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사랑의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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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겨울에 부는 바람, 얼마나 시리고 추울까? 등장인물들의 심리상태를 상징하는 듯하다.

    하지만, 이 겨울바람이라고 항상 차고 모질기만 할까?

    6일 방영된 9회에서 오영(송혜교)의 제안으로 오영과 오수(조인성)는 스키장으로 간다.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세상은 사라졌다.  다른 세상으로 건너왔다.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다.
    미움, 다툼. 의혹. 집착으로 뒤엉켜 있던 사람들로부터 벗어나서 아무도 없는 둘만의 시간을 갖는다. 둘이 하룻밤을 묵을 집 안은 하얀 커튼이 길게 늘어져 있고 벽도 하얗다.
       
    오영은 오빠 오수의 생일을 기억하고 생일파티를 해 주려고 이 곳으로 왔다.
    혼자서 케이크를 만든다. 이른 아침 커피 메이커에서 커피를 내려 컵에 붓다가 손에 뜨거운 커피를 쏟는다 .

    눈이 보이지 않아 일일이 손으로 더듬어 가며 물건을 만지고 벽을 더듬어 걸어가 냉장고 문을 열어 미리 만들어 놓은 케이크를 꺼내는 모습이 눈물겹다. 장애인들의 어려움과 아픔이 조금은 다가온다.


  • 아침에 오영의 생일축가를 들으며 깬 오수는 오영이 혼자 힘으로 차린 생일케이크와 따뜻한 커피를 보며 가슴이 울컥한다.

    오수의 심장에 깊이 패여 있었던 절망과 어두움 속으로 따스한 사랑이 조금씩 스며 들고 있다.

    누구보다 스스로를 미워하며 용서할 수 없었기에 자신을 함부로 대하고 구렁텅이에 밀어 넣었던 오수!
    자신 못지 않은 어두움과 절망 가운데 있는 오영을 지켜 주려고 자신을 내 던져 달려 가고 뛰어 가며 자신의 존재를 회복하고 있다.

    거칠고 난폭했던 오수의 가슴에 사랑이 들어오면서 하얀 눈처럼 순백색의 영혼으로 씻기어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쓰레기 같이 내 던져지고 마구 뒤엉키고 더러워진 삶을 씻어 버리고 이젠 정돈되고 정갈한 삶을 희망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얀 눈으로 덮여 있는 산 길을 오영을 업고 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오수. 아무것도 없다. 탁 트인 하늘과 흰 눈에 덮인 나무만 있다. 오수의 등에 업혀 있는 오영이 말한다.

    바람이 발 밑에서도 불어, 그런데 좋아


    진짜 바람이 좋은데 데려다 줄게 하고 두 사람은 바람 소리만이
    쌩쌩 들리는 산 정상으로 올라간다.

    겨울 바람은 차갑고 시리다. 하지만 겨울바람은 얼마나 청량한지! 그 맑고 상쾌하고 시원함이란! 답답한 가슴에 겨울 바람이 불어 오면 시원하게 씻겨 내려 가는 것 같다.

    오수와 오영이의 삶은 사방으로 막혀 있어 도무지 출구를 찾을 수도 없었고 보이지도 않았다.

    꽉 막혀 있어 질식 할 것 같은 그들의 삶 가운데 좋은 바람이 불어 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