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건축허가 3번 반려 불구 “재신청 강행”
  • 홈플러스가 개점을 앞두고 지역상권과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경주시가 홈플러스 충효동 경주2호점의 건축허가를 세 차례나 반려했지만 홈플러스측은 출점을 강행하고 있다.
     
    지난 1월 경주시는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주)밸류사이트리테일이 3차로 신청한 건축허가에 대해 ▲건축할 대지 소유권 미확보 ▲경상북도 교통영향분석 및 개선대책심의위원회 심의 미이행 ▲개발행위허가심의 및 건축심의 관련서류 미제출 등의 이유로 반려했다.
     
    경주시는 신청부지 중 2개 필지의 시유지에 대해 매각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주)밸류사이트리테일에서 건축허가를 신청했을 때도 건축심의 관련 서류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두 차례 반려한 바 있다.
    전통시장이 위기를 맞고 지역상권에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는 여론을 의식한 결정으로 보인다.
    "시에서 세 차례 건축허가를 반려했지만 해당부서에서 입점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경주시의 상황에 맞게 다시 신청할 것이다."
       -  홈플러스 관계자

    이에 맞서기 위해 성동시장상인회, 중앙시장번영회, 중심상가연합회, 소·도매연합회 등 지역상인들로 구성된 ‘경주대형마트 입점 반대 추진위원회’는 홈플러스의 입점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건축허가가 반려됐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업자들 3명이 모여 추진위원회를 조직해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
    그 배후에는 홈플러스가 있다.
    경주점(1호점, 용강동)의 하루 매출이 4억원 수준이다.
    1년이면 1500억원의 지역사회의 돈이 빠져나가는 셈이다. 

    홈플러스 경주 입점 이후 시내 거리가 완전히 초토화 됐을 정도로 어렵다.
    2호점의 규모로 봤을 때 하루 매출 6억원이 예상된다.
    경주 인구가 26만명밖에 안되는데 홈플러스 2곳이 생기면 매일 10억원씩 빨아들여 상권을 쓸어버릴 것이다.
    2호점까지 들어선다면 피해가 엄청날 수밖에 없다."
      -  경주 성동시장상인회 신우현 회장

    경주 전통시장은 현대화 사업 등을 위해 정부(국·도·시)로부터 2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지원받았다.
    장보기가 편해지고 온누리상품권이 활발히 거래되면서 서서히 활기를 찾게 됐지만 대형마트 입점 소식이 이에 찬물을 끼얹었다. 

    "정부의 도움을 받아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주차장을 만드는 등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을 해왔다.
    성동시장만 해도 70억원이 넘는 돈을 지원받았다.
    시장활성화에 온누리 상품권도 한몫했다.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한달에 2번 이상은 원가로 판매하는 할인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홈플러스 2호점이 들어온다면 시장에 다시 찬바람이 불 것이다.
    200억원을 허투루 쓴 셈이다."
      -  경주 성동시장상인회 신우현 회장

    일각에서는 홈플러스 2호점 유치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하며 경주시의 결정에 반발하는 움직임도 있다.
    소비자들로 구성된 경주시민자조모임은 최근 주부 1만명의 서명을 받아 시청을 항의 방문하고 청사앞에서 건축허가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다수 시민들의 바람을 외면하고 소수 상인들의 의견을 우선시하는 것은 누구를 위한 행정인지 묻고 싶다."
       - 경주시민자조모임

    한편 입점을 찬성하는 소비자모임에 대해 입점반대추진위원회의 상인들은 홈플러스가 배후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홈플러스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