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의 독주가 '2주 후에도' 계속될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주'라는 시간은 여야 공방의 중심인 BBK주가조작 사건 핵심인물 김경준씨가 한국으로 송환되기까지의 시간인 동시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대선 출마 여부 입장 표명이 예상되는 기간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총재가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11월26일)에 임박해서 출마 선언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국무부가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사건 주범인 김씨의 한국 송환을 승인하면서 2주쯤 후 한국 검찰은 LA공항에서 김씨 신병을 인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옵셔널벤처스코리아를 운영하면서 회사자금 380억원을 횡령해 도피한 혐의와 주가조작 사건으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으나 출국 이후 기소중지된 상태여서 송환 즉시 'BBK 의혹'에 대한 검찰의 재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따라서 그동안 공방이 오갔던 이 후보와 BBK 연관성, '다스'(이 후보 친형과 처남이 운영하는 회사)가 BBK에 190억원을 투자하는 데 이 후보가 관여했는지 등에 대한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언론의 의혹증폭과 범여권을 비롯한 정치권의 공격이 이 후보 지지율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의 패배에서 볼 수 있듯이 선거전에서 네거티브는 '진실'과 무관하게 일단 이슈화가 되면 대선 판도에 영향을 미쳐왔다.

    한편 또 하나의 뇌관은 이 전 총재의 출마선언이다. 여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이 전 총재의 대선출마 움직임은 빠르면 다음 주 중, 늦어도 '2주 안'에는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이 전 총재는 31일 모든 일정을 취소한 채 서울 서빙고동 자택에서 칩거하고 있다.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표측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홍사덕 전 의원과의 면담 일정도 연기하는 등 이번 주말까지 모든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져 출마 결단을 앞둔 마지막 숨고르기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총재 측근들은 "정권교체에 어떤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 방법은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봉주 의원은 11월 7일~13일 사이에 이 전 총재가 대선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복잡하게 진행됐던 BBK사건이 단순명료해지면서 이 후보를 압박함에 따라 이 전 총재도 출마를 위한 마음의 준비가 끝날 시점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여론조사에서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고 드러나더라도 이 후보를 계속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비교적 높게 나왔고, 또다른 '변수'인 이 전 총재 대선 출마에도 한나라당 내에서 반대 움직임을 본격화 하고 있어 '이명박 대세론'을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