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 재선거] 문용린 우파 단일후보 기자간담회자유민주, 시장경제..‘헌법적 가치’ 가르치는 것이 교육감의 책무 학생인권조례? 학교현장 망친 주범..독소조항 제거해야 중 1 시험 폐지? 본말 전도, 자신의 미래 고민할 수 있는 기회 제공
  • ▲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에 출마한 문용린 우파 단일후보가 10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에 출마한 문용린 우파 단일후보가 10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답답하다. 오해가 풀렸으면 좋겠다”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에 출마한 문용린 우파단일후보의 얼굴에선 착잡함이 묻어났다.

    그는 작심한 듯 말을 이어갔다.
    전에 없이 단호한 어투로 민감한 교육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선거초반 불거진 ‘곽노현 전 교육감에 대한 우호적 평가’나 자신의 대표공약인 ‘중 1 시험폐지’,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입장을 설명할 때는 목소리에 더 힘을 줬다.

    그의 발언에선 ‘反 전교조’에 대한 자신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일부 학부모들에 대한 서운함과 안타까움이 묻어나기도 했다.

    문용린 후보는 10일, 오전과 오후에 잇따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신의 대표공약과 교육현안에 대한 견해를 털어놨다.

    특히 그는 ‘헌법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전교조에 맞서 서울교육을 지키겠다는 우파 단일후보로서의 분명한 존재감을 알리는데 상당한 공을 들였다.


    1. 우파 단일후보로 추대됐다.
    교육현장의 혼란을 불식시키고 안정을 바라는 학부모들이 상당히 많다.
    우파 단일후보로서 서울교육의 비전을 말해 달라.

    헌법에 나타난 국민적 가치, 즉 자유민주적 질서, 민주공화국, 시장경제의 원칙은 교육감이 지켜야 할 가치다.
    그리고 이것을 지키기 위해 출마했다.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대한민국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학생으로 키우는 것이 교육감의 책무라고 본다.

    그러면서 그는 곽 전 교육감의 혁신정책 계승을 공언한 이수호 좌파단일후보에게 칼을 겨눴다.

    전교조의 가치방향성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전교조가 계기수업을 통해 친북, 반미노선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

    전교조와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낸 이수호 후보는 헌법적 가치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 없이 혁신학교와 인권조례만을 이야기 한다.

    교육감이 된다면 전교조의 친북반미 노선을 계속 유지할지, 아니면 전교조의 노선과 결별하고 헌법의 가치를 지킬 것인지 이 후보가 직접 나서 자신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


    2. 선거초반 곽 전 교육감에 대해 예상 밖의 후한 평가를 내렸다.
    우파진영 교육계 인사와 학부모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온 학생인권조례에 대해서도 유연한 입장을 나타냈다.
    때문에 일부  학부모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진심은 무엇인가?

    안타깝다.
    오해다.
    내가 한 발언은 “학생인권을 이슈화 해 인권에 대한 의식의 지평을 넓힌 것은 평가할만 하다. 그러나 학생인권조례가 교육현장을 망치고 있다”는 것이었다.

    당시 발언은 평생 교육을 연구한 학자로서, 학문적 관점에서 곽 전 교육감의 공과를 따진 것으로 곽 전 교육감이 추진한 학생인권조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 아니었다.

    내 발언의 핵심은 학생인권조례가 학교를 망치는 주범이란 비판이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언론이 핵심인 뒤의 발언은 전하지 않고, 앞 말만을 강조해 부각시켰다.
    이건 분명한 오해다.

     

    3. 언론이 오보를 냈다는 것인가?

    발언의 본말이 전도됐다는 것이다.
    교육학을 전공한 학자로서 전임자나 상대방(이수호 후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사람으로서의 ‘예의’를 지키기 위해 한 말이 빌미가 된 것 같다.

    인간에 대해 갖춘 예의 때문에 오히려 보수진영의 학부모들로부터 공격을 당했다.

    더구나 이수호 후보는 내가 한 해명을 가지고 ‘말 바꾸기’를 한다며 몰아세웠다.

    보수와 진보 양쪽 모두로부터 공격을 당했다. 

    그러나 이것은 발언의 앞 부분만 가지고 내 진정성을 왜곡한 것이다.

    답답하고, 양쪽으로부터 협공을 당해 외롭다는 생각도 들었다.


    4. 이수호 후보 외에도 같은 우파진영 후보인 최명복 후보 역시 문 후보의 도덕성을 문제삼는다.

    그렇다면 (최명복 후보나 남승희 후보 둘 다) 경선에 들어와 이야기 했어야 옳다.
    경선은 불참하고 나서 근거 없는 비방을 하는 것은 한 마디로 보수를 깨자는 이야기밖에 안 된다.

     

    5. 문 후보의 대표공약인 ‘중학교 1학년 시험 폐지’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일각에선 경쟁을 적대시하는 전교조와 생각이 같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나타내는 이들도 있다.

    (중1 시험 폐지 공약의) 포인트는 시험을 없앤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른 나이에 자신의 미래와 진로를 탐색해 보는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이 가장 큰 충격을 받는 것이 1학기 중간시험이라고 한다.
    수학과 영어 등 초등학교와 전혀 다른 과정을 접하기 때문이다.

    이런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공부가 아니라, 자신의 미래와 진로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내가 무엇이 되고 싶은지, 실제로 우리 아버지가 어떤 일을 하시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생각해 보는 기회를 학교가 주자는 것이다.

    자신의 진로와 미래, 직업을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학교가 제공하는 것이 지필고사보다 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예를 들어, 자신의 진로와 직업을 결정한 학생이라면 수학을 왜 배워야 하는지, 영어는 또 왜 열심히 배워야 하는지를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

    자신의 진로와 미래에 대한 계획이 선 학생은 선생님이나 부모가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자기주도적인 공부를 하게 된다.


    6. 그럼에도 시험 폐지에 대해서는 불안해하는 학부모들이 적지 않다.

    공부를 시키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다.

    공부도 시키면서 자신의 진로 탐색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지는 것이 근본 취지다.

    경쟁은 불가피하다.
    전교조는 학교도 학생도 경쟁하지 말자고 하지만 이것은 인간의 본성에 어긋나는 공약이다.

    다만 그 경쟁이 학생 개개인에게 도움이 되는 경쟁이어야 한다.
    학생을 한 줄로 세우는 경쟁이 아니라, (개인의 소질과 재능에 따라) 여러 줄로 세우자는 것이다.

    경쟁을 맹목적으로 적대시해선 안 된다.
    학생 개인에게 의미있는 경쟁, 도움이 되는 경쟁, 공정한 경쟁은 꼭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도 유지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7. 학부모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가 사교육 대책이다.
    이 문제는 원칙적으로 교과부나 정부의 책임이지만 교육감의 역할을 빼놓을 수는 없다.
    대안이 있다면 말해 달라.

    사교육은 공교육을 보완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
    학교가 학생과 학부모가 바라는 모든 것을 충족해 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학교 교육으로 충족되지 않는 분야를 사교육이 메꿔주는 관계가 가장 이상적이다.

    사교육을 무조건 백안시 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문제는 사교육이 공교육을 넘어서는 경우다.

    따라서 ‘룰’이 필요하다.
    선행학습, 불법 심야교습 금지 등 사교육기관이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 기준선을 정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감이 된다면) 공교육을 중심에 두고 사교육이 가이드라인 안에서 공교육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 나갈 것이다.