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연일 이회창씨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11일 여의도 보훈회관에서 상이군경회, 전몰군경미망인회 등 4개 보훈단체 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질서를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부정하며 원칙을 깨는 것"이라며 이씨를 직격했다.

    전날 대한노인회 초청 강연에서 "남이 코피 터져라 경선하고 난 다음에 쌩쌩하게 달려들었다. 남을 나쁘게 이야기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경우는 지켜야 한다"며 이씨를 겨냥한 데 이어, 보수성향이 짙은 단체 행사에서 계속해 비난을 쏟은 것이다. 보수세력 분열을 경계하면서 이씨 지지율 하락세에 더욱 속도를 붙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자신이 한나라당 경선을 거친 '정통후보'임을 강조하면서 "요즘 가짜 정통성이 많다. 그래서 어느 게 진짜 정통성이 있는 것인지도 혼란스럽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인제씨 때문에 경선에 참여한 사람은 절대 불복할 수 없도록 법을 만들어놨더니, 이제 그 법을 피해가지고 경선에 참여않고 바로 그냥 후보등록하는 사람이 나왔다"며 이씨를 적시한 뒤 "내가 누구라고는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해 참석자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이 후보는 "그래서 국회가 다시 법을 만들기로 했다. 먼저 '이인제법'을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아무개법'을 만들어서 당원이라도 출마하려면 경선 등록 이전에 탈당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에 이어 "남이 코피가 터지도록 경선해 기진맥진해 있는데, 어디 있다가 갑자기 나타나서 나오겠다는 것은 질서를 파괴하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다. 원칙을 깨는 것이다"며 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후보는 "민주주의국가는 원칙을 중요시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그래서 정통 정당인 한나라당의 정통 후보로 출마하게 된 것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차별성을 내세웠다.

    보훈단체들의 환대에 힘입어 이 후보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원칙을 지키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의 신발전 시대를 열겠다"면서 "지난 10년 동안 저질러 놓은 일을 바로 잡고 국민이 편안하게 국정을 펴나갈 수 있도록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강달신 상이군경회장 등 회장단과 티타임을 가진 이 후보는 "내년이 건국 60주년이다. 나라를 제 위치에 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강 회장은 "입후보자가 12명인데, 이 후보가 처음으로 보훈회관을 찾았다"고 인사한 뒤 "어떠한 형태든 필승해 자유 대한민국 국체를 튼튼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