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올바른 역사인식 토대 없이 국가 가치관 도출하기 어렵다!

보수주의를 기반으로 한 개혁의 큰 지도

"북핵 해결을 위한 대전제, 생명-재산 지킬 수 있어야 발전-번영 존재"

  • 최종편집 2013.02.27 15: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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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보수 개혁의 길』

(강규형, 정상화, 송원근, 이명희, 이성규 共著)


송근존 (사)시대정신 이사, 국제변호사
  

치열했던 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새 정부가 탄생하였다.

지난 대선 과정을 돌이켜보면 ‘경제민주화’, ‘정치개혁’, ‘안철수 현상’, ‘종북주의’ 등 굵직굵직한 담론들이 우후죽순처럼 제기되었다.

때론 격렬하기도 했지만 이런 담론들이 활발하게 논의되면서 한국 정치는 조금씩이나마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거대담론에 비해 이러한 논의들을 구체화하는 정책들에 대한 토의는 거의 전무했거나 국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특히 경제민주화와 정치개혁과 같은 담론은 충분히 구체적인 정책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민주화'를 선점한 새누리당에서는 여전히 '종북' 문제를 제기하는데 급급했고 '안철수 현상'을 정권 교체를 위한 가장 중요한 촉매로 활용하려고 했던 민주통합당에서는 이 현상의 기저에 깔린 정치개혁에 대한 진지한 대안 제시 및 행동을 보여주지 못했다.

정책논의의 실종은 그 결과가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돌아간다.
경제민주화라는 담론과 관련하여 정치권이 제기한 재벌개혁 및 복지논쟁은 국민의 생활수준, 조세부담, 공정한 부의 분배와 같은 국민의 실생활과 직결되는 문제들이다.

정책이란 일종의 선긋기와 같다.
법으로 어떤 선을 긋느냐에 따라 한 개인이 법의 수혜를 받을 수도 있고 피해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정책은 명분보다 그 수단에 대한 논의가 훨씬 더 많이 그리고 치열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특정한 선긋기의 이면에 있는 가치, 이념에 대한 보다 본질적인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한국, 보수개혁의 길>(말과창조사 펴냄)은 정치권에서의 정책 논의에 대한 부재 상황을 넘어서기 위한 보수주의에 입각한 보수개혁의 정책을 제시한다.



 

공화주의적 애국의 길

 

저자의 한 명인 강규형 교수는 대한민국이 국가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집합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나 이상이 없어 큰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현행 고등학교 교과서에 기술되어 있는 한국 현대사 부분을 보면, 대한민국은 자발적 국민의 참여가 없는 상태에서 단정세력에 의해 수립되어 민족분단을 초래했다며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있다.

반면 북한에 대해서는 남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거를 치러 국가를 수립했다고 동정적으로 서술한다.

이러한 논쟁과 부정적 역사관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훼손함으로써 국민들에게 대한민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켜 통합된 가치관의 조성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1919년 임시정부 성립과 1945년 광복, 그리고 1948년 건국은 결코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며 공존해야만 하고, 대한민국 현대사는 해방이후 미국과 UN의 도움으로 대한민국정부가 수립되고, 이와 함께 확립된 헌법의 기초 위에 자유민주주의가 점차 확립되어 가는 발전적인 역사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올바른 역사인식의 토대가 없이 국가의 공통 가치관을 도출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예측 가능한 대북 및 통일 정책의 수립

 

또 다른 저자인 정상화 교수는 대한민국은 역사적, 지정학적으로 강대국의 각축장이어서 어떤 외교 정책을 펼치느냐에 따라 국가의 존망이 결정되곤 했다고 말한다.

특히 오늘날 대북 문제는 외교, 안보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정 교수는 대북전략의 원칙으로 국민의 안심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국민들에게 더 많이 자주 알려주고, 진지하게 공동체적 차원에서 북한이라는 존재와 지향해야 할 남북관계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과정을 통해 특정 이념과 사상을 초월하는 전사회의 대북전략목표를 창출해야 이를 통한 예측 가능한 대북 및 통일 정책의 수립이 가능하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통일은 인구 증대의 문제, 특히 빠른 고령화 현상으로 인한 노동력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한 경제규모 확충을 위해서도 절실하다.
또한 통일은 에너지 및 광물 자원 확보와 같은 물질적인 문제의 상당 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남북의 청소년이 시야와 세계관을 크게 확충하는 교육적 효과도 거둘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남북통일 문제의 최대 걸림돌은 북핵 문제의 해결이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전제는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어야 발전과 번영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 지도자는 우선 국정운영에서 경제보다 안보에 더 주안점을 두어야 하며 적극적인 대응 방식 중 호전적인 현 북한 정권 즉, 핵무기의 관리주체를 한국에 적대적이지 않거나 평화지향적인 정권으로 바꾸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한다.

