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소속 대선 출마설’로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묘한 침묵’이 길어질수록 한나라당내 불안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31일엔 한나라당 초선 의원들이 나서 이 전 총재의 움직임에 우려를 표하며 경계했다.

    김명주 김정훈 박세환 박찬숙 배일도 안명옥 이성권 전여옥 최구식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조찬모임을 갖고 ‘이회창 대선 출마설’ 자체에 대해 “보수 진영이 분열하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이 전 총재의 출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 우회적인 압박 차원이다.

    이성권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대선이 5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범보수 진영이 분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여당에 도움을 주는 것밖에 안된다. 지금은 단합할 시기다”며 “이 전 총재는 한나라당 후보로 두 번이나 대선에 출마했던 분이다. 이명박 대선후보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높은 상황에서 이 전 총재의 출마가 누구한테 도움이 되는지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는 “분위기상, 말은 하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대선 출마에 대한 분위기가 무르익는 등 환경적인 요인을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이번 주가 고비가 될 것 같다. 이 전 총재의 대선출마 가능성은 있지만 두 번이나 대선에 출마해서 패했는데 위험한 판단을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김대업 정치공작’으로 패배했는데 이번에는 저쪽이 ‘김경준’을 들고 나오고 있으니 이 전 총재가 나라와 당을 걱정한다면 당원들에게 ‘속아서는 안된다’고 호소하면서 다녀야 한다”고도 했다.

    이 전 총재의 출마설이 나오도록 ‘방관’한 책임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박세환 의원은 “이 전 총재가 출마하려고 움직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 간곡하게 만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많았다”면서 “이런 사태까지 이르게 된 것에 대해 당 구성원과 당원들이 반성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서 이 전 총재를 직접 찾아가 우려의 뜻을 전달하자는 제안도 나왔지만 “출마선언도 하지 않은 상태인데 이 전 총재를 자극하는 것일 수 있고 당 분란의 소지가 있어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여서 유보했다. 이들은 더 많은 초선 의원들의 참여를 위해 마지막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다음달 2일 다시 모임을 갖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