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초소주만 먹고 수시간째 인사불성..말이 되나?CCTV에 실신한 채 업혀가는 모습, 고스란히 찍혀
  • 
  • 이른바 '박시후 강간사건'이 며칠째 연예가를 뒤흔들고 있다.

    15일 오후 연예인 지망생으로 알려진 20대 여성이 박시후와 후배 연기자 B씨를 고소하면서 불거진 이 사건은 고소인의 주장과 박시후 측의 반론이 정반대로 엇갈리면서 각양각색의 추측을 낳고 있다.

    일단 피해 여성 A씨는 15일 새벽 무렵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사이 박시후의 집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아침에 깨어나 강간을 당한 '흔적'을 발견한 A씨는 곧장 박시후의 자택을 빠져나왔고, 8시경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현재 상황을 알렸다.

    경찰의 안내로 원스톱지원센터를 방문한 A씨는 인근 산부인과에서 기본적인 치료와 검사를 받고 고소장을 작성해 경찰에 넘겼다.

    박시후와 더불어 동석했던 후배 연기자 K씨까지 '강간' 및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A씨는 "당시 술에 취해 정신을 완전히 잃었었다"며 "당사자인 박시후와 '사전 합의'를 한 사실이 전혀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나아가 "겨우 홍초소주 2병을 세 명이서 나눠 마시고 자신만 정신을 잃었다는 점이 납득이 안간다"며 약물이 사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제가 취할 리가 없어요. 홍초소주 2병 밖에 안먹었거든요.
    그런데 자고 일어나보니 제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너무 놀란 나머지 곧장 그 집에서 뛰쳐나왔죠.


    ■ "A씨, 멀쩡히 걸어서 가게문 나왔다"

    피해자이자 고소인인 A씨의 주장에 따르면 이들 세 명이 첫 대면한 시각은 14일 오후 11시.

    단역배우 K씨의 소개로 서울 청담동 소재 모 포장마차에서 만난 세 사람은 홍초소주 두 병을 나눠마셨고 15일 새벽 1시 40분경 해당 술집을 나왔다.

    술이 약한 편으로 알려진 박시후도 이날 만큼은 조금 취기가 오를 정도로 마셨던 것으로 알려졌다.

    후배 K씨는 얼마 전 가벼운 수술을 받았다는 이유로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았고, 대신 박시후와 A씨가 소주 두 병을 나눠마셨다.

    이들은 추가로 한 병을 더 주문했지만 더 이상 마시지는 않고 곧장 박시후의 자택으로 향했다.

    운전대는 거의 술을 마시지 않은 K씨가 잡았다.

    당시 세 사람이 나오던 상황은 술집 계산대 앞 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해당 실내 포장마차 주인은 "CCTV를 살펴보니 가게를 나올때까지만 해도 여성분이 그렇게 많이 취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고 밝혀 의구심을 자아냈다.

    "만취해 정신을 잃었다"는 A씨의 주장과는 정반대의 설명이기 때문.

    그 분들이 얼마나 취하셨는지는 저도 모르죠.
    다만 CCTV만 보면 그렇게 많이 취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A씨가 업혀 나간 것은 아니구요. 박시후씨가 옆에서 살짝 부축해주는 정도였습니다.
    계단도 잘 내려가셨어요.


    가게 주인의 증언과 CCTV 영상을 종합해보더라도 A씨의 주장에 '석연찮은 부분'이 몇 가지 있음을 알게 된다.

    강간을 당한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만취했다는 여성이 막상 가게를 나올때에는 당당히 걸어서 나왔다?
    홍초 소주 한 병 분량(추정)을 먹고 수시간 동안 실신을 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이들이 먹은 술의 양이 인사불성이 될 정도의 '위험한 수준'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렇다면 A씨의 주장은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편 자작극일까?


    ■ K씨 등에 업혀 올라가.."만취했던 건 사실"

    2번째로 언론에 소개된 CCTV 영상은 당시 A씨가 실제로 '만취'한 상태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적어도 "술에 너무 취해 기억조차 나질 않는다"는 주장은 사실로 드러난 셈.

    박시후의 자택 아파트 주차장에서 찍힌 CCTV에는 A씨가 축 늘어진 상태로 K씨의 등에 업혀 차 안을 나오는 장면이 담겨 있다.

    박시후는 걸어서, A씨는 K씨의 등에 업혀서 자택 안으로 들어갔고, 이후의 상황은 언론에 알려진 그대로다.

    가게 앞을 나오는 CCTV 영상만 보고 '만취했었다'는 A씨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무리다.

    그로부터 약 20분 후 A씨가 K씨의 등에 업혀 아파트로 올라가는 장면이 생생히 카메라에 찍혔기 때문.

    실제로 취기가 오르는 시기는 개인차가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이들은 마신 즉시 '신호'가 오는 반면, 또 다른 사람들은 수십분이 지난 후에야 취기가 오르는 경우도 있다.

    이와 관련, "따뜻한 히터가 틀어진 차 안에 들어가자, 순간적으로 취기가 엄습해 왔을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법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남는 의문점 한 가지.

    홍초소주만 먹고 수시간 동안 인사불성이 되는 게 가능할까?

    A씨가 만취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들이 먹은 술이 유독 '독한 술'이었거나, 아니면 A씨가 술을 한 잔도 입에 못대는 체질이라야 설명이 가능하다.

    이를 두고 경찰은 현재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펼치고 있다.

    A씨로 하여금 산부인과에서 머리카락, 소변, 혈액검사를 받게한 것도 실마리가 될 만한 '단서'를 찾기 위함이다.

    해당 샘플을 분석 중인 국과수는 내주초 경찰에 검사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