 

 

한국경제, 지속성장의 해법은 없는가

 

송원근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성장잠재력은 이전 평균 7%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에는 3% 수준으로 하락하였다고 지적하면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증대가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지속될 수 있는 기업들의 경쟁 심화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다년간의 규제완화 및 제도 선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각종 규제와 노동시장의 경직성, 불합리한 세제 등이 여전히 기업 활동 및 투자를 제약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정치권은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마치 새로운 시대정신이고 흐름인 것처럼 주장하면서 경쟁적으로 관련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침으로 이들 정책에 대해 경제성장 촉진이라는 관점에서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투자와 고용이 증대되어야 하는데 투자와 고용의 주체는 기업이다.

따라서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가능하게 만드는 제도적 환경을 만드는 것은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증대시켜 성장을 촉진시키는 데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또한 혁신에 의한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연구개발투자의 효율성 제고, 우수 연구 인력의 확보, 개방의 지속적 추진이 필요하다.
기업 혁신을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경쟁이 활성화되어야 하며 경쟁을 제한하는 각종 제도적 장벽을 제거해야한다.

 

 

‘잘 교육되고 높은 생산성’을 위한 글로벌 교육

 

오늘날 경제에 있어서 지식과 창조는 자본과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노동력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로 간주된다.

그러므로 교육의 문제는 이제 더 이상 우수한 노동력의 확보 차원을 넘어 경제 성장의 핵심요인이 되었다.

이명희 교수는 지금의 경제에는 토지와 자본 같은 물질적 요소보다 잘 교육되고 높은 생산성을 보이는 인적 자본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한다.
‘잘 교육되고 높은 생산성’을 보이는 사람을 기르는 종합적인 플랜은 오래 전부터 교육을 중시해 온 한국이 구상할 수 있고 실천할 수 있다.

그 종합적인 플랜이 ‘교육국가’이다.
교육국가란 전 사회가 인재를 기르고, 또 인재 기르기를 잘 하는 사람이 존경받는 나라다.
대한민국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을 구성하는 모든 공동체가 인재를 기르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교육국가에서는 학교와 교사 중심의 교육, 학교와 교사에 한정되는 교육을 지양하고, 모든 공동체에서 교육이 행해지고 인재 기르기가 실천된다.

학교 밖의 교육자원을 학교 내로 들여오고 학교 교육을 더욱 다양화하고 심화하는 것을 촉진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학교의 교육 자원이 학교 밖으로 향하여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현명한 복지의 길을 찾아서

 

이성규 교수는 현재 한국에서 복지문제의 특징은 빠른 양극화의 진행과 선진국에서 나타나는 복지 관련 문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다는데 있다고 한다.

실제 양극화는 국민의 체감과는 달리 다소 완화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한국에서의 빈곤층은 585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으나, 국민기초생활보장법과 같은 제도적 지원을 받고 있는 대상은 175만 명 수준에 불과해 여전히 70% 정도의 빈곤층이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특히 노인 인구의 증가로 빈곤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가 전체 노동인구의 1/3을 차지하고 있고 이들의 대물림 추세가 늘고 있다.

이러한 시급한 복지문제들이 엄연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는 이를 복지 포퓰리즘으로 정치화시키고 복지정책의 비가역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분별한 복지논쟁과 복지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특정 정책이 포퓰리즘인가 아닌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해야 한다.

그러나 그간 도입된 복지제도는 일정 기준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지급되어 복지항목을 늘리지 않아도 예산이 자동으로 늘어나게 된다.

현 추세의 복지지출의 비중이 연평균 약 0.08%씩 증가한다고 가정한다면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2050년 기준 국가채무 수준을 60%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세부담률 수준을 추정한 결과, 조세부담률은 2010년 19%에서 2050년 39%로, 국민부담률은 26%에서 48%으로 대폭 상승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복지제도는 광범위한 복지 사각지대의 존재로 국민들의 체험지수가 낮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복지정당의 출현이 필요하며 지도층의 노블레스오블리주의실천, 빈곤계층이 실질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자산 형성 및 공공부조제도의 확대 등 대안을 제시한다.

이 책은 230페이지로 비교적 짧지만, 저자들이 제시하는 각 분야에서의 정책들을 제대로 논의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글이 230페이지씩 되어도 모자랄 것이다.

물론 정책의 세부 사항에 대해 모든 국민이 전문가 수준의 분석능력을 갖출 필요는 없다.
그러나 한국 정치가 더욱 업그레이드되고 국민들의 실생활과 직결되기 위해서는, 이제 거대 담론을 벗어나 각 분야에서의 정책 중심의 대안 제시와 토론이 중요하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이러한 정책 중심의 논의에 필요한 하나의 좌표를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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