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에 '핵' 있다면
    南엔 '대북 방송' 있다


    장진성 /탈북자신문 뉴포커스 대표


  •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북핵은 3대 세습 정권과 동질의 운명이다.
    신격화 권위주의 정권의 핵 야망은 3대 세습처럼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10년을 허송세월한 6자회담에 계속 내맡길 북핵도 아니다.

    그동안 중국에는 외교의 돗자리를 깔아주고, 북한에는 시간과 대가성 지원을 제공한 6자회담은 중·북만의 2자회담이었던 셈이다.
    제재도 대화도 안 통하는 북한.
    그럼 방법이 뭘까?

    사실 상식 밖의 3대 세습 정권을 합법적 방법으로 다스리겠다는 발상 자체가 오판이었다.
    북한은 그 합법 공간을 역이용하는 거짓과 비합법의 능수들이다.
    이런 불법적인 정권에는 비대칭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에 '핵'이 있다면, 남한엔 '대북 방송'이 있다.
    현재 침묵으로 노려보는 대북 방송의 존재만으로도 북한 정권은 극도의 불안에 떨고 있다.

  • 일전에 애기봉 불빛만 세워도 정조준 타격을 하겠다고 난리 친 이유도 대북 방송이 다시 입을 열까봐서이다.
    그 공포는 김씨 정권은 그대로지만 주민과 군인이 예전과 달라서이다.
    그들은 더는 신격화에 눈물 흘릴 감성 독재의 노예들이 아니다.
    300만 대량 아사의 연고자들이며, 충성 가치보다 물질 가치에 눈뜬 시장 세력이고, 그 후손들이다.

    다만 공포 정치와 세뇌의 포로가 되어 있을 뿐, 눈과 귀는 이미 한류를 따라 남한을 향해 열려 있다.
    그래서 대북 방송이 전하는 진실 하나하나는 휴전선의 고요보다 더 진지할 수밖에 없다.
    진실을 알면 행동하는 용기도 생기게 된다.

    김정은 정권은 지금 두 휴전선을 지켜야 할 막다른 처지이다.
    남쪽은 이념의 휴전선, 북쪽으로는 대량 탈북이 이어지는 생사의 휴전선이다.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는 벌써 2만4,000명이 넘어섰다.
    만약 대북 방송으로 휴전선이 뚫려 군인 탈북이 2,000명을 넘게 된다면, 북한 체제의 마지막 보루인 선군정치의 자존심에도 치명상을 입게 된다.
    이는 부족한 나이를 신격화로 메워보려는 김정은 정권의 형편에선 엄청난 재난이다.

    또한 대북 방송은 협상 가치로도 충분하다.
    우리가 원하는 것과 맞바꿀 수 있고, 북한이 약속을 어기면 다시 설치해 더 크게 요구할 수 있는 그야말로 전술 핵무기이다.

    남한이 이런 평화의 용기마저 없다면, 북핵은 더 과감해진다.
    북핵은 국제 제재를 불러오지만, 대북 방송은 자유 통일을 앞당긴다.
    바로 지금 시작해야 한다. 

    (조선일보 2013.2.20 '발언대' 전재)
    [국내최초 탈북자신문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