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 측은 11일 국가정보원이 온라인 공간에서 조직적으로 문 후보의 낙선 운동을 해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인터넷에 오른 문 후보 관련기사 등에 '비방 댓글'을 달았다는 주장이다.

    국정원은 사실무근이란 입장을 내놨다.  

    ◈ 文측 "3개월 지켜봤다" 국정원이 여론조작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이날 저녁 브리핑에서 국정원 소속 요원들이 문 후보의 낙선을 위한 활동을 한다는 제보가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직원이) 포털사이트와 정치 관련 홈페이지에 접속해 문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무차별적으로 올리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제보 사실을 공개한 민주당은 비슷한 시각 현장을 급습, 관련자와 접촉을 시도했다.

    "민주당 공명선거감시단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S오피스텔 607호로 출동했다.
    국정원 심리정보국 안보○팀 소속 김모(여·28)씨가 상급자 지시로 지난 3개월 동안 이곳에서 야권 후보 비방과 여론조작에 나선 의혹이 있다."
     - 민주통합당 진성준 대변인

    민주당 공명선거감시단과 경찰 7명, 선관위 직원 8명은 비슷한 시각 함께 현장을 급습했다.

    저녁 7시 5분쯤 이들이 문을 두드리자 오피스텔에 있던 한 여성이 문을 열었다.
    민주당 법률지원단 소속 변호사 1명, 경찰 1명, 선관위 직원 1명이 내부로 들어갔을 때 33㎡(10평) 규모 방 안엔 컴퓨터 1대와 침대 등이 있었다고 한다.

  •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민주통합당 관계자, 중앙선관위와 수서경찰서 직원들이 오피스텔의 거주자인 국정원 직원에게 사실확인을 위해 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며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민주통합당 관계자, 중앙선관위와 수서경찰서 직원들이 오피스텔의 거주자인 국정원 직원에게 사실확인을 위해 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며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이 여성은 '김○○'란 이름과 나이를 확인해줬으나 "국정원 직원이냐"는 질문엔 "아니다"고 답했다고 한다.
    잠시 후 민주당 측이 다시 문을 두드렸으나, 김씨는 12일 새벽 1시가 넘도록 문을 걸어잠근 채 응대하지 않고 있다.

    문 후보 측은 김부겸 선대본부장, 우원식 총무본부장 등을 즉각 현장에 내보냈다.
    또 선대위에 속한 '문재인 TV' 촬영팀도 오피스텔로 달려가 현장을 생중계했다.

    민주당 측은 "김씨가 실내 출입은 가능하지만 노트북 아이피 열람은 수용치 않고 있다"며 국정원의 수사 협조와 압수수색 영장 발부를 통한 공식 수사를 요구했다.

    이에 국정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김씨가 국정원 직원이라는 사실은 인정했으나, 일체의 정치활동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국정원은 "역삼동 오피스텔은 국정원 직원의 개인 거주지인데 명확한 증거도 없이 무단 진입해 정치적 댓글 활동 운운한 것은 유감이다. 정보기관을 선거에 끌어들이는 것은 네거티브 흑색선전이다.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국정원 관계자는 "이 오피스텔은 직원 김씨의 어머니가 출퇴근용으로 마련해준 집이다. 명의는 어머니 이름으로 돼 있고 12일 등기부등본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 의혹제기에 현장급습…문재인TV 생중계까지

    그러나 민주통합당이 선과위와 경찰에 고발함과 동시에 '문재인TV' 등 갖가지 매체를 활용해 현장을 급습하는 장면을 생중계한 데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압수수색 영장도 없이 현장을 찾아 막무가내로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쇼맨십'이 아니냐는 비판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민주당은 여자 혼자 사는 집에 5시간째 겁박하는 것과 근거없는 주장과 함께 이 노출사태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국정원이 동네북이냐? 멀쩡한 여직원 개인숙소를 '인터넷 작업실'이라고 떠들고 처들어가는 것은 폭도 아니냐"고 비난했다.

    이 네티즌은 또 "'저, 탄압받고 있어요'라고 질질짜는게 (문재인 후보의) 선거전략이냐? 구역질 난다"고 했다.

    반면에 일각에서는 의혹이 있더라도 현장을 급습하는 모습까지 생중계할 필요까지 있었냐는 분위기다.

    한 네티즌은 "민주통합당이 이날 '박근혜 아이패드' 거짓말로 수세에 몰리자, 국면을 전환시키기 위해 문재인TV까지 동원해 국정원을 재물삼아 국면전환을 노린 것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트위터리안 js1******도 "의혹이 있으면 명백하게 밝히는 게 맞다. 언제부터 정당이 공권력까지 휘둘렀는지는 의문이다. 벌써 문재인 후보는 대통령이 됐다고 착각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비난했다.

    이에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모든 게 사실무근이고 흑색선전으로 밝혀졌다. 온갖 흑색선전으로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를 음해하던 민주당이 급기야 국정원 여직원의 집을 '여론조작의 아지트'로 급습하는 소동까지 벌였다. 이것이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이 입만 열면 떠드는 새 정치의 진면목인가"라고 꼬집었다.

    "새누리당은 이 못된 행태와 관련해 민주당이 또 어떤 말로 변명할지, 잘못을 덮기 위해 또 어떤 뒤집어씌우기를 시도할 것인지 국민과 함께 똑똑히 지켜보겠다"고도 했다.  

    이 대변인은 "문 후보와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해당 직원과 국정원에 진심어린 사죄를 하고, 흑색선전의 책임자를 스스로 문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