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 검증인지, 정치성향 길들이기인지, 알 길이 없는 폭언-고성 청문회
  • ▲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내정자가 18일 국회 정보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내정자가 18일 국회 정보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민주통합당 소속 의원들의 과도한 정치공세로 인해 한 차례 정회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일각에서 [신상털기-마녀사냥] 검증과 지나치게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는 한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8일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남재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도덕성 및 신상 검증을 하기로 합의했었다.

    하지만 민주통합당 소속 의원들은 도덕성 검증과는 무관한 정치성향 검증 공세를 이어갔다.

    “제주도 4.3사건을 무장폭동 및 반란으로 규정했는데 그랬는가?”
        - 김현 의원

    “전체 사안이 아니라 (4.3사건에) 참여한 (남조선로동당원) 김달삼 등에 한정해 이야기 한 것이다.”
        - 남재준 후보자

    [전교조]에 대해 친북 좌파 세력이라고 한 생각이 변함이 없나?”
        - 김현 의원

    그러자 서상기 위원장이 김현 의원의 발언을 제지하고 나섰다.

    “분명히 말씀드렸지만 오늘은 도덕성과 공직자의 개인 신상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는데 계속 그렇게 약속을 어기시면 정회를 선포할 수밖에 없다.”
        - 서상기 위원장


    이후 김현 의원을 비롯한 민주통합당 소속 정보위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서상기 위원장을 비난하기 시작했고, 새누리당 의원들과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

    결국 인사청문회는 일시 정회되는 파행을 겪었다.

     

  • ▲ 18일 국회 정보위에서 열린 남재준 국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민주통합당 의원들과 새누리당 의원들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 18일 국회 정보위에서 열린 남재준 국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민주통합당 의원들과 새누리당 의원들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야당 측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막말]을 퍼붓기도 했다.

    “이렇게 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예뻐하나!
    (서상기) 위원장을 청문회 해야 하겠다!”

    한차례 소동이 벌어진 뒤 서상기 위원장은 “오늘 청문회에서 약속하신 대로 질의하실 걸로 믿고 회의를 속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의 반발은 계속됐고. 오후 열린 인사청문회에선 민주통합당 유인태 의원이 발목을 잡았다.

    “위원장께서는 앞으로 회의를 상식에 맞게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 유인태 의원

    이에 서상기 위원장은 “말씀을 삼가 달라”고 요구했다.

    여기서 2차 공방이 다시 시작됐다.

    유인태 의원은 또 다시 언성을 높이며 막말과 폭언을 쏟아냈다.

    “상식에 좀 맞게 하시라고.
    누군 위원장 안 해봤나?
    그 따위로 회의를 운영하고.
    오전 회의가 상식에 맞는 회의 운영이냔 말이야.”
        - 유인태 의원

    “국민들이 보고 계신데 무슨 추태요?”
        - 서상기 위원장

    “무슨 추태라니.
    무슨 회의를 그따위로 운영하고 있어.”
        - 유인태 의원


    한 야당 의원은 “그럼 위원장이 퇴장하라”며 소란을 부추겼다.

    “그럼 발언권 얻지 말고 퇴장하세요.”
        - 서상기 위원장

    “회의를 제대로 운영하란 말이야.
    그런 회의 운영이 대체 어디 있어.”
        - 유인태 의원


    유인태 의원은 흥분한 채 [5.16 쿠데타] 발언을 이어가며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벌거벗은 임금님’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러한 정치공세는 최근 열린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수차례나 찾아볼 수 있었다.

    한마디로 꼴불견의 연속이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남재준 후보자는 민주통합당 김현 의원이 5.16 군사혁명에 대한 평가를 묻자 다음과 같이 답했다.

    “그 시대를 살았던 한 개인으로서 답을 한다면 5.16은 쿠데타였다.
    그러나, 잘 살고자 하는 국민의 열망을 결집해 산업화를 달성했고 풍요를 이뤘다고 생각한다.”


    가장 쟁점이 된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 민주통합당 측에서 지난 1998년부터 7년 동안 총수입이 7억원인데 어떻게 6억원을 저축할 수 있었느냐고 묻자, 남재준 후보자는 검소한 생활을 해서 가능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