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김정은,

    2013년에 도발한다!

    차기식 /칼럼니스트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졌던 북한 김정일은 3代 독재세습의 틀을 급속하게 구축했었다.
    먼저 아들 김정은 주위에 장성택, 김경희 등의 친족세력과 김영철, 이영호 등 신군부를 포진시켜 권력이양을 시작했다.
    2010년 당대표자대회에서 당조직을 강화해 군(軍)의 과도한 힘을 빼는 한편, 현지지도에 김정은을 동행시켜 후계자임을 각인시키려 했다.
    하지만 독재체제의 세습 과정에서 민족반역자 김정일은 지옥으로 떨어졌다.

    이런 불안정한 상황에서 출발한 김정은 체제이기에 북한의 유일지도체제로 확립할 수 있겠는가하는 의문은 당연하다.
    얼마 전 제4차 당세포비서대회에서 김정은이 연설하는데 의자에 비스듬하게 앉아 있는 장성택의 자세가 흥미를 끌었다.
    북한에서 수령(현재는 김정은)은 절대적 권력이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代 수령독재의 교시가 북한 헌법이나 노동당 규약보다 우월적 지위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지도자의 지시나 연설을 듣는 태도는 매우 중요하다.
    이런 북한 권력의 속성에 비추어 본다면, 장성택의 태도와 자세는 김정은 수령독재체제의 불안정성을 확인시키는 명백한 증거 중 하나다.

    그러나 장성택도 안전해 보이진 않는다.
    김정일 사망시 장례차를 호위했던 7명 중 군부실세인 이영호, 김영춘, 김정각, 우동측 등은 해임 또는 좌천됐다.
    또한 전방군단장 9명 중 6명을 교체했다.
    현재 북한군부는 이 때문에 불만이 크다.
    이영호 등의 숙청에 대한 반발세력이 군부 내 잠재해 있을 수 있다.
    또 군의 외화벌이 사업이 축소 내지 통제되어 북한 군부의 위상이 약화되어가는 것도 군부의 입장에서는 불편하다.
    이러한 상황을 주도하고 있는 비군인출신인 장성택, 최룡해의 권력행사를 북한 군부가 방관하지 않을 수도 있기에, 김정은에 이어 장성택도 언제든 생명을 잃을 수 있다.

    김정은 체제가 불안정하다는 증거는 이뿐만 아니다.
    노동신문은 북한 최영림 내각 총리의 현장방문을 '현지료해'라는 란을 통해 몇 차례 보도했다.
    그동안 노동신문은 최고지도자의 각종 현지지도만을 보도했었는데, 내각총리의 현장방문을 비중 있게 다룬 것은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그것도 한 두 번이 아니며 최영림의 현장방문을 김정은의 현지지도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 이런 상황들을 놓고 볼 때 현재 북한은 김정은 유일지도체제라고 보기는 힘들다.
    후견그룹인 김경희와 장성택 등의 친족과 최룡해 등의 빨치산 2세, 현영철 등 군부 등에 의해 권력을 분점하고 있는 권력연합구조다.
    이 때문에 김정은이 현재의 군력구조를 받아들이기 보다는 유일지도체제를 시도할 수밖에 없다. 그래야 권력세습의 정통성도 확보하고 정치적 안정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권력연합에서 유일지도체제를 시도할 경우, 북한 내 권력투쟁이 전개될 수 있다.
    문제는 김정은이 체제준비기간이나 능력검증 작업이 길지 않다는 점이다.
    김일성 사망 후 김정일은 당총비서와 국방위원장을 맡는데 각각 3년, 4년 더구나 김정일은 후계자로 결정된 1974년에 당정치위원, 당조직지도부장 등 핵심적인 지위를 지녔고 1997년 당총비서직에 오를 때까지 24년이 걸렸다.

    하지만 김정은은 당 제1비서와 제1국방위원장을 맡는데 4개월이 걸렸을 뿐이다.
    어리고 검증되지 않은 김정은이 유일지도체제를 확립하기 위해선 내부 권력투쟁에서 내부의 적(敵)을 사살하거나 4차, 5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및 NLL 국지전 같은 대남 직접도발을 성공시키는 방법 뿐이다.

    2013년에 북한이 어떤 형태로든 직접도발을 감행해올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안보의식을 다잡지 못한다면 제2의 천안함 폭침, 제3의 연평도 포격 도발을 또 당할 수 있다.

    칼럼니스트 차기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