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대에 권력의 힘이나 법률로 방송장악? 민주당 주장은 불가능”
  • ▲ 이만섭 전 국회의장 (자료사진) ⓒ연합뉴스
    ▲ 이만섭 전 국회의장 (자료사진) ⓒ연합뉴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놓고 한달째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정치원로로서 답답하고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정부 부처 업무가 마비되고 국정운영이 차질을 빚고 있는 ‘막장드라마’ 사태에 대한 야당의 [발목잡기 행태]와 여당의 [무기력함]을 동시에 비판한 것이다.
     
    민주통합당의 덫에 걸린 박근혜 정부는 조직 곳곳에 구멍이 뚫리면서 [식물정부] 위기를 맞았다.

    특히 새 정부의 역점 과제인 창조경제를 이끌 미래창조과학부의 경우 아직까지도 직무범위나 기능이 확정되지 않아 실체가 없는 [유령부처]로 전락하고 말았다

    야권의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로 김종훈 장관 후보자까지 사퇴했으니 경제위기 극복 방안을 찾기는커녕 신성장동력 발굴까지 늦어질 수밖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이만섭 전 의장은 4일 <뉴데일리>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여야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 파행 사태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부조직법 처리가 지체되고 있는 것은 여야 모두의 책임이다.
    새누리당은 설득과 협상력이 부족하고 민주통합당은 지나치게 기싸움을 하고 있다.”

    “야당은 새 정부가 언론(방송) 장악을 할 염려가 있다고 하는데 지금 이 시대에 권력의 힘이나 법률로 [언론을 장악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민주당은 신경과민 하지 말고 [발목잡기] 인상을 주지 않는 것이 좋다.
    여야 모두 한걸음씩 양보해 타협점을 찾는 게 좋겠다.”

    “청와대에서 지나치게 (정부조직법 관련) 발표를 하면 오히려 야당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여야 대표단이 국회에서 정치력 발휘해서 해결하는 게 좋겠다.”

    “국회의장은 대체 뭘 하고 있느냐.
    가능하면 국회의장이 여야 대표단과 함께 리더십을 발휘해주길 바란다.”

    “여야가 수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선패배 후 야당이 아직도 혼란 상태에 있기 때문에 이 틈을 타서 [안철수 현상]이 다시 나타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
    여야 모두 정신차려주길 바란다.”


    앞서 이만섭 전 의장은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 “민주당 지도부가 당내 주류 강경파에 밀려 박근혜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꼬집었다.

    “야당은 고집을 부리면 안 된다.
    새로운 대통령이 들어서 일할 수 있도록 한 1년은 봐주는 것 아니냐.
    이러면 야당은 평생 다시 정권 못 잡는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나 박기춘 원내대표가 다 온건하고 합리적인 사람이지만 당내 강경파 때문인지 (힘을 못 쓰고 있는데) 좀 더 리더십을 발휘했으면 좋겠다.”

    이만섭 전 의장이 언급한 당내 강경파는 민주통합당의 주류세력이자 대선 패배의 원흉으로 지목된 친노(親盧) 세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 ▲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박기춘 원내대표가 4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귀엣말을 나누는 모습.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박기춘 원내대표가 4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귀엣말을 나누는 모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