와 새 지도부 선출방법 및 지도체제 등을 결론짓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계파간 갈등을 컨트롤할 인물 부재로 인해 결론 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