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종 여론조사 결과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로의 보수 표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이회창씨 지지율이 하락하자 이씨 캠프 측은 여론조사 결과에 강하게 반발하며 "여론조사 결과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검찰의 이명박 후보에 대한 BBK 연루 '무혐의'라는 결과 발표가 지지도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이씨를 '대안'으로 여겼던 한나라당 지지층이 이명박 후보로 회귀했다는 분석이다.

    한때 20%대를 유지하던 이씨 지지율이 BBK 수사결과 발표 이후 15%대로 주저앉으며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에게 2위 자리를 내주자 캠프는 침통한 분위기다. 10일 열린 캠프 전략회의에서도 팀장들은 여론조사 결과에 강한 의구심을 드러내며 이를 잇달아 성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회의에서 "바닥민심은 여전히 우리 후보에게 있음을 곳곳에서 느끼는데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들이 많았다고 캠프 측은 전했다.

    캠프 홍보팀 석철진 특보도 10일 뉴데일리와 전화통화에서 "부동층은 아직 있고 여론조사 응답률을 보면 30% 미만"이라면서 "지금의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애써 담담해 했다. 그는 또 "오늘 저녁에 방송광고 2차안이 나갈 예정이고 라디오 광고도 국민에게 이 후보의 숨겨진 마음을 보여주는 방법으로 다가갈 것"이라면서 대선을 9일 앞둔 시점에서의 광고 전략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전재욱 특보도 "여론조사에서 3위로 내려간 것은 오차범위 내이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캠프 내부적으로 여론조사를 냉정하게 분석하고 있고 통계표 등을 통해 대응을 논의 중"이라고 밝히면서도 여론조사 방식의 맹점을 지적하며 "공신력있는 여론조사 기관이라면 '로테이션 방식'으로 조사를 해야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캠프 측은 지난 달 29일 여론조사 방법상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여론조사의 민심왜곡 현상을 심히 우려한다"며 "객관적 여론조사를 위해 로테이션 방식을 요청한다"고 선관위에 요구했다.
     
    한편, 이씨의 신당 창당 선언은 이러한 지지율 하락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많다. 창당 선언을 통한 대선 완주 의사를 공식화해 흔들리는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BBK 의혹 등에 공세를 강화한다면 막판 대역전극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씨는 9일 저녁 강삼재 전략기획팀장과의 전화통화에서 "나의 신당 창당 뜻은 확고하다. 제대로 된 당을 만들고 싶다"며 "'반듯한 정당, 건전한 정당'을 만들어 국가 대개조의 밑거름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혜연 대변인이 전했다.

    이씨는 또 "일각에서 대선보다는 총선용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내고 있지만, 그런 식으로 생각해보지 않았고, 그렇게 살지도 않았다"고 내세우면서 "'깨끗한 보수'를 대변할 수 있는 정당 창당은 시대의 요구이며 필연"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9일 밤 TV연설에서도 "이 정당은 대한민국의 핵심 가치를 지키는 파수꾼이 되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타오르는 횃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회창 캠프 전원책 정무특보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신당 창당이 분명하게 보수표를 결집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낙관하면서 "신당은 선명보수를 표방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우선 가치로 삼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특보는 "이제까지 이 후보가 '노욕(老慾)'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아서 창당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국민적 관심이 BBK 문제에 쏠려있다 보니 부득이하게 언급한 것 같다"며 "또 후보단일화를 이뤄낸 국민중심당 몇몇 인사들의 마음이 흔들리는 일도 있어 신당 창당을 선언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전 특보는 이어 지지율 끌어올리기 전략에 대해 "그 부분은 이 후보가 복안을 갖고있어 내가 뭐라고 말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이 후보에게 A안 B안이 있으니 14일 금요일까지는 뭔가가 나올 것"이라면서 "이명박 후보를 네가티브하지는 않을 것이다. 정동영 캠프가 (네가티브 공세는) 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과는 차별화된 전략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씨가 창당할 신당에는 국중당 이외에도, 무소속 조순형 후보나 참주인연합 정근모 후보, 민주당과 통합신당 내 충청권 또는 보수성향 인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씨 후원회인 부국팀 관계자와 우파 인사들이 주축이 돼 12일 창당할 것으로 알려진 '한국보수당'(가칭)도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