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산된 공격을 하나로 집중하고 경제이미지를 허물자'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겨냥한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의 공격전술에서 이 같은 변화 조짐이 뚜렷하다. 

    이 후보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을 모두 꺼냈던 이전과 달리 최근 통합신당은 BBK 주가조작 사건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BBK 사건도 최대한 간결한 문구를 만들어 공격의 효율성을 높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동시에 이 후보 고공행진의 밑거름인 '경제' 이미지를 허무는 데 공격의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이 후보의 모든 의혹을 들추며 파상공세를 펼친 국정감사가 기대에 못미치자 전략을 수정하는 것이다.

    이 후보 관련 의혹은 BBK 사건으로 집중시키고 있다. 여러 의혹을 제기하다 보니 여론의 시선이 분산돼 공격의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통합신당은 BBK 사건의 키를 쥐고 있는 김경준씨가 귀국하면서 이것은 이 후보에 타격을 입힐 최적의 공격소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BK 사건 공격의 총대를 맨 정봉주 의원은 "이제 'BBK는 이명박 것이다'는 것만 집중적으로 파헤치겠다"고 말했다. 쉽게 이해하기 힘든 여러 의혹으로 관심이 멀어진 여론을 집중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정 의원은 "(여러 의혹을 얘기하는 것은) 한나라당이 바라는 것이다. BBK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가 선점하고 있는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허무는 것도 통합신당이 최근 선택한 주요 공격초점이다. 국민 과반수 이상이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를 '경제문제 해결'로 꼽고 있고 이런 여론이 이 후보의 '경제 대통령'이미지와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그의 지지율이 높다고 판단하는 통합신당은 이 후보의 경제 이미지에 흠집을 내는 것이 이 후보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최적의 방법이라 보고있다.

    정동영 후보는 30일 강연에서 "이 후보가 경제 전문가가 맞느냐"고 공격했고 조일현 최고위원은 31일 오전 회의에서 이 후보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 문제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건설비리 의혹을 언급하며 "이 후보가 부르짖는 대한민국 경제가 이런 식으로 추진됐을 때 그 모든 책임을 국민이 떠안아 대한민국이 어떻게 될까 염려된다"고 했다.

    최재성 원내대변인도 이날 BBK 사건 관련 브리핑에서 "이 후보측 해명대로 사기꾼에게 당한 것이라면 이 후보는 거액을 투자하면서 사기꾼과 동업을 했단 말이냐"며 "최소한 이 후보의 해명을 액면 그대로 믿더라도 경제를 전혀 모르는 무지한 행위였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런 분이 국가지도자가 된다면 제2의 IMF를 예약한 것이고, 직접 개입했다면 부패공화국으로 되돌아가 3류국가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