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맨, 트위터에 "김정은과 북한 주민 사랑한다" 심경고백
  • 역시 '악동(惡童)'끼리는 통하는 게 있는 모양이다.

    얼마 전 각국의 만류에도 불구 '핵실험'을 단행, 극동 아시아를 공포를 떨게 한 북한의 김정은이 과거 '코트의 악동'으로 이름을 날렸던 농구선수 데니스 로드맨(Dennis Rodman)를 불러 들였다.

    로이터·AP통신은 26일(현지시각) "데니스 로드맨이 묘기 농구단 '할렘 글로브트로터스(Harlem Globetrotters)' 선수들과 함께 북한 평양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이날 고려항공 편으로 평양에 도착한 로드맨은 "나를 포함한 모두가 북한 방문은 처음"이라며 "북한 어린이들에게 농구를 가르치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북한은 난생 처음 와 봅니다.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구요.
    모든 일정이 잘 진행됐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농구교실'이 열리는데 북한 어린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합니다.

    로드맨은 동행한 취재진을 상대로 "(자신은)농구를 하러 왔지, 문제를 일으키러 온 게 아니"라며 "이곳 사람들과 대화도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돌아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멀리 바다를 건너 얼어붙은 '동토의 땅'에 도착한 로드맨은 코와 아랫 입술에 '피어싱'을 한 채로 나타나 이목을 끌었다.

    푸른색 바지와 선글라스를 끼고 마치 '야유회'에 온 듯한 분위기를 풍긴 로드맨은 "어린이들과 빨리 농구 경기를 하고 싶다"는 립서비스를 남긴 채 곧장 숙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앞으로 평양에서 일주일간 어린이를 위한 '농구 캠프'를 여는 로드맨은 북한 농구 선수들과 친선 경기를 갖고, 만화영화 스튜디오와 스케이트장을 둘러보는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한편, 로드맨의 방북 소식을 다룬 외신들이 "악동 로드맨이 스포츠 외교대사가 됐다"고 평하자,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방문은 순전히 개인여행 차원"이라며 의미 부여를 일축했다.

    ■ '전쟁광' 김정은, 알고보니 '농구광?'

    이번 방북 일정은 북한 김정은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은 스위스 유학시절 시카고 불스와 LA 레이커스 선수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있을 정도로 '소문난 농구광'이라는 게 각종 외신의 전언.

    특히 어린 시절에는 데니스 로드맨을 동경해 그의 등번호 91이 새겨진 시카고 불스 유니폼을 입고 농구경기를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각종 소식통들은 로드맨이 김정은을 직접 만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로드맨 역시 이같은 소망을 피력한 바 있다.

    그는 같은날 자신의 트위터에 "김정은과 북한 주민들은 열렬한 농구팬"이라며 "나는 그들을 사랑하고, (농구 팬인)김정은과도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