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더러

    ”부산서 장렬히 전사(戰死)하라“ 하네

    ‘부산출마’ 등 떼미는 민주-진보당과 오마이뉴스

    오 윤 환

  • [안철수 노원병 출마] 날벼락을 맞은  민주당과 진보정의당이 경기(驚氣)를 일으키며, ‘안철수 협공’에 나섰다.
    진보정의당과 노회찬 전 의원이 노원병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안 전 교수에게 “부산으로 가라”고 깃발을 들자, 민주당이 박자를 맞추기 시작했다.
    오마이뉴스까지도 “안철수, 부산영도서 김무성과 맞짱 떠라”고 나섰다.
    당선가능성이 불확실한 부산에 나가 “장렬하게 전사하라”는 등 떼밀기다.

    진보정의당이나 민주당, 특히 노 전 의원으로서는 안 전 교수의 노원병 출마가 황당할 것이다.
    대선 투표를 마치자마자 미국으로 떠난 안 전 교수가 70여일동안 부인과 딸과 캘리포니아에서 따뜻한 휴가를 즐기다 기습적으로 “출마”를 선언한 건, [컴퓨터 바이러스]같은 행태로 그들 눈에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X파일’로 의원직을 잃은 노 전 의원으로서는 출마 선언 1시간 반 전, ‘위로’ 한답시고 전화를 걸어와 [알리바이]를 만든 안 전 교수가 괘씸할 것이다.
    노원병에 부인을 [셀프 공천]해 명예를 회복하려던 노 전 의원 입장에서 [깡통]의 이같은 [불쑥 기습]은 얼마나 청천벽력인가.

    그러나 안 전 교수 노원병 출마는, 노 전 의원이 말한대로 “어디에 누가 출마하든가는 본인이 알아서 할 문제”일 뿐이다.
    노원병이 노 전 의원 출신지이기는 하지만 그의 조차지(租借地)도 아니고, 진보정의당이 말뚝을 꽂은 곳도 아니다.

    노원병은 1년 전만해도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 선거구였다.
    민주당과 오마이뉴스가 안 전 교수에게 “부산영도서 김무성과 맞짱떠라” 어쩌구 주접 떨 일이 아니다.

    더구나 노 전 의원이 자기 부인 김지선씨를 [셀프 공천]하겠다는 것은, 민주당, 진보정의당, 오마이뉴스가 그토록 비난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셀프 사면][셀프 훈장]만큼 웃기는 일이다.

    한마디로 70일이 넘도록 미국에서 휴가를 즐기다 노 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자 새치기하듯 노원병 출마를, 그것도 대리인을 시켜 선언한 안철수나, 그를 비난하며 사지(死地)로 내모는 노 전 의원, 진보정의당, 오마이뉴스나 오십보 백보다.

    가관은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안 전 교수가 노원병 아니라 광주, 목포 어디에 출마하건  “무조건 지지” 해야할 처지다. 대선후보를 양보했고, “안철수로 단일화했으면 이겼을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는 마당에 그가 노원병에 출마하겠다는 데 재를 뿌릴 입장이 아니다.
    문재인 전 후보가 “환영”하고 나선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민주당은 진보정의당, 오마이뉴스와 손뼉치며 “부산으로 가라”고 안 전 교수의 정치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안철수로서는 괘씸할 것이다.

    안 전 교수에게 “부산 갈매기가 되라”고 부추기는 요지는 두가지다.
    “당선이 확실하다“는 것과, ”낙선해도 노무현처럼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꼬드김이다.

    민주당 설훈 의원이 ”안 전 교수의 노원 출마 선언은 성급했다"며 "안 전 교수가 부산 영도로
    출마한다면 여론조사 결과도 그렇고 여당 누가 나와도 안 전 후보가 당선될 것"
    이라고 선동한 게 그렇다.
    그는 안 전교수의 "노원병 출마 유보를 주장하며 "부산에 출마해 지역갈등 구도를 타파하는 선봉장 역할을 할 수 있게 되고 그것은 새정치를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안 전 교수의 <새정치>와 <부산출마>를 교묘하게 엮었다.
    설 의원 주장은 민주당 내부 정서다.

    오마이뉴스 주장은 또 이렇다.

    “안 전 후보는 노원병에 연고도 없다.
    연고 없는 곳에서 대통령 예비후보를 지냈고, 진보정의당이 사활을 건 곳에 출마하는 것은 정치도의도 아니다.

    출마할 곳이 없는 것도 아니다.
    바로 부산 영도다.
    새누리당 아성 부산 영도에 출마해 맞붙으면 패배해도 정치적 큰 자산을 얻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0년 4월 서울 종로를 포기하고 부산 북강서을에 출마해 허태열 한나라당 후보에 패했지만, '노사모' 열풍이 몰아쳐 2년 후 16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안 전 후보가 다음 대선에서 더 큰 꿈을 바란다면 노원병 출마는 아니다.”


    자칭 [세계적 석학]인 안철수가 이런 꼬드김에 넘어갈까?
     
    안철수 전 교수가 부산영도에 출마하면 격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무성 전 의원은 만만치 않다.
    안철수는 조직이 없다.
    김 전 의원은 새누리당 조직과 부산출신의원들의 전폭 지원이 있다.
    선거의 여왕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지는 못해도 부산 ‘박사모’는 막강하다.
    안 전 후보로서는 당선을 장담하기 어렵다.

    안 전 교수는 천치바보가 아니다.

    민주당, 진보정의당, 오마이뉴스가 안 전 교수를 부산으로 떠미는 이유는 뻔하다.
    부산에서 낙선하면 안철수 신드롬이 막을 내릴테니 그 것대로 좋고, 당선된다해도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에 타격을 가할 수 있으니 그 것대로 좋기 때문이다.
    동시에 노회찬 전 의원으로서는 부부가 금배지를 세습할 수 있으니, 영화제목처럼 '더 이상 좋을 수 없다‘다.

    불과 석 달 전 후보단일화에 모든 걸 걸고 울며불며 안철수에게 매달렸던 민주당과, 그걸 부추긴 진보정의당, 후보단일화 응원부대였던 오마이뉴스의 모습이 구차하고 더티하기 짝이 없다.
    안철수로서는 이런 게 괘씸해서도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안 전 교수가 노원병 출마를 선언한 이상 새누리당, 민주당, 진보정의당, 안철수는 진검승부를 벌이는 일만 남았다.
    ‘야권연대’니 ‘후보단일화’니 해괴한 짓거리를 두 번 다시 하지 말라는 얘기다.

    만약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으면,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격이 될 것이다.
    민주당 후보가 없는 가운데 안 전 후보가  당선되면 ‘안철수 신당’이 탄력을 받고, 그렇게 되면 민주당은 10월 재보선에서 수도권과 호남에서 안철수 신당에 참패할 가능성이 높다.
    아마 그 전에 민주당의 절반이 안철수에게 투항함으로써 후보조차 내지 못할지 모른다.
     
    진보정의당도 마찬가지다.
    진보당은 ‘안철수’와 노선이 다르다.
    안 전 교수가 출마한다고 후보를 내지 않는다면, [1% 귀족] 안철수와의 [이종교배]다.
    노 전 의원 부인이든 누구든 내세워, 심판받아야 한다.
    그게 ‘진보’다.

    안철수 전 후보가 출마선언에 앞서 노회찬 전 의원에게 불쑥 ‘위로’ 전화를 한 것은 “부인을 출마시키지 않았으면...” 하는 메시지였을 것이다.
    [불쑥 깡통] 식의 정치공학이다.
    그 꼼수에 순응하는 순간, 진보정의당은 사망한다.

    이정희의 통진당 역시 마찬가지다.
    [남쪽정부]의 이정희가 안철수와 짝짜꿍하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지 않은가?

    [5파전]이다.
    새누리당이 이준석 전 비대위원이나 안대희 전 대법관을 공천하면, 볼만한 승부가 펼쳐질 것이다. 안철수나 민주당, 진보정의당이 야권표 분산을 걱정하겠지만 국회의원보선은 정당 뿐만 아니라 ‘인물’을 뽑는 선거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1년 여동안 전국을 들쑤시고 국민들을 혼란시킨 안철수가 야권표 분산을 걱정한다면 애초 출마선언을 말았어야 했다.

    4파전이든 5파전이든, 이게 버겁다면, 안철수는 5년 후 대권을 꿈꿀 자격이 없다.
    만약 안 전 교수가 ‘야권표 분산’을 걱정한다면, 오마이뉴스 주장처럼 아예 “부산영도서 김무성과 맞짱떠라”고 충고하고 싶다.
    부산영도에는 민주당, 진보당, 통진당 후보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안 전 교수의 출마선언이 있었지만, 여전히 궁금한 건 그가 노 전 의원에게 전화까지 했으면서 왜 노원병 출마를 알리지 않았느냐는 점이다.
    송호창 의원에 따르면, 안 전 교수는 노 전 의원에게 전화로 노원병 출마를 <양해>받았다지만, 노 전 의원은 “출마 문제나 양해문제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다"고 부인했다.
     
    오히려 ”출마문제에 양해를 구했다면 솔직하게 ‘여기는 안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려고 했다“는 게 노 전 의원 주장이다.
    매사  우물쭈물해온 안 전 교수 성정으로 미뤄 노 전 의원에게 노원병 출마를 양해얻으려고 전화를 했지만, 차마 꺼내지 못한 게 아니냐고 짐작할 뿐이다.
    아니면 ‘위로’ 전화를 하자마자 노 전 의원으로부터 ”안 교수님이 작년 대선 때 양보하셨으니 노원을에 출마해 대권의 발판을 삼기 바란다“는 말이 나올 걸 기대했을까?
    그럴지도 모른다.

    아무튼 안 전 교수는 70 여일의 칩거와 자기단련에도  불구하고 [깡통]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 아무튼 그가 곧 서울로 돌아온다.
    여자같은 목소리는 좀 변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